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피해주민이 홍천군수에게 보내는 간절한 편지

2012.02.03 | 백두대간

너무나 추운 날씨에 어디선가 나보다 더욱더 춥고 힘들게 지내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신의 고향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추운날 100일 가까이 노숙농성을 하시는 
어머니 아버지들이 계십니다. 보상이나 더 많이 갖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동안 살던 고향에서 농사지으며 이웃들과 웃으며 살 수 있는 당연한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라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일이 아닐까요? 
그 싸움이 국민모두의 휴식처이자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는 강원도를 지키는 것이라
그냥 지켜볼 수 많은 없는 일입니다. 
현재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많은 강원도 골프장 피해지역중에서
조인자님이 군수님에게 보내는 간절한 편지를 함께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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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님.

설 명절 잘 지내셨습니까.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밝게 웃으시는 모습을 뵙고 싶습니다.
처음 뵙을 때 군수님 웃는 모습이 참으로 신선했었음을 기억합니다.
 
많이 바쁘시더라도 찬찬히 그리고 꼼꼼하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동면 월운리에 살고 있는 조인자입니다.
저는 홍천에 아무 연고도 없이 그저 자연환경이 좋아 2003년부터 이 곳에 터를 잡고 살고있는 귀농인입니다.
 
누구라도 저희 집에 오신 분들은 이구동성으로 한 마디씩 하십니다.
“참 좋~다.” 저는 이곳이 참 좋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저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지역의 어르신이신 군수님을 모시고
요즘같이 추운 날에는 따끈한 차 한잔 대접하고 싶고 햇살좋고 바람 따뜻하면 
원두막에 앉아 농사지은 수박 한 조각 올리고 싶습니다.
자랑하려구요. 요즘같이 머리 복잡하실 때에 이 곳에 오시면 군수님도 한 말씀하실겁니다.
“정말 좋~습니다.”
 
군수님.
제 유기농 터전으로부터는 50여m 그리고 거처로부터는 100여m 앞 오음산이 골프장 부지입니다.
골프장 부지 100여m인근 6반에 17가구가 살고 있으며 모퉁이 돌아 5반 20가구가
갈수기에 조차 오음산 맑은 물을 아끼고 나누며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월운리는 120여가구가 모여 살고 있는 제법 큰 농촌마을 입니다.
군수님도 아시겠지만 월운리는 오음산 뒷쪽 북향마을이며 우리마을을 거쳐서 나가는 길이 없이
되 돌아나가야 하는 막다른 마을입니다.
 
군수님.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소시민으로서 골프장에 대한 진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마을에 골프장을 지으려 한다는 개같은 소리에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곳에 살고있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에서 벌어지는 어떤 행위도 그것이 악행일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선행일지라도
주민의 동의없이 이뤄질 수는 없는 일이며 이미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는 지역에서 공동으로 나타나고 있는
물과 토양과 공기의 오염과 용수고갈의 문제만으로도 골프장은 충분히 거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철없는 순진한 생각이었습니까.
 

2011년 5월 골프장건설 중단을 위해 단식농성을 하시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조인자님.

 

군수님.
민심을 살펴 군정을 펼친다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내 문제라면 어떻게 했을까.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어떻게 처신함이 바른 행정일까.
내 집 내 마을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과연 군수님은 어떤 요구를 관청에 했을 것인가.
군수님도 지금의 저희와 똑같은 요구와 행동을 하셨을 것입니다.
 
군수님.
농촌마을 현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주민들은 연로하시고 궁핍하시고 고달프십니다.
골프장 사업자보다도 더 사업자 같은 몇몇 지각없는 공무원들이 지껄이는 말처럼
주민들이 보상이나 바라고 엄동설한에 노숙을 하면서 검붉은 배설을 토해가며
이 지난한 반대운동을 4년 5년 7년 할 수 있겠습니까. 생존권 사수입니다.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재산권도 보존받으면서 행복하게 살고싶은 주민 권리의 주장이며
우리지역의 생태환경을 잘 보존하고 고향을 지켜 후손에게 물려주고자하는
주민 의무이고 사명인 것입니다.
 
