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희망만들기, 2006지방선거시민연대 출범식

2006.03.22 | 미분류

따스한 봄볕이 싱그러운 이른 오후, 사람들이 모여든 곳은 배재학술지원센타 세미나실. 2006 지방선거시민연대 출범식을 위해서 여러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기자들이 커다란 나무 그림이 그려진 현수막 아래에 자리했다.  

선거에 앞서 시민연대 활동을 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우리사회는 2000년과 2004년 총선시민연대 활동을 한 경험이 있다.  이번 2006년 지방선거가 여전히 중앙당 중심, 수도권 광역단체장 중심, 개발 중심 풍토 속에서 이루어질 우려가 있어 다시 한 번 시민들이 뜻을 모아 지역시민중심의 민주주의 싹을 키워보자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래서 이 번 출범식에 앞서 지난 1월과 2월, 시민연대는 여러 차례 대표자 간담회 및 전국 간담회를 가졌고, 이어 세 차례의 준비위원회를 거쳐서 오늘 출범식에 이르렀다.
2006년 지방선거시민연대의 주요과제는 다섯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지방자치 6대법 과제를 제안하는 운동이다. 주민소환제, 주민투표제, 주민발의제, 주민소송제, 지방의원영리행위금지, 지방의회 선거구 확정권한 조정, 이 여섯 의제를 제․개정토록 하기 위해서 각 정당에 입장과 처리시한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하고 정당대표 면담까지도 계획하고 있다.

둘째, 경선감시 활동 및 후보자 정보공개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지방선거 경선의 불법 탈법 행위를 감시하고 후보자의 특이경력을 공개하기 위한 활동이다.

셋째, 지방선거시민연대는 4대 집중 의제를 제안한다. 시민이 요구하는 의제가 지방선거에서 핵심이 될 수 있도록 자치, 복지, 생태, 문화 각 분야의 핵심 5대 과제를 선정할 예정이다.

넷째, 주민들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후보자에게 질문할 수 있는 사이트는 운영할 생각이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때만이 진정한 의미의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는 만큼 실제 주민이 원하는 공약을 후보자에게 전달하고 의문점을 처리할 수 있는 자리를 온라인에 조성하겠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공약평가, 즉 헛공약을 감시하는 활동과 후보자 정책 토론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후보자들의 공약이 그 지역에 적절한지, 실현 가능성은 있는지 평가하고 각 후보별 헛공약 비율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공약평가의 기준은 시민연대 내에서 아직 논의 중에 있으며 공약 하나하나에 대한 가치를 매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므로 더 고민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있었다.  

2006지방선거시민연대는 이 자리에서 생태(환경)분야, 문화 분야, 복지 분야의 정책의 방향도 제시하였다. 생태(환경)분야에서는 각 후보자들이 환경질 향상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이 요구된다. 환경 분야를 대기, 물, 생태, 생활환경, 정책, 이렇게 다섯 분야로 나눠서 각 분야별로 뚜렷한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정책이 선거 후보자들의 공약에 포함되어야한다는 의견이다.

복지분야에 관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정책인 ‘사회 양극화의 해소’와 ‘저출산, 고령화 사회 대비’가 지방선거에서 구체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공약 제시안이다.

문화 분야에서는 문화적인 이유 때문에 수도권 집중 현상이 이뤄진다고 본다는 응답자가 반 이상이 기록된 여론조사 결과를 들면서, 각 후보자들이 지역문화예술을 지원할 체계를 마련할 것을 제안하였다. 지역문화지원센터 걸립 및 지역문화예산 증액, 문화기반시설확보 등을 통해서 지방에서도 도서관, 박물관 문예회관 등이 수도권만큼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하여야한다는 것이다. 그 전에 충분한 문화지표조사와 연구, 그리고 여론 수렴을 실시하여 단편적인 계획에 그치는 것을 경계하여야한다고 덧붙였다.    

한 기자가 질문했다. 중앙정파 중심으로 선거 분위기가 돌아가는 원인 중의 하나가 지역 주민들의 낮은 참여율 때문이라 보는데, 어떻게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물음이었다. 이에 대한 답으로 주민들이 후보자에게 직접 질의 하고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웹사이트 운영이 다시 언급되었는데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질문에 대한 궁극적인 답은 주민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자신의 생각을 타이핑하게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배운’ 시민들이 ‘이 후보는 이러이러합니다. 저 후보는 저러저러합니다.’하고 알려주면 지역주민들이 ‘아 그래요?’하고 표를 찍는 분위기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역주민이 자신의 판단으로 지역사회가 얼마나 어떻게 달라질 수 있고 왜 반드시 자신이 주체가 되어야하는지에 대한 인식을 키우는 것이 진정한 지방자치선거의 완성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출범선언문을 낭독한 후 마지막 순서로 ‘지역희망만들기’, 즉 현수막에 그려진 나무에 나뭇잎을 다는 시간을 가졌다. 식전에 참가자들이 이번 지방선거와 지방선거시민연대에 바라는 점이나 깨끗하고 바람직한 선거문화에 대한 염원을 미리 적어둔 것이다. ‘주민자치실현’, ‘투명한 선거를 위해’, ‘참여, 자치, 나눔, 지속가능성’ 과 같은 글귀가 가지마다 달렸다. 나무에 푸른 새싹이 돋는 것처럼 이번 531선거에 지역주민들의 뜻이 잘 반영되어 푸른 희망이 돋아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 : 정책실 김미영 활동가 decaceiba@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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