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와 함께 초록세상을 만들어 가는 '미래세대 섬환경캠프'

2006.08.16 | 미분류

올해 다섯 번째로 HSBC은행과 함께 진행한 녹색연합의 환경교육 프로그램인 미래세대 섬환경캠프에서는 독특한 생태를 가진 제주에서의 5박6일 환경대탐사를 통해 제주의 아름다움과 상처받은 자연의 모습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조사하며 미래세대의 눈으로 자연과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지구를 사랑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중학생 친구의 제주 섬환경캠프 이야기 함께 만나봅시다~

오늘은 제주도로 떠나는 날이다.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집결장소인 HSBC은행 로비에 모였다. 다들 웃는 얼굴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출발 전에 발대식을 했다. 우선 시를 낭송하고, 선서를 하고, 지구 모형에 우리들의 손도장을 남겼다. 그리고 비행기를 날려 마니또를 정하고 떠날 시간이 되자 버스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김포공항에서 수속을 밟고 제주도에 가기 위해서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 안에서는 바다를 내려다보는 친구, 장난치는 친구, 잠을 자는 친구. 모두가 섬캠프 식구들이다.

제주도에 도착해서 바로 숙소로 가지 않고 제주돌문화공원으로 가게 되었다. 제주도가 화산폭발로 생겨난 화산섬이라 돌 그 자체만으로도 신비한 느낌을 주었다. 거북이 모양, 사람 얼굴 모양, 새 모양 등 특이한 돌들도 있었다. 이런 신기한 돌을 만든 화산도, 참 재밌는 모양을 만들어낸 사람도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어떤 돌에는 사람들의 소망이 담겨있다고 하니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제주도와 첫 대면을 하고 숙소로 향했다. 가는 길에 노래도 부르며 즐겁게 숙소에 갔다. 숙소는 폐교였다. 폐교라고 하면 각종 학교괴담의 배경이 되는 곳인데 우리가 간 곳은 괴담과 전혀 관련이 없어보였다. 그 곳의 선생님이 관리하신 덕분이다. 맛있는 저녁밥을 먹고 제주도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강당에 모였다. 제주도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해주시는 선생님이 멋져보였다. 노래도 배우고 방언도 들었는데 외국어 같이 들려 쉽게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계속 들으면 이해할 것 같기도 했다. 선생님과의 시간을 마치고 공동체 놀이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원을 만들어서 모두 다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며 오른손은 손바닥, 왼손은 손등을 보이며 손을 잡는 법을 익혔다. 그리고 옆 사람을 기억하고 옆 사람이 곁에 있지 않게 사람을 섞은 후 조금 전에 배운 방법으로 손을 잡았다. 뒤섞여 있는 상태에서 손을 잡고 원래의 대형으로 만들기 위해 엉킨 상태를 풀기 시작했다. 다른 팀은 다 풀리는데 우리 팀만 풀리지 않았다. 그래도 덕분에 우리 모둠이 더욱더 친해질 수 있던 것 같다. 놀이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모둠별 하루 일과를 정리한 뒤 제주도에서의 첫날을 마감했다.

