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보고 싶어요!

2002.03.06 | 미분류

글 / 녹색연합 도시환경 담당 이숙례 간사 jsyee@greenkorea.org
사진 / 녹색연합 기획홍보국 정승진 간사 jsjin@greenkorea.org

2002년 3월 6일 경칩, 서울 종로 YMCA 앞에서는 <경칩맞이 어린이들의 개구리 합창, “개구리가 보고 싶어요”> 캠페인이 있었다. 녹색연합과 은평구 소재 ‘소리나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6∼7세 어린이 13명이 함께하였다. 이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은 ‘개구리가 보고 싶어요”를 다함께 여러번 외치며, 개구리 노래와 개구리 타령을 부르면서 귀여운 율동을 선보였다. >> 어린이들의 노래와 율동 동영상 보기!

이번 캠페인은 미래세대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어린이의 친근한 친구, 개구리를 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개구리가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 활동하는 개구리는 아무르산개구리이다. 보통 3월 초순 경칩때에 깨어 산란하고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이보다 2주 정도 빠른 2월 중순 벌써 산란한 모습이 관찰되었다. 개구리가 깨어 활동하는 시기에 있어서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며, 환경적으로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실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개구리가 깨어나는 날을 경칩이라 하였으며, 이 시기는 3월 5∼6일 정도이다. 경칩(驚蟄)은 글자 그대로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무렵으로 농경사회에서는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나오고, 벌레가 꿈틀거리는 경칩때에는 식물들도 겨울잠에서 깨어 농촌의 봄이 시작되었다고 보았다. 개구리들은 번식기인 봄을 맞아 물이 괸 곳에 알을 까놓는데, 그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 데 좋을 뿐 아니라 몸을 보한다고 해서 경칩일에 개구리알을 먹는 풍속이 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농촌의 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던 경칩은 그 역할을 상실하게 되었고 동물들과 식물들은 일찌감치 눈을 뜨고 활동하기 시작하였다.

개구리는 먹이사슬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생물이며 일산화탄소에 예민한 카나리아처럼 물과 공기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환경상태를 나타내주는 환경지표종으로 우리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생물이다. 오염되지 않은 물에서 산란을 하고 그 주변에서 생활하는 개구리가 없다는 것은 우리의 주변이 습기가 없이 건조하고, 오염되지 않은 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이 물들은 우리들도 먹을 수 없는 물이라는 것을 암시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개구리가 사라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서식처의 파괴와 변화, 식용과 약용을 목적으로 한 무분별한 포획, 화학비료나 농약에 의한 오염이 있다. 이와 더불어 많은 생물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요인은 지구온난화이다. 우리가 논에 가보면 논에는 부화한 올챙이들이 가득한 반면 곳곳에 부화되지 않고 썩어가는 개구리 알들도 종종 눈에 띈다. 정상인 개구리 수정란이 검은색인 데 비해 부화하지 않은 수정란은 흰색으로 변해 간다. 오존층이 얇아져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량이 늘어나면서 세포 내의 DNA가 변형되거나 면역반응이 억제된 개구리 알에 물곰팡이가 침입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개구리 알과 피부는 흡입성이 높기 때문에 독성물질이 쉽게 침투할 수 있어 개구리 수정란이 썩어가는 원인이 된다.

지구온난화가 개구리가 일찍 깨어나고 감소하는 것과 관련있다는 사실은 전세계에서 개구리를 꾸준히 관찰해 온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제기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철새가 일찍 도착하고, 야생화가 빨리 개화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지구온난화는 분명 야생생물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구리 개체수 감소와 이상현상에 따른 그 원인규명이 명확한 것은 아니다. 단지 전세계적인 추세 속에서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서식할 수 있는 환경에서도 그 서식밀도가 극히 낮다는 사실에서 개구리 알의 부화율이 매우 낮기 때문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녹색연합은 이같이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의 지표종으로서 양서류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시민들과 함께 이들에 대한 관심과 보존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도시화가 가장 과밀하게 이루어진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지난 2001년부터 ‘개구리와 함께 사는 서울만들기’캠페인을 시작하였다. 개구리는 자연생태계 먹이 피라미드의 중간위치에 속하는 양서류로서, 주변 생태계는 물론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환경문제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지표이다. 이렇게 생물을 중심으로 우리의 환경을 돌아봄으로서 서울시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생태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일상 생활과 지역사회 차원의 실천들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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