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고리 1호기, 스트레스테스트 앞둔 대규모 설비교체 즉각 중단하라!

2013.04.12 | 탈핵

고리 1호기, 스트레스테스트 앞둔 대규모 설비교체 즉각 중단하라!

 

수명 만료 4년 앞둔 2013년 정비비용이 2007년 이래 총 정비비용의 51%에 달해

한국수력원자력(이하‘한수원’)은 4월 12일 오전 10시부터 8월 26일까지 4개월간 고리 1호기의 제 30차 계획예방정비를 갖고 ‘설비개선을 통해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일상적인 안전성 증진을 위한 계획예방정비가 아닌 사실상 2차 수명연장을 위한 꼼수로밖에 볼 수 없다.

한수원은 2007년 수명연장을 결정할 당시 수립된 주요 부품 교체 계획에 따라 실시할 뿐이라 밝혔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유럽형 스트레스테스트를 거쳐 노후 핵발전소 재가동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정책결정에 따라 스트레스테스트지침이 마련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2007년 계획은 수정되어야 마땅하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김제남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원자로 헤드를 비롯해 비상디젤발전기 교체 등 2013년 지출하는 부품 교체와 제작비용이 총 2,382억 원에 달한다. 이는 2007년~2013년 총 정비비용 4,668억 원의 51%에 달한다. 고리 1호기는 2007년에 이미 30년 설계수명이 다 되었으나, 10년 수명을 연장해 올해 6년째 가동을 하고 있다. 불과 남은 수명 4년을 앞둔 올해 계획예방정비기간 동안 계획된 정비품목 수는 5,598건으로 재가동이 결정된 해인 2007의 정비품목 수 2,293건의 2배가 넘는다. 정비공사 및 용역비용 역시 929억 원으로 2007년의 901억 원 보다 많다. 일상적인 계획예방정비라고는 하나, 폐로 여부를 판단하는 스트레스테스트를 앞둔 시점에서 이렇게 대규모 비용을 지불하며, 설비교체를 진행하는 것은 예산 낭비이며, 2차 수명연장을 위한 꼼수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또다시 드러난 납품, 시험성적서 위조 비리. 또 다른 의혹과 불신만 키우는 무리한 대규모 설비교체 강행 중단해야.

현 시점에서 무리하게 설비교체를 강행 하는 데에는 스트레스테스트를 앞둔 2차 수명연장을 위한 꼼수라는 의심과 함께 또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부산지검은 11일, 고리원전 납품비리와 관련해 고리원전 전·현직 과장과 납품 업체 대표 등 13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2006년 말부터 2011년 4월까지 고리원전 과장이 납품업자와 결탁해 중고부품을 빼돌려 재납품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불량 오일 펌프 11대를 수리도 하지 않은 채 재 납품 해, 아예 사용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또한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원자로 냉각제펌프의 임펠러나 순환수 펌프 등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부품이 고리원전에 대거 납품된 것으로 확인 되었다.

이미 지난해 2월, 고리 1호기 전력공급 중단 은폐사건으로 온 국민이 경악한 바 있다. 끊임없이 드러나는 고리원전의 각종 비리로 잃은 신뢰는 대규모 설비교체가 아니라 엄격한 정비로 회복시켜야 한다. 각종 부품, 납품 비리가 줄줄이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진하는 고리 1호기의 대규모 설비 교체는 스트레스테스트를 앞두고 또 다른 비리를 덮기 위한 수순은 아닌지 의혹이 일기에 충분하다.

스트레스테스트를 앞두고 여러 의혹을 받으면서까지 강행되는 대규모 설비 교체는 계획예방정비의 목적인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는데 전혀 기여할 수 없으며, 국민의 불안과 불신만 키울 뿐이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로 한 정책결정에 반하는 계획예방정비를 즉각 중단하고 엄격한 스트레스테스트를 거쳐 폐로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문의 : 녹색연합 에너지기후국 김세영 010 – 5151-6391

 

2013년 4월 12일 녹 색 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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