 
골프장지역의 주민은 군수님의 적이 아닙니다.
군수님이 보살피고 보듬어 안아야 할 어버이이고 아이이고 형제이고 친구입니다.
군수님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한다면 허리굽고 병든 주민들은
어디가서 누구로부터 고단한 삶을 위로받고 지탱할 수 있는 힘을 구할 수 있을까요.
군수님께서 이 지역에서 함께 살아오면서 보셨던 우리주민들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누구라 할 것도 없이 사람 좋은 웃음으로 고향마을을 지키며 
소박하게 살고자하는 주민들의 얼굴에 드리워진 깊은 한숨과 그늘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넘어 가슴 속에서 치미는 울화를 참을 수가 없습니다.
고향마을을 청청하게 지키며 살겠다는 우리 주민들이
많은 소송에 휘말리고 전과자가 되는 고통을 겪고 있음을 잘 알고 계시잖아요.
군수님의 보호하에 살고 있는 홍천군 주민들의 실상입니다.
여러 지역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주민들의 고통과 원성을 
군수님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해소시켜 주셔야 한다고 요청합니다.  
전념해도 어려운 농업인으로서 생업도 져 버리고
아이들의 일상적인 투정도 못 본 척 못 들은 척 외면하면서
돌아서서 눈물을 훔치는 우리 주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군수님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군수님.
업자와 만나라고 하는 것은 우리주민들의 의지를 많이 왜곡하고 많이 오판하고 있으신 겁니다.
우리 월운리 골프장 앞잡이 허을영이가 그랬습니다. 골프장이 들어오면 마을이 발전한다구요.
그래서 그랬습니다.
골프장이 들어와서 발전된 마을이 어디인지 알려주면 우리가 가보고네 말이 사실이라면 받아주겠다고.
우리마을 골프장부지 옆에 조그만 동산을 깍아내어 3채 정도의 전원주택지를 만들어 놨는데 안 팔리는 겁니다.
골프장 말이 오가니 매매가 안 되는 겁니다.
오염되고 고갈되는 마을에 어떤 정신나간 사람이 터전을 마련하겠습니까.
우리 월운리만의 문제일까요.
누구나 살고싶은 곳에서 재산을 잘 보존하고 살다가 정당한 가격을 보장받으면서 강제수용이 아닌 내가 팔고 싶을때
매매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골프장이 있는 지역에서는 가치의 보존은 커녕 매매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담당공무원들이 그럽니다.
토지매입서부터 많은 투자를 해 놓은 업자들이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느냐고 
우리 주민들은요. 골프장 부지보다도 더 많은 면적을 가지고 있는 더 많은 주민들의 재산은
어떻게 보존받아야 되는 건데요.
산업으로서도 그리고 인격적으로도 그다지 대접을 받지 못 하면서도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진다는 고귀한 자부심만으로 평생을 고향마을을 지키면서 살아온 주민들의 삶은
어떻게 인정받아야 되는 건데요.
 
군수님.
우리 주민들이 바쁘신 군수님께 하소연하고 때로는 언성을 높이지만 우리도 그렇게 하고싶지 않습니다.
우리 주민들을 하늘처럼 섬겨주시겠다는 군수님을 뵙고 우아떨면서 차도마시고
우리지역의 발전을 위해 건설적이고 바람직한 의견을 나누면서
언제 어디서라도 반갑고 고마운 분으로 손잡고 싶습니다.
 
그런데요. 군수님.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해할 수가 없으니 군수님께서 저희를 납득을 좀 시켜 주십시요.
업자가 제출한 사업계획서가 적합한지 적법한지 검토하고 조사해야 되는 것이잖아요.
연구논문도 검증해야 되는데 많은 면적을 훼손하면서 이뤄지는 개발행위이면서
생태계는 물론이고 주민들의 생존권이 악영향을 받는 사업계획서이니
꼼꼼하고 철저하게 검토하고 현장조사를 해야 되는 것이잖아요.
 

공무원들은 또 그럽니다.
우리도 수없이 반려하고 또 반려하고 있다고. 그래서 수없이 보완하고 또 보완해서 인허가를 내고 있다고.
생태계와 산림을 훼손하면서 이뤄지는 개발행위를 대행업자의 서류 보완으로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골프장 인허가상의 수많은 절차와 과정중에 어느 한 절차와 한 과정도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을진대
보존가치가 있는 희귀 동 식물은 옮기면되고 스스로 알아서 옮겨갈 것이고 
임목축적의 큰 편차도 생태자연도도 토지적성평가도 무시되고
주민들의 생존권은 저감방안이면 된다고 하는 서류보완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말입니다.
관청에서 찾아내고 걸러내야 하는 부적합하고 불법적인 요소들을 눈감고 있으니
답답하고 목마른 우리 주민들이 절차상의 불법적인 사항을 증명해서 인허가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군수님.이런 개그 유행어 들어보셨나요.
 
“조사하면 다 나와 .”
우리 주민들은 폭도도 아니도 투사도 아니고 부당함을 바로 세우자고하는 민원인입니다.
검토하고 조사해 주십시요.
우리 주민은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데 예서 그만 둘 수는 없는 겁니다.
내 잘못도 아니고 골프장업자의 야욕때문에 왜 우리 주민들의 생존권도 재산권도
그리고 행복추구권도 침해를 받아야 하는 겁니까.
민생을 돌보고자 존재하고 있는 관청의 왜곡되고 편파적인 행정 때문에 
주민들이 왜 나락으로 떨어져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겁니까.
 
이렇 듯 느닷없고 일방적인 주민들의 피해만이 존재하는 골프장은 싫습니다. 골프장은 안 됩니다.
주민들을 위해 정의롭게 큰 결단을 해 주시십요. 군수님. 
편안한 일상에서 생업에 매진하면서 행복하고 싶습니다.
  
 
201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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