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병산 수달을 잡아라! 지리산 열린 학교를 다녀와서

2000.02.26 | 미분류

① 석병산 수달을 잡아라 !?

놀라셨죠? 진짜 잡아라가 아니라 카메라에 잡아라입니다.저희 녹색연합 영상팀에서는 21∼23일동안 석병산 계곡에서 서식하고있는 수달의 모습을 영상에 담기 위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녹색연합 생태팀은 지난 1월 1일 석병산으로 야생동물 밀렵을 위해 설치한 덫·올무 제거 작업을 했었습니다. 그때 석병산 자락에서 수달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발자국을 따라가던 중에 계곡 속에서 잠시 숨을 쉬러 나온 수달을 발견했었습니다. 이에 녹색연합에서는 자원활동가 주도하에 석병산 수달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고자 이번 현장조사를 강행했습니다.

눈이 쌓여있을 때만 수달의 발자국이나 기타 흔적을 발견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에 야영장비를 바리바리 꾸려서 수달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석병산으로 출동했었습니다. 석병산 하단부에 베이스 캠프를 쳤고, 지난 1월에 수달을 발견했던 계곡 근처에 수달의 모습을 담기 위한 초소를 설치했습니다.

주로 해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 야간에 활동하는 수달을 촬영하기 위해 새벽부터 바지런히 준비한 뒤 수달이 모습을 나타나기를, 꼬박 이틀을 기다렸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조사기간동안 수달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자연과 함께 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눈 쌓인 산에 조용히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습니다. 해가 저문 밤하늘에 총총히 쏟아지는 달빚과 별빚과 눈빚과 산의 정기를 품고 돌아온 자원활동가들의 모습에서 그 기운이 느껴집니다.

이번 현장방문은 녹색연합 영상팀 자원활동가 장주영씨와 생태팀 자원활동가 양시종, 정용미씨가 참가했었습니다.

지리산 열린 학교를 다녀와서…

녹색연합 생태팀에서는 어머니의 품, 어머니의 눈물, 어머니의 마음, 어머니의 이야기, 어머니의 삶, 어머니의 이상. 이 모두를 아우르기에 모자람이 없을 영산. 지리산에서, 지리산 실상사에서 19-20일 양일간에 걸쳐 ‘지리산 열린 학교’ 에 참여했습니다.

생태팀 상근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사무실에서 모여(19일) 지리산으로 출발, 밤이 늦어서야 지리산 실상사에 도착했습니다. 지리산 열린 학교 양재성 사무국장님의 지리산과 지리산 연대 소개를 듣고 참가단체(녹색연합, 지리산 사랑 동호회)의 소개와 자기 소개 시간으로 19일 일정을 접었습니다.

그 다음날인 20일 6시에 일어나서 지리산의 그림자에 세수를 하고 아침 공양을 마친 후 지리산 명상과 선기도로 마음의 자세를 다잡고 빽빽한 하루 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지리산과 생명사상, 함양댐 예정지역 답사, 지리산과 빨치산 토벌, 양민학살 현장답사와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노력들. 지리산 이야기 등 쉴새 없는 이야기를 듣고 토론을 하였습니다.

이번 지리산 열린 학교 참여는 지리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무분별한 개발로 그 순수성과 본래의 모습을 잃어 가는 지리산을 직접 보고 느끼며 우리들이 걸어온 길을 차분히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나와 자연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무엇이 진정한 삶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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