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사람들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위한 걷기대회

2000.04.20 | 미분류

새만금간척사업중단을 위한 전북사람들,,
새만금 사업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걷기 대회

새만금사업 즉각 중단을 위한 전북사람들’과 ‘녹색연합’은 24일 각각 새만금 간척사업의 중단을 촉구하는 걷기대회와 녹색순례2000의 일정에 들어가 각각 군산 내초와 전남 해남에서 출발하여 부안 해창 갯벌로 향하고 있다.

4월 24일 ‘새만금사업을반대하는부안사람들’의 신형록 대표와 부인, 두 아이, 허철희,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오두희, 박지선,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집행위원장 최종수 씨 등 새만금 사업 즉각 중단을 몸으로 실천하는 10여명의 사람들이 전북 군산 내초에서 부안 해창 갯벌까지(약 120km) 5일간의 일정으로 걷기에 나섰다. 같은 날,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는 녹색연합 50여명의 환경운동가들이 5월 1일까지 8박 9일 동안의 일정으로 새만금 간척사업의 중단을 촉구하며 전북 부안을 향하여 녹색순례 2000의 길에 올랐다.

‘새만금사업 즉각 중단을 위한 전북사람들’과 ‘녹색연합’은 오는 4월 28일 오후 2시 전북 부안 해창 갯벌에서 만날 예정이며, ‘새만금사업 즉각 중단을 위한 전북사람들’의 주최로 전북지역 1만인 선언운동 등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현재 전북지역의 언론은 현재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활동이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반대활동세력을 전북지역발전을 음해하는 세력이라고 몰아세우면서 밝혀내야 한다고 떠들어대고 있다. 전북지역 언론은 지역주민과 호흡하는 공정한 언론으로 볼 수 없다.

전북도민일보를 비롯한 지역의 언론은 정부의 발전논리를 그대로 읊어대고 있으며 민관공동조사단 결과발표가 1개월 미뤄진 이후부터 기만적으로 새만금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불공정한 보도와 근거없는 왜곡보도로 일관하고 있다. 마치 정부의 기관지처럼 말이다.

또한 제161회 전라북도의회 임시회에서는 새만금 사업추진을 위한 기조로 일관할 것이라 하며 중앙정부에 제출하겠다고 한다. 지방정부와 지역의 언론이 하나가 되어 우리의 환경권과 생존권을 짓밟고 있으며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 지역발전 음해세력이라고 명명해 환경권과 생존권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인 표현, 결사의 자유마저 억압하고 있다.

새만금사업 즉각 중단을 위한 전북사람들은 이러한 언론과 지방정부의 태도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걷기 대회와 전북지역 1만인 선언운동을 통해 우리의 활동이 정당하며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우리 삶의 터전과 미래세대 삶의 터전을 지켜내는 일을 더욱 강력히 추진할 것이다.

문의 : 새만금사업 즉각 중단을 위한 전북사람들   (0652) 231-9331 문만식 홍보팀장  
                         녹색연합                (02) 747-8500   박정운 갯벌해양팀장

첨부 1. 걷기 대회 일정(군산 내초에서 해창까지)
▶ 기간 : 4. 24 – 4. 28
▶ 24일(월)
→ 오전 10시, 군산 내초에서 출발-수라-미군기지를 끼고 장원 도보-한국염전-옥구염전-오봉-옥성에 도착 옥성에서 숙박.
* ‘전북사람들’ 집행위 회의.  
* 군산 주민, 단체와 저녁 간담회(조류보호협회, 군산환경사랑, 참여자치시민연대 환경위원회 등)  
▶ 25일(화)
→ 오전 8시, 옥성에서 출발-신촌-동지산리-토정-해망-고사-망해사-심포에 도착 심포에서 숙박.
* 김제 신공항대책위, 김제주민과 간담회
▶ 26일(수)
→ 오전 8시, 심포에서 출발-거전-광활면 광활방조제-하동-불당에 도착. 불당에서 숙박.
* 이날 일정이 좀 여유있음. 동진강에서 새 관찰 프로그램.
▶ 27일(목)
→ 오전 8시, 불당에서 출발-동진강다리-장등리-안성리-새포-계화간척지-계화도착. 계화에서 숙박.
* ‘부안사람들’ ‘전북사람들’ 계화로 집결. 교육프로그램과 교류프로그램
▶ 28일(금)
→ 오전 8시에 계화에서 출발-계화방조제-의복리-평지-장신리-백련리-비득지-해창도착
* 50여명이 계화도에서 해창까지 같은 옷을 입고 행진.
* 오후 2시
  녹색연합 녹색순례단과 해창 갯벌에서 만남.
  새만금사업 즉각 중단을 촉하는 집회 및 전북 1만인 선언 기자회견

첨부 2. 녹색순례 2000 일정은 녹색연합 홈페이지 www.greenkorea.org 를 참조하십시오.

첨부 3. 신형록 대표의 걷기대회 참가기

푸른이’ 손을 잡고 걷는 일은 현대인의 속도감으로 본다면 분명 답답하고 한심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세 살짜리 딸아이라 ‘아장아장’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하면서 이어지는 걸음걸이다. 그래서인지 걸을 때 아빠의 손가락을 있는 힘껏 잡고 놓질 않는다. 어디 아빠 손을 힘껏 잡는 이유가 넘어질 것 같아서만 일까! 어쩔 수 없이 푸른이 속도로 걸어야 하고 몸이 자연스레 숙여져 눈은 땅을 볼 수 밖에 없다.

