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름을 아는 것은 우리 국토를 이해하는 첫걸음

2005.02.28 | 미분류

땅이름을 아는 것은 우리 국토를 이해하는 첫걸음
– 일제 강점기에 창지개명(創地改名) 된 백두대간 우리 땅 이름 조사 결과 발표

녹색연합은 2005년 2월 28일(월) 오전 10시 일제 강점기 때 창지개명(創地改名)되어 여전히 쓰고 있는 왜곡된 백두대간 우리 땅 이름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또 왜곡된 지명 22개와 지명을 바로잡지 못하는 이유, 지명을 바로잡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녹색연합은 지난 1996년부터 한반도 생태계의 척추인 백두대간보전운동을 통해 우리나라의 자연생태계를 지키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는 자연생태보전운동과 함께 백두대간을 교과서에서도 배울 수 있기 위한 포럼과 백두대간을 국가지도에 표기하기 위한 서명캠페인 같은 백두대간을 문화.역사에서도 바로 알리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광복된 지 60돌을 맞는 해입니다. 이에 녹색연합은 백두대간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를 없애기 위해 ‘백두대간 우리 이름 바로 찾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백두대간이란 것 자체가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태백산맥으로 대표되는 개념으로 사라진 우리의 지리인식체계이니 백두대간을 되살리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또한 백두대간이 품고 지나가는 여러 산과 고개, 마을의 이름에서도 일제 잔재를 없애고 땅이 가진 제 의미를 찾아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광복 60돌이 되는 지금까지도 백두대간에는 많은 일제의 그림자가 그 땅의 역사와 문화, 유래를 가진 땅이름으로 남아 청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의 민족정신과 정체성을 없애기 위해 창지개명(創地改名)된 백두대간의 이름을 되찾고자 지난 3개월 동안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32개 시.군의 자연지명(산, 봉우리, 계곡, 폭포, 마을 이름)과 행정지명을 조사하였습니다.

조사는 백두대간의 32개 시청, 군청, 문화원, 지역주민 현장 방문 조사와 고문헌, 고지도와 일제 강점기 이후 만들어진 지도를 비교.분석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조사를 통해 왕王을 황皇 또는 왕旺으로 바꾸어 일본 천황의 이미지를 심는 등 일제 강점기 때 왜곡된 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22개의 땅이름과 행정구역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본래 우리 이름인 속리산 천왕봉 (일제 때 천황봉으로 바뀜)을 비롯하여 계룡산 천왕봉 (->천황봉), 가리왕산 (加里王山-> 加里旺山), 삼각산 -> 북한산, 설악산 토왕성 폭포 (土王城 -> 土旺城) 등과 같이 일제 강점기에 잘못 바뀐 채 지금까지도 지도에 표기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백두대간 산줄기와 물줄기를 통해 형성된 생활권과 문화권을 무시하고, 일제가 편리한 통치와 자원수탈을 위해 진행한 행정체제 강제 개편을 단행한 바 100년이 넘도록 그 체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자연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구역 개편은 지금도 지역들 사이의 환경 분쟁과 생활권의 불편을 낳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전히 남아있는 일제 지명과 행정구역 개편은 국가에서 노력을 하여 바꾸어야 함에도 지명을 조사하고 바꾸는 지명위원회는 제대로 운영되고 않고 있었고 체계를 갖춘 조사도 진행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요즘 또다시 불거지고 있는 독도 문제나 예전부터 알고 있는 동해 표기도 그런 안일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녹색연합이 지난 12월부터 백두대간을 국가지도에 표기하는 청원 서명 캠페인을 진행하여 천 여 명의 시민들의 청원을 받았습니다. 기자회견 후에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상의 일제 지명 조사 내용과 함께 시민들의 청원서를 가지고 국가지도를 만들고 자연지명을 관리하는 국토지리정보원을 찾았습니다. 또한 올해는 광복 60돌을 맞는 해이자 백두대간을 제대로 보전하기 위한 백두대간보호법이 시행된 해이기도 합니다. 지도에서 백두대간을 만날 수 있다면 시민들이 보다 백두대간을 잘 이해하고 보전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염원과 광복 60돌 뜻 깊은 해를 맞아 백두대간이 품은 22곳의 일제 지명만이 아니라 우리 국토 곳곳의 아픈 흔적으로 남아 있는 일제 강점기의 땅이름들이 제 모습을 찾기를 바랍니다.

글 : 백두대간보전팀 조회은 활동가(02-747-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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