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 생태발자국으로 CO2를 잡자

2006.10.26 | 미분류

아프리카 대륙 적도에 위치한 만년설로 인해 ‘신비의 산’으로 알려진 킬리만자로(해발 8,895미터).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은 2020년이면 사라지게 된다. 산이나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서 돈 모아서 킬리만자로에 가봐야겠네!”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사실 언론을 통해서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징후들은 수없이 보도되지만 이 거대한 흐름 앞에서 개인은 한없이 작아진다.

“도대체 우리가 뭘 할 수 있는 거지?”

답은 간단하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없애거나 줄이는 것이다. 과도한 화석연료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므로, 석유와 석탄 사용을 줄이면 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CO2를 수없이 배출한다. 주유소에서 석유를 주유할 때도, 도시가스로 난방을 할 때도 CO2가 배출된다. 막연하다면, CO2 생태발자국을 이용하면 된다. 생태발자국은 한사람이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옷, 식량, 에너지를 생산하고 폐기물을 흡수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토지 면적(헥타르)으로 나타낸 것이다. CO2 생태발자국은 마찬가지 개념으로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배출량(킬로그램)을 계산해준다. 한 사람의 일상생활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CO2생태발자국을 측정하려면 가까운 인터넷을 접속하자(녹색연합의 CO2생태발자국 홈페이지 http://safeclimate.greenkorea.org). 우선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량과 난방에 사용하는 에너지원과 사용량을 묻는다. 전기제품을 사용할 때에도 CO2는 배출된다. 전기를 만들기 위해 석유, 석탄, 천연가스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대중교통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양을 묻는다. 물론 지하철,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보다 승용차를 운전하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난방, 전기, 교통 사용량을 기입하면 한 달 동안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나오고, 발생량에 따른 처방을 알려준다. 내가 한달간 만들어낸 이산화탄소량은 125.6kg이었다.

미국에 있는 세계자원연구소는 CO2생태발자국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전화 배출하는 않는 사무실 만들기를 시도하였다. 1999년 4월 27일부터 실천하기 시작해서 2003년부터는 100% 목표를 달성했다. 사무실이라 에너지도 많이 사용했을 텐데, 도대체 어떻게 했을까? 우선 퇴근할 때 마다 컴퓨터와 모니터의 콘센트를 뽑는 것만으로 연간 2.5톤의 CO2 배출을 줄였다. 종이 사용량을 10% 줄이니, 이산화탄소 4톤이 줄어들었다. 출장을 가는 대신 화상회의를 했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태양광에너지와 같은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했다. 사무실 지붕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한 것이었다. 아무리 줄여도 어쩔 수 없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은 사무실 사람들이 함께 나무를 심어서 대체해나갔다. 나무를 많이 심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한 것이다. 처음 연구소 사람들이 목표로 삼은 것은 7% 줄이는 것이었고, 해마다 목표량을 늘여나갔다. 매번 CO2생태발자국으로 자신들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계속 측정하면서 말이다. 지구온난화를 막는 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부터 가능하다. 플러그를 뽑고, 에너지 고효율 제품을 활용하는 것만으로 온난화 속도를 조금씩 늦출 수 있다. 한국의 1인당 평균 CO2 배출량은 연간 2,500kg~3,000kg이다. 3톤 트럭분의 이산화탄소량에서 조금씩 노력해서 2톤 트럭, 1톤 트럭으로 점점 줄여나가야 한다.

유럽연합은 2005년부터 이산화탄소를 배출권을 사고팔기 시작했다. 이산화탄소 배출 허가량을 초과해 무단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은 톤당 40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벌금을 내지 않으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여유가 있는 다름 기업으로부터 배출권을 사야한다. 이제 우리에겐 별로 시간이 없다.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을 위해, 우리뿐만 아니라 다음세대들에게 신비의 설산을 넘겨주기 위해서라도 가장 먼저, “CO2생태발자국, 연필 들고 다같이 계산해보자”.  

– 에너지시민연대 소식지에 기고한 글입니다-

글 : 이유진 <녹색연합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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