둘째 날, 6시 30분에 일어나서 차돌쌤과 몸풀기로 아침을 시작했다. 아침을 먹고 한라산에 갈 준비를 했다. 맛있는 간식을 챙기고 버스에 탔다. 어리목 매표소까지 갈 때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그곳에서 불가사리쌤과 올라가기 전 스트레칭을 하고 조별로 한라산을 올라갔다. 올라가던 중에 구름버섯, 비비추, 금방망이, 오이풀, 가시엉겅퀴 등을 보고, 설명을 듣고 그림도 그렸다. 그림은 역시 여자애들이 잘 그렸다. 부러웠다. 그래도 남자들은 잘 그리기 위해서 더욱더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느새 정상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는데 점심이 꿀맛이었다. 이제 내려가는 시간, 올라갈 때는 잘 올라가던 아메바와 땅강아지가 졸면서 내려갔다. 우리 조원들은 그런 아메바와 땅강아지가 다칠까봐 도와주면서 버스가 서 있는 곳까지 내려왔다. 벌써 도착해서 기다리는 다른 조들이 격려해주니까 피로가 확 날아가는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가는 중에 버스에서 단잠에 빠져 있다가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서는 벌서 선생님께서 제주문화체험 준비를 해놓으셨다. 처음에는 집줄놓기를 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될까’ 생각하면서 신기하게 쳐다봤다. 바람이 많은 제주도에서는 지붕을 줄로 묶는데 그 줄을 우리가 직접 짚으로 꼬았다. 그 다음에는 돌담쌓기를 하고 돼지오줌보차기를 했다. 처음에는 더럽고 냄새가 나서 도망다니다가 한번 맞았는데 냄새가 지독했다. -ㅂ- 놀이를 실컷 하고 저녁밥도 먹고 제주도에서의 첫 발표 준비를 했다. 우리 조는 한라산을 올라가며 본 것을 순서대로 설명했다. 설명을 하면서 한라산에서 만난 식물들을 다시 생각해보니 나중에 다시 보아도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발표를 끝내고 모둠별 모임을 갖고 하루를 정리했다. 오늘 다녀온 한라산 덕분인지 조금 남아있던 서먹함까지 모두 날려버린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벌써 셋째 날이다. 오늘도 차돌쌤과 몸을 풀고 모든 짐을 챙겨서 동광리 마을로 갔다. 동광리 마을에는 집집마다 태양광발전기가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고 나서 5만원이 나오던 전기료가 지금은 5백원 정도 밖에 안 나온다고 했다.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데 돈은 많이 들지만 자연을 생각한다면 아까운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기술이 발전하면 설치비도 많이 줄어들테니까 나도 커서 우리집에 태양광발전기 하나 달아놔야겠다. 태양광발전기에 이어 제주의 대안에너지인 행원 풍력단지를 관람하러 갔다. 15개의 발전기가 힘차게 날개짓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나온 전기량은 연간 7~8천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했다. 역시 바람이 많은 제주도는 바람이라는 대안에너지를 갖고 있으니 미래에너지 히든카드를 하나 더 들고 있는 셈이다.

비자림수련원에서 점심을 먹고 자전거를 골라서 다랑쉬 오름으로 출발한다. 도로를 따라가다 돌이 많은 비포장도로에 들어섰는데 엉덩이가 많이 아팠다. 비포장도로를 지나 다랑쉬 오름에 도착하여 오름을 올라가는데 경사가 가파른 곳이라서 힘이 들었다. 그래도 정상에 올라가니 바람이 시원하고 마음도 뿌듯했다. 정상에서 멋지게 사진을 찍고 내려와 다시 자전거를 타고 비자림수련원으로 돌아오면서 우리가 선두조였기 때문에 계속 사진을 찍었다. 수련원에 도착해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강당에 모였다. 우리는 설문지에 응답하고 그 내용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지구수를 알아보았다. 우리 조는 평균 3개씩이었고 다른 조들도 비슷한 것 같았다. 이런 식으로 살면 지금의 지구로는 모자란 것이다. 좀 아껴야겠다. 우리 조는 설문지에서 가장 많이 문제가 되어 보이는 항목을 정하여 발표하고 그 대안을 이야기 했다.

이제 밤 숲체험 시간. 모두 조용히 숲을 걸어갔다오면서 동그랗게 서서 숲소리도 들어보고 반딧불도 보았다. 밝은 낮에는 많이 가봐서 익숙할만도 한데 밤에 가는 숲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더 고요하고 평화롭게 느껴졌다. 숲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돌아와 모둠별 모임을 하고 잠을 잤다.

넷째 날, 곶자왈에 가는 날이다. 곶자왈은 화산폭발 때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덩어리로 쪼개진 곳에 나무나 덩굴이 자연림을 이룬 곳이다. 처음 버스에서 내려 곶자왈을 보았는데 숲이 이루어져 있어야할 곳이 골프장 공사, 태왕사신기 세트장을 지으려고 길을 뚫어놓아서 그곳에 살던 생물들이 살지 못하고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태왕사신기는 배용준이 주연으로 나오는 드라마인데 몇 장면 찍기 위해 숲을 파헤치는 것은 얻는 것보다 오히려 많은 것을 잃는 것 같다. 드라마가 흥행하여 관광지가 된다고 해도 한때 흥행일 뿐 꾸준히 발길을 끌지 않는데, 돈을 얼마나 벌지는 몰라도 그 세트장 쓰레기와 숲은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정말 걱정이다. 이대로 곶자왈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하나? 우리 함께 보호해보면 어떨까?

