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보시기에, 하느님 보시기에 좋았을 겁니다.

2001.03.14 | 미분류

부처님 보시기에, 하느님 보시기에 좋았을 겁니다.

새만금 갯벌 생명 살리기 범종교인 기도회에서…

글/사진 정명희 차장 greennews@greenkorea.org (회원사업부 부장)

찬바람 속에서도 봄기운이 느껴지는 3월 13일 오전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 수녀님, 신부님, 목사님, 교무님들이 한분 두분 모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조계사를 방문했던 신도들이 눈을 크게 뜨고 이 분들을 바라봅니다. 다른 종교의 성직자들이 분명한 분들이 이렇게 많이 오셨다니, 필경 조계사가 생긴 이래 드문 일이었을 것입니다.

새만금간척사업 중단을 위해 불교, 원불교, 천주교, 기독교의 성직자들이 모이신 겁니다. 지난 해 생명평화선언을 하셔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셨던 성직자들이 최근,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의 새만금간척사업 강행 움직임에 ‘새만금 갯벌 생명 살리기 범종교인 기도회’를 열어 다시 한번 모이셨습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고, 옷차림이 다르고, 기도하는 모습이 조금씩 달랐지만 생명에 대한 경외와 자비를 실천하시는 성직자들의 간절한 기도문은 모두 같았습니다. 새만금간척사업으로 인해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한 뭇생명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이러한 폭력이 인간에 의해 자행되고 있음에 대한 죄스러움이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개발을 멈추고 생명의 평화가 실현되기를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기도회가 끝나고 최병수 작가가 제작한 조개, 새 모양의 솟대를 들고 명동성당까지 행진을 하는 동안 성직자 분들은 계속 우리가 한동안 잊고 지내던 동요를 부르셨습니다. 구호와 아름다운 동요가 섞인 거리행진은 정말 평화롭고 아름다웠습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각 종교의 분들이 모인 이 모습을 한참동안 서서 지켜보곤 하였습니다. 이 평화의 염원이 새만금의 갯벌에, 환경분쟁이 일어나는 곳곳에 스며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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