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조작농산물 부작용 충격-수퍼 잡초 등장

2003.01.20 | 미분류

제초제에 대한 내성을 갖춘 유전자조작 농산물 재배지에서 비슷한 내성을 지닌 ‘강력한 잡초’가 등장해 충격을 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신문은 전세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강력 제초제인 글라이포세이트(제품명 ‘라운드업’)에 내성을 지닌 잡초들이 이 제초제에 대한 내성을 위해 유전자를 조작한 농산물 재배지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확산 실태=신문은 이런 잡초들이 미국 동부 델라웨어주 유전자조작 콩 재배지에서 2000년 처음 발견됐으며 메릴랜드주, 캘리포니아주, 테네시주 서부와 중서부 옥수수 곡창지대인 인디애나주와 오하이오주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델라웨어주의 농민 렉스 미어스는 “몇년 동안 라운드업 제초제를 사용해 라운드업에 대한 내성이 있는 콩을 아무 문제 없이 재배해왔다”며 “그런데 2000년 콩밭에서 잡초인 쥐꼬리망초를 발견해 라운드업을 몇 차례 뿌렸지만 죽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라운드업과 라운드업에 대한 내성이 있는 작물은 미국의 대표적인 유전자조작 관련 기업인 몬샌토가 개발했으며 두 가지 모두 안전성 시비를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는 베트남전쟁 기간 중 고엽제와 함께 라운드업을 개발했으며, 1990년대 중반부터 농민들이 이 제초제를 마음놓고 쓸 수 있도록 제초제에 끄떡없는 유전자조작 콩·옥수수·면화·캐놀라를 개발했다. 현재 미국에서 재배되는 콩의 75% 가량이 유전자조작 작물이며 면화의 65%, 옥수수의 10% 가량도 유전자조작을 통해 제초제에 내성을 키운 것들이다.

원인 논란=라운드업에 내성을 지닌 잡초의 등장은 유전자조작 작물이 다른 식물을 오염시키는 문제와 관련해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조작 농산물에 반대하는 이들은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특성이 주변의 다른 식물로 확산됨으로써 생태계를 오염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2001년 9월 멕시코에서 이런 오염이 확인돼 농민들이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벌인 바 있다.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따 “강력한 잡초가 등장한 것은 이런 오염 현상 때문이 아니라 오래도록 과도하게 제초제를 쓰면서 잡초가 진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제초제는 30년 이상 전세계에서 써왔는데도 그동안 내성을 지닌 잡초가 나타나지 않다가 유전자조작 농산물이 등장한 지 5년여 만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원인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태는 유전자조작 농산물과 종자의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미국 업계의 세계 시장 공략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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