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육군전차포사격장 현장보고

2001.11.27 | 미분류

50년 동안 소음, 진동, 불발탄 등으로 주민들의 안전과 환경을 위협

글/사진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서재철 국장 kioygh@greenkorea.org 02-747-8500

녹색연합은 실무장탄사격장으로 지역주민들이 심각한 생활과 생존의 위협을 겪으며 고통받고 있는 알린다. 육군기계화학교의 전차포사격장이다. 전라남도 담양군 대전면 서옥리 불태산(602.4m)의 산자락과 구릉지역 일대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54년에 생긴 담양 전차포사격장은 상무대 산하 육군기계화학교의 전차 사격훈련장이다. 105mm전차포의 실무장탄을 주로 사용하며 피탄지에는 5개소의 탄착지점이 있다. 전차포사격장으로 인해 대전면 서옥리와 평장리, 장성군 진원면 상림리 학동 일대의 주민들은 전쟁터와 같은 상황에서 생존과 생활의 위협을 겪고 있다.

전차포사격장으로 인해 그간 민간인이 16명 사망했고 40여 명이 부상했다. 또 이곳 주민들은 전차 포사격으로 인한 소음과 진동, 유탄과 낙탄 등으로 인해 생명 위협, 임산부의 사산, 건축물의 균열과 건물파손, 정신적 스트레스 등 환경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으며 살고 있다. 사격장을 중심으로 2㎞ 안에 거주중인 주민 3000여 명과 한재초등학교를 비롯한 3개 학교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소음이 주야를 가리지 않고 마을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포사격으로 인한 소음이 140㏈가까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평균 100db에 가량 나타나고 있다. 포탄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진동도 심각하여 사격장 인근의 건축물들은 대부분 금이 가고 균열이 발생한 상태다. 기와를 얹은 지붕들은 대부분 기와의 일부가 흔들려 빠져 있거나 제자리에서 밀려나 있다. 지난 8월에는 대전면 평장리의 한 민가에 포탄이 날아들어 부엌 유리창과 축사 지붕을 파손한 일이 있었다. 평장리는 30여 가구가 사는 마을이지만, 올 들어서만 5∼6차례 민가에 포탄파편이 떨어졌다. 농경지에 떨어진 파편까지 포함하면 셀 수 없을 정도다. 주민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런 환경에서 살았기에 덜하지만 외지에서 마을을 방문한 이들은 불안과 공포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외지에서 이들 지역에 시집을 온 신부들의 경우 제대로 된 신혼생활을 하지 못하고 떠나거나 사산을 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친지가 있어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이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불안에 떨다가 바로 떠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피탄지가 있는 산지의 능선 뒤쪽에 있는 장성군 북하면 월성리 일대도 포탄이 수시로 날아들어 마을과 농경지를 위협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여 국민고충처리위원회도 2001년 5월 “전차포 사격장의 소음과 가옥의 균열, 파편으로 인한 인명피해 사례가 있어 사격장을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상으로는 해결책이 되지 않을 것이므로 사격장을 이전해야 한다. 군당국이 방벽을 설치하고 탄착점에 동굴진지를 구축하는 등의 대책을 제시했으나 효과가 의문시되고 낙탄(落彈)에 대한 대책이 없다.” 라며 이전권고를 육군에 통보했다.

주민들의 민원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이전 권고에 따라 육군기계화학교 측은 지난 8월 주민들에게 사격장의 이전을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믿을 만한 대책은 없다. 사격장 이전에 관한 실질적인 결정과 판단은 육군본부다. 그런데 육본은 “이전하기 위한 대체부지가 마련될 때까지는 주민들이 참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이 주민과의 이전 약속을 한 지가 6개월이 다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도 육본은 내년에 담양 전차포사격장의 이전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는 주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닌 들끓고 있는 주민들의 민원을 희석시키고 무마시키기 위한 단순한 앞가림이다. 군은 전차포사격장의 소음, 진동, 토양오염 등 환경에 관한 사항이 심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차례도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았다. 이는 군이 주민들의 안전과 환경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다는 증거다.

지금까지의 상황도 심각하지만 앞으로가 더 심각하다. 내년부터 육군은 담양 전차포사격장에서 신형 K1A1전차의 120mm 전차포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 경우 주민들의 피해는 지금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형인 K1A1전차의 120mm포는 그 위력에서 지금까지 주로 사용해 오던 105mm전차포에 비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파괴력을 비롯한 위력이 상당하다. 이로 인해 진동과 소음이 훨씬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차포사격장의 사용을 중지하거나 전차포 사격장을 이전하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는 지금 피해보다 더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녹색연합의 주장
•육군기계화학교의 전차포사격장을 사용을 즉각 중단하라.
•담양전차포사격장의 2002년 K1A1신형전차 사격계획을 즉각 취소하라.
•육군은 구체적인 이전 계획과 예산을 마련하라.
•정부는 담양사격장 주변 주민들의 인명과 재산 등의 피해 실태를 조사하라.
•국방부는 즉각 토양, 소음, 진동, 산림 등의 오염과 훼손 실태를 조사하라

관련기관
◦전차포사격장 주민대책위 박동하 011-619-0849
◦담양군 대전면사무소 061-380-3652
◦육군기계화학교 공보실 061-390-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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