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후기]생태드로잉, 인연과 기회는 이렇게 우연히 시작되는 것 같다

2013.05.02 | 행사/교육/공지

그림을 잘 그리고 싶었다.

그러나 강아지를 그리면 곰이 되고, 사람을 그리면 도깨비가 되버렸다.

그때 부터 그림은 선천적 재능을 가진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 믿게 되었고 그렇게 그림을 잊은채 적잖은 시간이 흘렀다.

몇해 전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더 이상 늦으면 영영 못할 수 도 있겠다는 조바심에 미술학원에도 전화를 걸어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러던중 녹색연합의 메일을 받았고, 서울이라는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덜컥 수강신청을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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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과 기회는 이렇게 우연히 시작되는 것 같다.

설레임을 안고 간 첫 강의.

사실 내가 그린 첫 그림(다른 참가자들이 내놓은 것과는 너무 간단한 사물)을 본 쌤의 표정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지만(?)

‘그림을 못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안 그려왔던 겁니다’란 격려에 용기를 내보았다.

 

다음날 새벽 일어나자마자 스케치북을 꺼내놓고 신발을 올려놓고 무작정 그려보기 시작했다.

외곽선을 그리고 나서는 “역시 난 안돼‘라며 머리카락을 쥐어뜯었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더 이상 그리지 못할 거야“란 오기에 안의 선을 그리고 실밥과 구멍을 그리기 시작한지 30여분이 흘렀을까

신기하게도 신발 같은(?) 그림이 나타났다. 사물과 비슷하게 그린 생애 첫 번째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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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집에 있는 신발이란 신발을 다 꺼내놓고는 신들린 듯이 그려보았다.

아내가 신발을 왜 식탁에 올려놓냐며 핀잔을 줬지만 탄력받은 내 손을 멈추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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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강의에서 쌤의 칭찬(잘 그렸다기 보다는 많이 그렸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ㅎ ㅎ) 동료들의 환호에 우쭐해보긴 처음이었다.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나보다.

채색작업은 또 다른 벽이었지만 잠시 불편한 장애물일뿐 언젠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이번 강좌의 최대의 결실이 아닐까?

사물을 자세히 봄으로써 느끼는 감정은 참 풍부하고 색다르다.

그간 만나온 수 많은 사람들과도 좀 더 눈을 맞추고 내면을 들여다 보게된 것 이것이 내가 그림과 함께 배운 더욱 소중한 마법의 드로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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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드로잉 2강 이모저모>

*함께 그린 수강생분들의 한줄 소감도 나눕니다~

” 도토리 한알에 정말 다양한 색상이 있다는 걸 알게된 두번째 시간. 수채화의 매력에 빠진날 ”
” 선과 색의 조화로움! 마음도 차 오릅니다~ ”
” 처음 해 본 채색 어렵지만 신세계!”
” 수채화는 어렵다 ㅠ_ㅠ 연습 열심히 해야겠어요!!”
” 많이 연습해야겠다 ^_^;;”
” 즐거운 강의^^ 마음대로 안되서 속상하네요”
” 여전히 어려워요 ㅠ.ㅠ 그러나 색만들기 너무 재미있고 이뿐 자연물을 비슷하게라도… 표현하는 그날까지 화이팅~ 재미있어요 ^^”
” 채색은 어렵지만 재미있다. 칭찬도 들음”
” 채색은 여전히 어렵네요. 감기걸려서 힘들었지만 재미있는 강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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