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현장 나눔강좌] 4. '에너지스크루지'가 되길 꿈꾸며

2008.06.13 | 미분류

기후변화 강좌는 다른 강좌와는 달리 추상적인,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이 드는 주제였다. 흔하게 듣는 문제이고 그 문제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지만, 그것의 원인은 어디까지나 선진국에 의해 이미 저질러진 일이며, 개발도상국의 굴뚝에서 현재도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는, 어쩌면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원인에 따라 발생되는 뭐, 아주 거대담론으로만 풀 수 난해한 문제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에 대한 해결은 한낱 개인에 불과한 ‘나’의 문제로 생각되지 않을뿐더러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거의 없다는 생각과 더불어, 사실 나만큼은 이것에 대해 무고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작 내방엔 노트북 한대, 전등 2개가 전부다. 이따금씩 방을 나설 때 불을 끄지 않은 적이 몇 번 있지만 ‘그까이꺼!’가지고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인 문제를 연관시키는 게 지나치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렇지만 활동가께서 준비한 자료를 보고나서 애초에 가졌던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이미 대기오염으로 인해 상승한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된 농업분야의 피해와 생태계변화, 해수면 상승의 문제는 나를 포함한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었고, 당장 유해물질 배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누구의 잘못을 따질 겨를 없이 우선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강좌에서는 크게 대체에너지의 개발과 에너지 절약 두 가지를 들었다. 현재 에너지의 주요한 원천인 화석연료는 이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의 배출 문제점과 그것 자체의 고갈이라는 점에서 시급히 대체에너지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으며, 설령 대체에너지가 개발된다 하더라도 현재의 낭비적인 소비행태로는 지구가 온전히 유지될 수 없으리라는 점에서 에너지 절약의 행동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충격적이었던 것은 대체에너지로 개발된 바이오 에탄올 등의 재료로 사용되는 옥수수가 그 소비수준을 따르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먹어야 할 것들로도 부족해 유전자 변형식품에의 개발에까지 그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문제가 될 지 모르지만 현재 인간의 무한한 에너지소비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문제의 식품들이 생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광우병파동으로 나라가 시끄러운데, 결국 원인을 따라서 올라가다 보면 항상 거기엔 괴물 같은 모습의 사람들, 그들의 욕망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아 몹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부안시민발전소에서 경험한 1박2일간의 경험 – 태양열오븐, 생활에너지 절약행동, 태양광에너지 활용 -은 그래서 참으로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에너지의 자립과 불균형해소, 작지만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은 그래서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문제도 결국 ‘나’에서 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교훈을 배우게 됐다는 점이다.

우스갯소리 중에 13억 중국인이 동시에 제자리 뛰기를 하면 지구가 쪼개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자멸을 향해 가는 삶의 행태가 계속되는 한 우스갯소리로만 그치지는 않을거란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의식하지 않는 중에 나의 행동이 지구를 두 쪽 내는 제자리 뛰기에 동참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며 지구와 생명을 살리는 에너지 스크루지가 되기로 맘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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