전염병 몰고오는 온난화

2006.08.29 | 미분류

▲ 심재봉화백

창피하게 눈물이 났다. 머리가 나쁘면 수족이 고생이라더니 딱 그 모습이다. 응급조치를 한다고 했는데도 병만 더 키웠다. 결국 동생은 편도선염이 심각해져서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다. 장마 후 갑작스레 몰려온 폭염에 피로가 누적되고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가 지속되던 중, 찬바람이 돌기 시작하자 몸이 견디지 못한 것이다. 몸살감기로 쉽게 생각했던 게 화근이었다. 편도선에 염증과 고름이 가득차고, 인두가 부어올라 체온이 40도까지 육박하였다. 오르내리는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입춘도 지나고 말복도 지나면서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러나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의 후유증 또한 같이 몰려온다.

밀려드는 전기요금 고지서에 놀라기도 하고, 세균성 이질이나 말라리아, 식중독과 같은 뜻하지 않은 전염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장마와 폭염으로 갑자기 오른 야채 가격에 한숨짓다가, 아직까지도 푹푹 찌는 한 낮 더위와 일교차에 괴롭기 그지없다.

우리만 괴로운 것이 아니다. 지구촌 곳곳이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수은주가 상승하면서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에도 폭염의 그늘이 드리워졌다. 영국과 독일은 100년, 네덜란드는 300년, 스위스는 140년, 프랑스와 벨기에는 50년 만에 지난 7월이 가장 뜨거운 달로 기록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폭염으로 사망한 주민이 2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최악의 폭염사태가 반복된 형태로 자주 발생한다는 점이다. 영국 기상청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최고온도가 계속 경신되고 있으며, 현재는 최악의 폭염이 250년에 한번 발생하지만 2040년에는 2년에 한 번씩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폭염이 심화되면서 열대폭풍이 2025년에는 100여개로 증가하고, 현재 지구의 45%를 차지하는 말라리아 감염 모기의 서식지역은 60%로 증가할 전망이다. 2080년까지 6700만 명이상 말라리아 감염으로 사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조류 인플루엔자,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 새로운 전염병도 인류를 크게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후변화 과학자모임인 IPCC는 온실가스를 모두 감축하더라도 향후 100년까지는 온난화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 정책과 함께 지구온난화 적응 정책이특히 곤충매개 전염병이나 수인성 질환, 식중독 등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질병부분에 잘 대비해야 한다.

콜레라나 살모넬라 식중독, 말라리아 등은 열대 지역을 넘어 아열대지역까지 급습하고 요구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인정하고 이에 따른 기상이변과 자연재해에 대한 예방대책을 세워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은 어느 정도 비용과 시기가 예상 가능하지만, 적응정책은 그렇지 않다. 감축비용의 몇 배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될 지 알 수 없으며, 인명피해 또한 예측이 어렵다.

특히 곤충매개 전염병이나 수인성 질환, 식중독 등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질병부분에 잘 대비해야 한다. 콜레라나 살모넬라 식중독, 말라리아 등은 열대 지역을 넘어 아열대지역까지 급습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환자가 발견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 저항성이나 면역능력이 약한 상태에서 질병이 크게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의 반란이 심화되고 있다. 인간이 유발한 기후반란의 최대 피해는 고스란히 인간의 몫이다. 기후반란을 최소화하고 적응능력을 키우기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위 글은  시민의 신문에서  ‘에너지’를 주제로,  연재기획  되고있는  이버들의  ‘에너지, 에코리듬 타다’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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