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에 다녀오다

2010.06.10 | 행사/교육/공지

정말 그랬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처참했습니다.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숨 쉬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저토록 무참히 강을, 자연을, 뭇 생명들을 파괴할 수 있을까? 눈에 들어오는 포클레인, 불도저, 부산히 왔다갔다 하는 덤프트럭들을 보며, 강바닥을 헤집고 준설작업을 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죽어갔을까 암담합니다.

정말 아픕니다!
지금 4대강엔 포크레인 바퀴 아래 죽어가는 생명의 신음이 흐릅니다.
강변 정화라는 이름으로 쫓겨나는 농민들의 탄식이 흐릅니다.
수자원 확보라는 미명아래 댐과 저수지로 삶의 터전에서 내몰리는 산골주민들의 절규가 강물이 되어 흐릅니다.
지금 4대강엔 죽음의 행진곡이 가득할 뿐입니다.(최병성, ‘강은 살아있다’ 중에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올해는 ‘생물다양성의 해’이고 5월 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생물종다양성 보존의 날’이었습니다. 4대강사업 현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보호해야한다고 정한 멸종위기 동식물이 무참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다양성에 의존하며 살아왔습니다. 생물종 다양성은 지구생태계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며 환경과 인간의 삶에 상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의 보존은 인간의 도덕적. 윤리적 책임입니다. 인간은 다른 생명을 파괴하고 멸종시킬 권리가 없습니다. 이것은 자연의 섭리를 위배하는 일입니다.

한번 해 볼랍니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둘보다는 셋이서, 셋보다는 우리가 되어 함께 합시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듯 아픔도 부끄러움도 잠시 뒤로한 채 희망을 안고 여강 바위늪구비와 팔당 두물머리를 찾아 가렵니다. 수 천 년을 흘러왔던 우리 강은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아이들,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흐르는 것입니다.

글 : 정미경 · 옛사름(녹색연합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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