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의 봄'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2006.03.20 | 미분류

서울의 3분의 2, 여의도의 140배, 전국의 300분의 1이나 되는 이 엄청난 면적을 채우기 위해 남산 150개만한 돌과 흙이 들어가는 새만금 간척사업은 <남북통일을 위한 우량농지 확보>라는 우매한 목표와 <전북개발과 지역표>라는 허황된 욕심 안에서 표류하고 있다. 그리고 3월 16일 끝끝내 대법원은 이 표류하고 있는 사업의 키를 잡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는 이것으로 사업의 정당성이 확보되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라는 대법원의 보충설명과 같이 앞으로 새만금 간척사업은 우리에게 많은 고민을 던져 주었다. 이에 3월 19일, <새만금화해와 상생을 위한 국민회의>와 <새만금연안피해주민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새만금 전국 총집결의 날: 새만금의 봄>행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결의의 장으로써 특별하다.

– 3월 17일 오전 11시.
“새만금 내려가는 거 신청하려고 하는데요, 몇 명쯤 가나요?”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70명쯤 갈 것 같아요”
– 오후 4시.
“일요일에 새만금 가는 거요, 몇 명쯤 가죠?”
“계속 신청이 들어와서요, 활동가 포함해서 100명쯤 될 것 같네요”
– 오후 5시 30분.
“일요일 내려가시는 거죠. 확인전화드렸습니다”
“네, 그런데 몇 명쯤 가나요?”
“120명 쯤 내려가요”

3.19 새만금 전국 총 집중의 날 ‘새만금의 봄’ 동영상

때 아닌 추위에 하루 안에 부안까지 내려갔다와야 하는 힘든 상황이라 시민들의 참여가 조금 걱정되었지만 이것은 기우였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시민들의 참여는 높아만 갔고, 대법원 판결로 침체되었던 사람들도 시민들의 참여로 힘을 얻는 것 같았다.
아침 8시 양재역에서 출발한 3대의 버스는 오후 12시 반에 부안에 도착, 점심을 먹은 후 해창갯벌을 방문했다.




굵은 자갈과 공사장에서 날라 온 돌덩이들로 더 이상 갯벌이라 부를 수 없을 만큼 망가져 버린 해창갯벌에는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매서운 바람만이 사람들을 반겼다. 바쁘게 움직이는 게와 바다에서 흘러들어오는 바닷물, 군데군데 남아있는 펄만이 이 곳이 갯벌이었다는 흔적을 보여준다.

1시 반, 새만금 전시장 앞에서 내려 “도요새” 노래를 들으며 행사장으로 향했다. 길가에 꽂아놓은 <제발 살려주세요> 라는 노란 깃발과 비닐로 씌워진 농성장, 플랜카드를 읽으며 순간 긴장감이 돌기도 했지만, 이내 연합 풍물패의 길놀이와 실버라이닝의 노래가 시작되며 분위기는 흥겨워졌다.
“새만금 갯벌 살리기 운동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오영숙 국민회의 대표의 말씀에 이어 이광석 전국농민총연맹 전북도연맹 의장, 민봉환 대책위원회 특별위원장,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발표가 이어졌다.




녹색연합 회원 백금렬 선생님의 흥겨운 노래로 시작된 뱃놀이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다. 그러나 바다로 향하려 했던 배는 주민의 진입을 막기 위해 쌓아놓은 돌망태와 철사로 끝내 바다로 향하지 못한 채 멈추고 말았다.




돌아오는 길에 함께 하셨던 어느 참가자는 “갯벌을 보니 너무 슬퍼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그리고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도 했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대법원 판결로 이미 새만금 갯벌은 끝났다, 그만 포기해라 라고 주변에서 많이 말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강과 바다를 절단시켜 스스로 환경재앙을 불러일으키는 이 사업이 잘못이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고 철옹성처럼 쌓여진 저 방조제는 언젠가 트여 생명들이 갯벌에 다시 둥지를 틀 것이다. 한 참가자의 말처럼 새만금 문제를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제부터가 새로운 시작이다.



글 : 녹색사회국 배난주 활동가 nanju@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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