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선정 ‘2000년 10대 환경뉴스’ 발표

1. 미군기지, 한강 독극물무단방류사건

우리나라 환경행정의 사각지대에 있는 미군부대의 환경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7월 13일 녹색연합은 미8군 용산기지에서 지난 2월9일 독극물로 분류된 포름알데히드를 영안실 싱크대와 연결된 하수구를 통해 몰래 버렸다며 무단방류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 등 관련증거를 공개했다. 대니얼 페트로스키 주한 미8군 사령관은 해방 후 미군이 주둔한지 55년만에 처음으로 한강독극물방류에 대해 공식 사과해야 했다.
또한 강원도 원주 캠프이글기지가 지난 10년동안 항공유찌꺼기를 섬강인 상수원으로 무단 방류한 사실이 밝혀졌으며, 지난 10월에는 미군유류저장시설이 있던 ‘인천 문학산 기름오염사건’을 추가적으로 밝혀내기도 했다.
연이어 밝혀진 미군기지 환경오염사건은 불평등한 SOFA개정 운동에 국민적 관심을 촉발시켰으며, SOFA내 환경조항신설 및 환경오염 피해에 대한 원상회복과 손해배상의 의무조항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했다.

2. 준농림지 폐지로 인한 난개발문제 대두

난개발 문제는 경기도 용인, 팔당 등 수도권에서 맨먼저 터져나왔다. 지난 7월 2차 택지개발사업이 한창인 용인 서북지구에서 발생한 수해는 무계획한 대단위 난개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수도권의 무분별한 난개발문제에 대해 ‘환경친화적인 국토개발’을 촉구하는 환경단체와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이 이어졌고, 지난 5월말 정부는 극기야 2002년까지 준농림지를 전면 폐지하고, 대부분 녹지로 재지정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어 지난 8월 주택사업 등 각종 개발에 대해 지자체가 환경부의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사전 환경성 검토제도’를 시행했다. 10월에는 준농림지를 보전·생산·계획관리지역 등 3개 지역으로 세분화하고 아파트나 고층건물을 지을 수 있는 개발가능 지역 면적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내용의 ‘국토이용 및 도시계획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내놨다. 그러나, 난개발방지를 위해 각종 개발사업에 사전환경협의를 의무화하고 생태계보전협력금을 부과하려던 정부의 계획이 개발부처의 반발로 뒷걸음치고 있다는 비판 역시 받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빚어지고 있는 난개발에 제동을 거는 활동에 대한 결실도 나타났다. 용인죽전지구 주민들은 ‘택지개발예정지를 그린벨트로 묶어달라’는 요구로 자기 고장 환경을 스스로 지키려는 주민들의 발상과 실천력을 보여 ‘내셔날트러스트’운동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기에 충분했다.

3. 동강댐 건설계획 백지화 쟁취

세계환경의 날(6.5)을 맞아 김대중 대통령의 ‘동강댐 건설 백지화’ 선언은 힌국 시민운동의 큰 성과로 기록되었다. 97년 10월 건설교통부가 홍수조절 및 용수공급용 다목적댐 건설 예정지로 발표로 환경단체와 개발부처, 지역주민 간의 극한 대립이 이어졌다. 댐의 안전성과 물 수요량 과다 예측, 환경과 생태계의 파괴, 문화재의 손실 등의 이유로 시작된 ‘동강댐건설 백지화’운동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이에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공동조사단은 8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동강 유역의 생태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댐 건설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동강댐 건설계획의 백지화는 정부의 댐건설 등 공급 위주 정책에서 수요 관리 정책으로 돌리는 계기로 작용했다. 또한 한국 환경운동이 지난 10년간 정부의 국책사업에 이의를 제기하고, 제동을 걸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이정표였다.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영월댐 백지화 3개군투쟁위원회는 동강살리기 캠페인을 통해 동강의 생태적 중요성을  널리  인식시키고 동강댐 건설 백지화를 이끌어 내 지역운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동강의 생태적 이용과 보존, 수몰예정지 지역주민 보상대책 등 해결해야할 숙제가 하나의 과제로 남아있다.

