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참살이를 위하여

2007.02.01 | 미분류

우리네 살림살이에서 먹을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큽니다. 모든 생활에서 필요한 활력소와 변화의 밑바탕에 식생활이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되니까 말입니다.
어떻게 하면, 가족들에게 좀 더 좋은 것들을 많이 먹일 수 있을까? 하는 게 대부분 주부들의 커다란 고민거리입니다. 하지만 사실, 지금의 도시 안에서는 농산물들을 값싸게 언제 어디서나 구입할 수 있고, 이미 제철음식이라는 개념이 사라져 버린 지 오래라서 마음껏 무엇이든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먹을거리에 대한 주부들과 많은 사람들의 끝없는 고민은 왜 일까요?
다시 역으로 한번 생각해보면, 이 많은 농산물들이 계절에 상관없이 우리들 앞에 이렇게 많이 값싸게 놓일 수 있는 점, 결국 지금의 이러한 현실은 모두 거대 시장경제에 따른 극단적인 가격 경쟁으로 말미암은 결과입니다.

물론 그 밑바탕에는 생산자인 농부들의 열악한 농촌 현실의 희생을 깔고 있죠. 대량생산, 속성재배에 따른 농약의 무분별한 살포와 그로인해 황폐해진 농토와 환경의 파괴. 이러한 점들을 인식하고 보면 농산물에 대한 선택의 기준에 갈등이 생깁니다.

계속해서 대형마트 앞에서 시장경제의 물량 공세 속으로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요즘 웰빙(참살이)이라는 허울 좋은 모습의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꾸미기 좋아하는 도시인들에게는 참으로 이유 있는 명분의 끄나풀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이 광풍 때문에 먹을거리에 대한 정보들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져 나와 유기농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기농산물에 대한 인식이 저변에 확대 되어가는 것은 좋은데 그저 자기 자신의 몸 하나만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하여, 거기에 투자하는 자체에는 뭔가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실, 건강한 식생활을 통해서 가족의 건강을 생각한다는 것은 중요하지만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땅이 건강해야 그러한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하여 이 땅 우리네 흙에 대한 사랑을 회복해야하겠습니다. 오염된 땅에서 나는 농산물은 결코 건강하지가 않습니다. 땅이 살아야 물도 살고 물이 살아야 우리 산천이 살고, 결국 우리 삶이 살고 한 가족의 삶이 건강해집니다.

주부들의 손끝에서 우리네 먹을거리들에 대한 애정과 우리 땅, 농부들에 대한 현실인식, 생태적 순환에 대한 인식들이 커져야 하겠습니다. 물론 소비자뿐만 아니라, 생산자들도 경제적 논리로서의 친환경농법이 아닌 그 밑바탕에 땅에 대한 생태적 인식을 깔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과 인식 속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농도직거래가 활성화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고, 우리가 나가야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도시와 농촌이, 모든 자연 생태계가 그렇듯이 서로 순환하면서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생명체로서의 인식이 중요합니다.

그 땅 그 손길 위에서 키워져 껍질 채 베어 물려오는 사과 한 입의 아침은 얼마나 상쾌하겠습니까!

정미경 / 녹색연합 옛사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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