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인이 주는 소중함'이란 기억

2003.07.11 | 행사/교육/공지

7월 5일과 6일, 전북 변산의 고사포에 환경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는 녹색인들이 푸른 염원을 새만금에 띄워보내고자 전국 각지에서 속속들이 모여들었다. 알음알음 알고 지내던 녹색인들이 녹색을 더 아끼고 사랑하고자 모이는 일이 얼마나 될까? 바로 1년에 1번 있는 ‘회원한마당’ 뿐이다.

흔치 않은 우리만의 행사 ‘2003 회원한마당’을 함께 하며,,,
<녹색연합 전국 회원한마당>참가기



흩어져있던 녹색인들을 반가히 확인하는 개막식과 함께 시작한 ‘2003 회원한마당’은 정인봉 회원(광주전남녹색연합 생명안전위원장), 최병수 화백과의 체험시간으로 더욱 풍요로웠다.

‘음식이 세상을 바꾼다’강좌를 통해 여처 차례 녹색인과 만났던 정인봉회원은 고소한 콩과 두부로 케잌을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직접 요리에 참여하고 시식을 한 녹색인들은 뛰어난 아이디어에 한번 놀라고 맛있음에 두번 놀라 기쁨이 두배가 됐다.
관심 반, 호기심 반으로 참여했던 요리교실은 미리 준비한 쌀뜨물로 깨끗히 설거지까지 함께 해서 녹색인이 음식으로 하나되는 시간이 되었다.



부안에 살고있는 최병수화백은 ‘환경문제와 예술작품과의 접목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꺼냈다. 진지한 눈빛과 마음으로 최병수화백과 이야기를 나누는 녹색인들은 환경문제에 대한 근본적 문제 인식과 더불어 ‘이 문제를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공동의 문제로 받아들이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이러한 녹색인의 마음들이 모여서 녹색만의 색깔, 녹색만의 향기가 나오게 된듯 싶다.  



차를 나누며, 어른/아이, 회원/활동가 삼삼오오 모여 시작된 뒤풀이에는 게임과 노래배우기, 민요듣기를 통해 공동체의식을 함께 나누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다음날 아침, 녹색인들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새만금 방조제 공사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죽어가는 해창 갯벌을 체험하며 생명의 존엄함에 대해 다시 한번 느꼈다.
“이렇게 변한 줄 몰랐어요. 예전에 한 번 왔었을 때는 갯벌을 보면서 싱그럽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예전에 왔을 때와 너무도 다른 모습에 놀랐다는 회원 한 분이 해창 갯벌이 눈에 띌 정도로 죽어가고 있음에 답답함을 토해냈다. 방조제 공사 진척으로 인해 4공구가 막히고 서서히 죽어가는 갯벌은 입과 항문을 틀어막은 듯한 괴로운 모습이었다. 그래서 갯벌의 가장자리에 홀로 서 있는 솟대가 더욱 안쓰럽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특히 비가 많이 내려 눈앞을 보기 힘든 상황인데도, 농업기반공사의 공사가 강행되고 있어 눈쌀을 찌푸리게 하였다. 정부의 새만금 발표가 있기 전에 공사를 진행시키려는 의도가 너무도 명백해보여, ‘개발’과 ‘경제’라는 명목 앞에 흔들리고 무시당하는 ‘생명체’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그래서 계화도 어민의 말이 더욱 가슴에 닿았는지도 모른다.
“아직도 새만금은 살아있고 우리는 그 생명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선택입니다,”

벌써 10여 년째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새만금이 시화호처럼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갯벌과 바다를 되돌아보았다.

해창갯벌을 다녀온 뒤의 고사포 해수욕장에서 진행된 갯벌 탐사는 그래서 더 의미가 있었는지 모른다. 조금 전 죽어가는 갯벌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돌아온 이들이 살아있는 생명력 넘치는 갯벌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예상보다 많이 내린 비로 인해 진행진의 우려가 컸으나, 함께 회원한마당을 만들어가고
이끌어가는 아름다운 지구인들의 따스한 마음들로 인해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루어졌다.

녹색인들은 언제나 녹색의 마음 속에 새로운 희망과 꿈을 펼치게 한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함이 이리 기쁜 듯 싶다.

많은 비와 함께 즐거움으로 남게 된 ‘2003 회원한마당’은 ‘녹색인이 주는 소중함’이란 기억으로 마음속에 저장되었다.

글 : 대안사회국 이버들 qjemfl@greenkorea.org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