이 자세가 현대인에게는 익숙한 모습은 아니다. 땅을 딛는 일 자체가 어려울뿐더러 땅을 딛고 걷는다 해도 어딘가를 향해 바쁘게 움직이느라 땅을 볼 시간도 팔을 늘어뜨릴 일도 없다. 자동차로 움직이는 일에 익숙하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잃고 산다고 느끼신 적은 없습니까?
개나리가 물망울 터뜨리며 봄소식을 전할 때 우리는 그 노오란 봄소식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지요? 따뜻해진 땅을 뚫고 올라오는 여리디 여린 새싹의 신비로움을 넋놓고 보신 적은 있나요. 오늘도 여전히 다른 무언가에 넋이 빠져 바쁘게 움직이지 말고 세 살먹은 딸아이의 손을 잡고 느리고 느리게 걸으며 땅을 보세요.

단 5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보세요. 딸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아장아장 걷는 일은 답답한 일도, 한심한 일도 아니라 행복하고 즐거운 일임을 금방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새만금사업으로 땅이 될 운명에 처해있는 군산에서 부안까지 바다길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걷는 것만이 목적은 아닙니다. 불을 보듯 뻔한 재앙이 코앞에서 펼쳐지는 새만금사업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걷는다는 것은 땅과 호흡하는 것이고, 생명과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일은 생명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입니다.”

새만금사업으로 뭇 생명들이 죽어가고 있다.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주어지는 보상금은 가족, 형제, 이웃을 돈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고, 몇푼 쥐어주는 돈으로 가족, 형제가 싸우고 남이 되어 낯선 땅으로 떠나버렸다. 함께 일을 나누고 정을 나누며 지내던 이웃들도 지금은 모두 떠나고 늙은들만이 쓸쓸한 마을을 지키고 있다. 힘든 노동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살뜰한 정을 나누고 살던 이웃이 없어지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사라진 마을은 더 이상 생기 도는 마을이 아니다. 어깨를 기대며 살던 마을공동체가 방조제를 만든다고 처참히 부숴버린 해창산처럼 여지없이 파괴되어 버렸다. 인간공동체의 파괴는 사람의 생명을 조금씩 죽이는 일이다.

어디 사람만이 새만금사업으로 죽어가고 있는가! 조상 대대로 사람이 의지해 살던 바다가 생명이 다한 헐떨임을 하고 있다. 바람이 불면 힘차게 쳐야할 생명의 기운이 어느새 가느다란 숨소리로 변해 버렸다. 바다가 숨을 헐떨이자 바다를 어미 품으로 알고 살던 바지락, 백합, 갯지렁이, 뱀장어, 농발게, 숭어, 물새들이 죽어가고 있다. 논과 밭이 우리에게 삶의 양식이듯이 바다와 갯벌도 우리에게 삶에서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터전이다. 이러한 생명들이 없어지고 죽어가면 이를 양식으로 살아가는 사람 또한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다.

사업타당성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표를 모으기 위한 정치시혜로 출발한 새만금사업은 너무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5천억을 들여 막은 시화호는 물이 썩어 바닷물이 들어오게 할 수 밖에 없었다. 농경지 쓰겠다고 5천억을 들인 곳이 하얀 소금만 말라붙어 있는 소금밭으로 남아있다. 시화호 수질도 어찌하지 못하면서 시화호보다 2.4배나 큰 새만금호를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정히 새만금사업을 하겠다면 먼저 시화호를 해결하고 지역주민과 국민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도리 아닌가?

새만금사업은 단순한 환경파괴가 아니다. 삶의 근본이고 우리 문화의 원형인 농업과 어업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다. 서해안의 넓은 갯벌과 바다는 농업과 어업에서 없어서는 안될 자연환경이다. 전라북도 갯벌의 95%를 차지하는 새만금지역이 막힌다면 전라북도 바다만 죽는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은 모두 파괴되는 것이 다름없다. 그동안 이루어졌던 간척사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넓이에다 서해안의 허리에 해당하기 때문에 새만금사업으로 갯벌이 파괴되면 위 아래로 서해안의 갯벌은 무너지고 만다. 그동안 훼손되지 않은채 강의 모습으류 간직한 동진강, 만경강은 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곳으로 이미 알려졌고, 이 강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들도 새만금사업으로 삶을 포기해야 한다. 벌써 이런 모습은 시작되었다.

군산에서 부안 해창까지 바닷길을 걸으면서 바다가 헐떡이고 무수한 생명들이 신음하는 소리를 우리는 들을 것이다. 왁자지껄이던 선창가는 부숴진 나룻배만 쓸쓸히 있을 것이고 사람모습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 길을 걸으면서 우리는 생명의 소리가 울려퍼지게 해야한다. 새만금사업으로 죽어가는 생명들을 살려낼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새만금사업을 즉각 중단하라는 엄중한 목소리를 태풍이 몰아치듯 몰아쳐야 한다.

– ‘전북사람들’ 공동대표 신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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