4. 새만금 백지화 운동과 미래세대의 환경권 중요성 부각

지난 91년 시작된 농업용지 확보를 목적으로 시작된 새만금 간척사업은 이제까지 총 1조1000여억원이 투입된 사상 최대 규모의 간척사업이다. 환경단체들은 “무궁무진한 생태적·경제적 가치를 가진 갯벌을 파괴된다”며 반대해왔다. 정부는 오는 2011년까지 2조2100여억원이 더 소요될 것으로 공식 발표했지만,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최소 7조원이 더 들어갈 것”이라며 사업 중단을 촉구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민관공동조사단이 구성돼 경제적 타당성, 수질, 환경보존 등 3개 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조사에 들어갔으나 지난 8월 뚜렷한 종합의견이 없는 최종 보고서를 총리실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조사단장(이상은 단장)의 개인의견을 전체의견인 것처럼 허위로 작성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98년부터 세계 최대의 환경파괴사업인 새만금간척사업 저지운동을 벌려온 ‘새만금간척사업즉각중단을 위한 전북사람들’을 비롯한 시민환경단체들은 새만금간척사업에 대한 전국민적 반대여론을 확산시켜왔다. 농민단체, 종교단체, 인권단체 등이 이 운동에 지지를 보내왔다. 또한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지키기 위한 ‘미래세대 환경소송’ 등 새로운 실험도 있었다. 새만금간척사업의 중단여부가 김대중대통령이 ‘환경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냐, ‘반환경대통령’으로 낙인찍힐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5. 대통령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출범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CSD)는 환경단체들의 오랜 염원이었다. 환경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 생산 및 소비형태, 개발정책 등 경제구조 전반에 대한 환경적 요소를 적극 고려할 필요성이 환경단체와 전문가들 중심으로 수차례 제기되었다. 이에 국가의 산업정책, 개발정책에 대한 환경성검토와 환경정책의 효율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검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출범은 의미있다고 평가된다. 지난 6월5일 김대중 대통령은 환경의 날 축사를 통해 “주요 국책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앞서 각 부처 장관과 민간 전문가들이 사전토론을 통해 조율하는 선진국형 조정기구를 만들겠다”고 약속하면서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20일 CSD가 공식 출범했다. 그러나 CSD의 조율 내용에 법적 구속력이 없어 과연 CSD가 주요 개발사업의 인·허가 과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6. 지리산반달곰 생존 확인, 자연생태계의 희망 보여준 일대사건

지리산에서 야생 반달가슴곰이 17년만에 처음으로 발견됨으로써 국민들에게 또 다른 행복을 안겨주었다. 즉 동물백과사전에서만 볼 뻔한 천연기념물 제329호인 반달가슴곰의 생존이 확인된 것은 자연생태계의 건강함을 보여준 일대사건이기 때문이다. 또한 형식적 수준에 머물렸던 반달가슴곰을 비롯한 멸종위기종 야생동물에 대한 장기적이고 진지한 정책적 고민을 안겨주기도 했다.
국내에서 야생반달곰이 발견된 것은 83년 5월 설악산 마등령 부근에서 총에 맞은 반달가슴곰이 발견된 이후 처음이다. 반달가슴곰은 지난 83년 설악산 마등령 부근에서 밀렵꾼에 의해 사살된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반달가슴곰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주민들의 제보는 끊이지 않았다. 98년 11월에는 녹색연합이 오대산∼설악산 구간에서 반달가슴곰의 발자국을 발견,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번 야생 반달가슴곰이 지리산에서 발견됨으로써 이 일대는 물론 반달가슴곰 서식 추정지역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밀렵단속이 필요하며, 이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한 뒤 향후 지리산 반달가슴곰 보존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7. 지리산댐건설계획에 대한 백지화 운동 전개

