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단양쑥부쟁이 꽃이 폈습니다

2010.06.28 | 4대강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한강 일대에만 서식하는 단양쑥부쟁이, 드디어 꽃을 피웠습니다. 멸종된 것인줄로만 알았던 단양쑥부쟁이가 삼합리, 바위늪구비에서 발견이 됐었죠. 또, 도리섬에서도 발견이 됐었구요. 하지만 이 세곳 다 이제 온전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다 식물감옥 같은 대체서식지에 옮겨졌고, 자연상태에 남아있는 것들은 극소수입니다. 대체서식지로 옮기며 엄청나게 많은 개체가 죽기도 했습니다. 또, 대체서식지 속에서도 말라죽기도 많이 말라죽었죠.

그런데 충주쪽 단양쑥부쟁이 자생지에는 아직까지 남아있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저를 비롯 환경활동가들이 찾아내 환경청에 신고하고 보호를 요청을 했었죠. 하지만 결국엔 밀리게 되긴 되겠죠. 여튼간에 오랫만에 이곳을 찾아 잘 있는지 둘러보았는데, 이게 왠일입니까. 꽃을 피운게 아닙니까. 시기는 좀 이르긴 합니다만 사람도 ‘조산’이 있 듯 단양쑥부쟁이도 조산이 있겠죠?

어쨌든 엄청 감동이었습니다. 올 초에 단양쑥부쟁이를 지키기 위해서 새벽에 몰래 들어가 취재하고 기자들에게 알리기도 했고, 심지어 다른 활동가는 도리섬 안에서 9일동안 점거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언론에 노출되진 못했지만 그 속에서 단양쑥부쟁이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죠. 지금도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할 수는 없습니다. 야생 상태의 단양 쑥부쟁이를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으니까요. 여튼 그런 경험 때문에 더 특별했습니다.

단양쑥부쟁이가 꽃을 피웠지만 기쁨도 잠시인 것 같습니다. 결국엔 야생 상태의 단양쑥부쟁이는 다 사라질테니까요. 이런 특별한 생태환경이 사라지고 말테니까요. 제대로 알기도 전에 말이죠. 뭐랄까, 사람들에게도 환경에 따라 다양한 문화가 있고 삶의 형태가 있듯, 이런 생명들에게는 더 다양한 삶의 형태가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그저 ‘물만 주면 잘 사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죠.

마치 ‘밥만 먹여주면 됐지 뭘 더 바래?’ 라며 온갖 비인간 적인 행태를 보이는 악덕기업주 처럼 말이죠. 대표적인 예로, 얼마전 박재완 수석이 자기 사무실 화분에서 물주니 잘 자라는데 환경단체에서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는 것처럼 말이죠.

단양쑥부쟁이 대체서식지에 옮겨진 것들도 꽃을 피웠는지 언제한번 가봐야겠습니다. 그것을 못보게 막을테니 또 새벽에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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