도로로 나와서 4.3항쟁에 대해 알아보러 할아버지를 찾아갔다. 4.3항쟁이 일어날 때 할아버지는 13살이었다고 하셨다. 4.3항쟁은 제주 사람들이 5.10 단독선거와 분단을 막기 위해 펼친 자주 항쟁인데 그 때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비참하게 죽었다고 한다. 동굴에 숨어있던 사람들까지 죽었는데 그 이유는 도망가지 못한 사람들이 인질로 잡힌 자신의 가족에게 해가 갈까봐 다른 사람들이 숨어있는 곳을 말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들이 숨어있는 곳을 말을 했다고 살려준 것은 아니다. 4.3항쟁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알고 보니 많은 사람들의 서러움이 남아있는 것 같다. 이야기를 하시는 할아버지는 아버지께서 일본에 계셔서 아무런 피해 없이 지나갔다고 하시는데 직접 겪은 사람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플지 감이 안 잡힌다.

곶자왈을 빠져나오다가 연못에 멈춰서 민물새우, 물방개, 물장군, 장구애비를 잡았다. 장구애비가 민물새우 액을 빨아먹는데 계속 물방개가 장구애비한테 시비걸다가 결국 장구애비에게 한 대 맞았다. 물장군을 잡았는데 물장군의 먹이가 개구리 체액이라기에 개구리를 잡으려고 하다가 시간이 다되어 모두 놓아주고 축구를 하러 어느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점심을 먹고 축구를 했는데 우리 팀이 압도적으로 이겼다.

수련원으로 돌아와 저녁밥을 먹고 발표준비를 했다. 우리 조는 연극도 하고 연못에서 본 곤충들도 소개해주었다. 연극은 태왕사신기를 주제로 해봤는데 재미있었다. 즐거운 민요시간. 앞에서 선생님이 민요를 부르시는데 무슨 말인지는 몰라도 재밌기만 하다. 강강술래 비슷한 것도 하고 길다란 천도 돌리고 정말 많이 웃어서 배가 아팠다. 모둠별 모임을 하는데도 배가 아팠다. 오늘 가장 많이 웃은 날이었다.

다섯째 날, 오늘은 숙소를 우도로 옮기는 날, 배를 타고 20분쯤 가면 있는 우도에 도착해서 우리 조는 방언을 알아보기 위해 복지회관을 찾아갔다. 기본적으로 ‘어디가세요?’는 ‘어데감수까?’, ‘어서오십시오.’는 ‘자옵서게.’ 등이 있었다. 쉽게 이해가가지 않지만 참 재밌는 말이다.

숙소로 돌아가 미숫가루 수박화채도 먹고, 점심으로 카레도 먹었다. 물놀이 전에 우도에 대한 설명을 듣는데 다들 피곤한지 졸고 있는 친구들이 많았다. 우도란 제주도의 동쪽 끝에 위치한 화산섬으로 물소가 머리를 내민 모양과 비슷해서 우도라고 불린다.

신나는 물놀이 시간이다! 물속에서 소라게도 잡고, 친구들에게 물도 먹이면서 신나게 물놀이를 한바탕했다. 수영을 할 줄 알았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즐거운 물놀이었다.
물놀이를 끝내고 숙소에 갔다. 우선 씻고 저녁밥 먹은 후 마지막 발표 준비를 했다. 우리 조는 시 낭송도 하고, 천리길 가사를 바꾸어 부르기도 하고, 편지도 읽고, 글도 읽고, 여러 가지 종류로 멋지게 마지막 발표를 마무리 짓고, 마니또를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모둠별 모임이다. 아메바와 땅강아지가 울고 있다. 다들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작별인사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벌써 헤어지는 날이라는……. 그래도 아직 시간은 남았으니까 좋은 추억을 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인 비양도에 가서 작별 편지도 쓰고 선생님 설명도 들었다. 헤어지는 마당에 선생님의 설명보다 친구들 얼굴이 더 끌렸다.

우도항에 가서 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제주 공항에 도착했다. 수속을 밟고 옷에 글도 써주고 했다. 비행기 안에서도 서로 글 써주기에 정신이 팔려서 김포공항에 금방 도착하였다. 이제 정말로 헤어지는 시간, 돌아가면서 헤어지기 전 하고 싶은 말을 하고 헤어졌다. 짧지만 즐거웠던 5박 6일 섬캠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글 : 미래세대섬환경캠프 참가자 몽키(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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