지리산 유역에 문정댐을 위시해 4개의 계획 댐을 건설하여 부산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건교부와 수자원공사의 발표는 시민환경단체는 물론 해당 지자체와 종교계의 큰 저항에 직면했다.
대구 시민들에게는 위천공단을 통해 침체된 대구 경제를 살리겠다는 장미빛 환상을 심어주고, 부산 시민들에게는 낙동강을 포기하는 대신 지리산의 맑은 물을 제공하겠다는 허구에 찬 정치논리의 결과가 빚은 지리산 댐 논란은 전국의 200개 단체가 연대하는 ‘지리산살리기국민행동’의 창립과 더불어 전국적인 사안으로 발전하였다.
‘지리산살리기국민행동’은 8월 창립과 더불어 ‘100만인 서명운동’과 ‘낙동강 1300리 도보순례’를 진행하여 낙동강을 맑게 지리산을 푸르게 살리는 살림 운동을 시작하였다. 국민행동은 온갓 개발과 파괴행위로부터 지리산을 살리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결의하였으며 지리산 댐의 저지를 당면 과제로 삼아 전국적인 저항운동에 돌입하였다.

8. 강원도 산불로 백두대간 황폐화 초래

지난 4월 7일 발생한 강원 지역 산불로 고성과 강릉,동해,삼척 등지에서 여의도 면적의 48배인 1만4000ha의 산림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산불은 특히 산림뿐 아니라 백두대간의 주요 이동통로인 영동에서 서식하고 있는 주요 동식물의 서식처를 철저히 파괴했다. 환경전문가들은 만신창이가 된 강원도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적어도 30∼40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복구 방법론을 놓고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 당국이 이견을 빚기도 했다. 수종의 자생력에 의존하는 ‘자연적 방법’과 인공조림이라는 ‘인위적 방법’ 등의 복구방법을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강원지역의 산불로 인하여 자연생태계의 가치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져주었다. 즉 가옥 등 재산피해는 돈으로 보상할 수 있다고 하지만 울창한 숲과 애생동물이 사라진 생태계의 피해는 어찌할 것인가이다. 산불과 홍수 등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각종개발사업으로 자연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자연의 가치를 타성이든 아니든 무관심했다는 점을 이번 강원 산불로 인해 진지하게 반성해 보는 기회를 남겼다.

9. 환경호르몬문제 심각, 환경부 조사결과로 확인

지난 9월초 환경부의 내분비계 장애물질, 즉 환경호르몬에 대한 실태조사결과는 역시 우리나라도 환경호르몬 오염의 예외국가가 아니라는 상식을 확인한 것이다.
인체 생식기능과 면역성을 떨어뜨려 암 등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환경호르몬이 전국 생태계와 환경에서 광범위하게 검출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이자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의 대기중 농도가 일본보다 2.5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호르몬이 국내에서 광범위하게 검출된 것은 아직 국내 기준치조차 없는 실정임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환경부의 조사결과로 우리나라의 환경문제중에서 환경호르몬의 광범위한 존재를 확인한 만큼 정부는 환경전문가들의 자문과 환경단체의 참여속에서 후속 실태조사의 필요성과 환경호르몬의 종합적인대책이 필요함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10. 팔당 상수원 초고층 아파트 건축 백지화

지난 5월 LG, 프라임빌, 우남 등 5개 건설업체가 2000만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호 주변에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추진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단체들은 합법적인 난개발이라며 일제히 백지화 운동을 펼쳤다. 환경부는 수변구역 바깥에 있는 땅이라도 팔당 전체 수질에 영향을 끼칠 경우 매입할 수 있도록 한강수계법을 연내에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팔당 상수원 수질보전지역 내의 공동주택 건축허가 심의 권한을 시·군 등에서 경기도로 이양했다. 이에 따라 LG 등 4개 건설업체는 지난 8월 정부의 보상을 전제로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는데 합의했다. 개발업체가 환경단체 의견을 받아들여 진행중인 사업을 스스로 포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담당 : 정책실 김타균 실장 (016-280-0509 / greenpower@greenkorea.org)
사진제공 동아닷컴(ww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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