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시위속보] 갯벌의 숨통을 죄어오는 방조제, 들끓는 어민들의 분노

2006.03.16 | 미분류

– 3월 15일, 해상시위 속보

가력배수갑문 1.6km, 신시배수갑문 1.1km. 2.7km 새만금 마지막 물길이다. 계화도 봉수대 위로 떠오른 사리물 보름달이 내변산을 감싼다. 신시배수갑문의 수심은 5.6m. 수심 30m를 훌쩍 넘던 이곳도 숨통이 막혀간다. 계화도 양지포구에서 출정한 13척의 어선이 2공구 공사현장 바다를 밤을 세워 지켰다.

새벽 2시.
신시도 쪽에서 3척의 바지선이 돌망태를 가득 싣고 가력배수갑문으로 향했고, 어민들의 비상음이 울렸다. 공사 중지를 약속하던 한국농촌공사의 입발림에 속았던 것이 15년 새만금 연안 주민의 역사다. 새벽에 출정한 어선은 바지선에 밧줄을 메고 기습 새벽 공사를 막았다. 새만금 행동의 시작이다.

아침 7시
해경 함정 5척이 나타났고, 해상시위 중이던 어민들을 빙 둘러가며 사진을 촬영했다. 해경을 향해 경고를 올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어선을 맴 돌았다. 정박 중이던 선외기의 밧줄을 풀고 해경을 쫒으면서 새만금 2공구의 아침은 밝았다.

오전 11시
전날 소식을 들은 새만금 연안 군산, 김제, 부안 주민들이 선외기, 어선을 몰고 해상농성장으로 모여들었다. 이어 정박 중이던 선외기로 새만금 피해주민들이 한 곳에 모였고, 새만금 2호 방조제를 올랐다. 포크레인 공사를 멈췄지만, 한국농촌공사는 계속해서 덤프 트럭 등 건설장비를 방조제로 옮기려고 시도했다. “전진공사 중단, 해수유통 실시, 어민생존권 보장”을 외치는 플랭카드 3장을 방조제에 설치하며, 방조제 점거 농성을 실시했다.

오후 2시
신시도에서 방조제 외곽으로 바지선이 계속해서 움직였다. 군산 하제, 김제 심포, 부안 양지에서 속속들이 모여든 배가 80여척. 1991년 새만금 공사 시작과 함께 지금까지 속아온 어민들의 분노는 급한 물살과 같이 울었다. 끝도 없이 쌓아 온 2공구 위의 돌망태 위로 물대포를 쏘았고, 현대건설 막사, 건설 장비로 죽어가는 새만금 바닷물을 퍼올렸다. 한국농촌공사에서 동원한 용역깡패들이 주민들에 폭력을 행사하고, 하늘에는 경찰 헬기가 해상시위 현장을 계속 맴돌았다. 약 1시간, 주민의 힘으로 공사현장을 막았다.

오후 3시
새만금 연안주민을 죄인으로 만들었던 새만금 17년의 공사다. 계화도 간척, 새만금 간척으로 대하, 꽃게, 조기 황금어장은 소리 없이 죽어갔고, 이제 마지막! 군산, 김제, 부안 주민들을 몰아낼 기세다. 새만금 2.7km 물길은 주민의 생명줄이며, 이 곳을 열어야만 최소한 새만금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새만금 공사의 부당함을 한국사회에, 대통령 노무현에게 알리는 해상 기자회견을 했지만, 새만금 피해주민들의 억울함, 분노는 억누르기 힘들었다.

오후 5시
이제 본격적인 새만금 죽음의 공사가 시작될 것이다. 방조제 위에 쌓아둔 돌망태로 순식간에 2.7km 물길을 막아버릴 것이다. 새만금 피해연안 주민들과 한국사회의 양심은 보편적인 상식으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새만금 마지막 물막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시각부터 새만금 물막이 공사가 중단되고, 생명의 물줄기가 흐를 때까지 새만금 해상은 피해어민의 분노로 넘칠 것이다. 내일 또 다시 군산, 김제, 부안의 한스러운 어민들은 배를 이끌고 2.7km 물줄기로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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