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배럴당 140달러 돌파,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한국사회의 미래

2008.06.27 | 미분류

유가 배럴당 140달러 돌파,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한국사회의 미래

산업․수송 분야 구조 개편을 통한 석유독립 준비해야

국제유가가 처음으로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섰다. 미 달러화 약세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의 유가 상승 전망 발언 등이 유가를 급등시켰다. 특히 차킵 겔릴 OPEC 의장이 이번 여름 유가가 150~17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발언한 영향이 컸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올해 들어서만 46%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2년 안에 국제유가가 배럴 당 150달러에서 200달러 사이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녹색연합은 올해 1월 4일,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 했을 때, “석유 파티는 끝났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지금의 고유가 상황이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이 아니라 석유생산 정점에 의한 석유 고갈의 징후이므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고유가의 원인은 아주 단순하다. 공급은 제한되어있는데, 중국이나 인도 등의 급격한 산업화에 따라 수요는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석유 순수입국 26개 국가 중에서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로 석유 취약성지수가 높다. 석유취약성 지수가 높다는 것은 우리가 고유가와 석유정점의 위기에 다른 나라보다 더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으며, 사회경제적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열심히 고유가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고유가가 가지고 올 경제적 타격에 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화석에너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에너지체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유가가 140달러를 치고 올라가는 마당에 찜질방영업시간 규제나 가정용 냉난방 온도 규제라는 해답밖에 내놓지 못하는 정부이다. 또한 가정에서 쓰는 석유제품은 전체 소비량의 8.1%에 불과한데도, 가정 분야 절약대책만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도 지극히 임시방편이다.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산업구조와 도로 중심의 수송체계를 전환하는 것이 정답이다. 유가가 급등하는 지금 아직도 도로중심의 “7 by 9” 도로 건설 정책을 폐기하지 않고 고수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

고유가는 우리 일상의 삶을 완전히 바꾸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석유 고갈과 기후변화에 대비해 보다 전향적으로 석유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재생가능 에너지의 공급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고유가 상황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국가비상사태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하루빨리 지속가능하지 않은 에너지의 생산, 유통, 소비과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뼈를 깎는 반성과 개선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한가한 정부는 지난 6월  ‘2030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에너지 수요예측에 있어 유가전망을 2030년 100달러를 전제로 작성하고 있다. 적어도 30년을 내다보는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이라면 유가 전망을 100달러, 200달러, 300달러, 최대 500달러를 전제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그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국가차원에서 장기적인 석유독립 시나리오와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석유독립’에 대한 장기비전을 준비할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지금 우리정부의 유가 인식 수준은 아직도 100달러 이하에 머물고 있다. 정부의 유가에 대한 위기 상황인식이 시급하다.  

2008년 6월 27일

녹  색  연  합

※ 담당 : 녹색연합 에너지 기후변화팀 이유진 ☎ 02-747-8500 leeyj@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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