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후기] 나에게 필요한 허세를 부리십시오

2013.05.06 | 행사/교육/공지

나에게 필요한 허세를 부리십시오

“우리는 적어도 우리 자신에게 허세를 부릴 필요가 있습니다.”

‘심야치유식당’의 저자 하지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배움을 얻고 왔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힘들게 할까요? 왜 모두가 절박하게 ‘힐링’을 외쳐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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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결핍이 결핍된 사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 없이 무의미하게 삶을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 사회는 너무 열심히 사는 것이 문제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우리는 무슨 일을 할 때 평균값 안에 들어야 안정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평균은 너무나 높습니다. 그러니 평균에 겨우겨우 도달해도 ‘이제 겨우 평균이야’라는 생각에 삶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껏 힘들게 노력했으면서 불만족의 연속이라니, 참 이율배반적인 현상입니다.

공격성은 방향을 가집니다. 공격성이 외부가 아닌 내부로 향하게 되면,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자책하고 나무랍니다. ‘나’라는 ‘탱크’를 잘 관리해줘야 합니다. 안에 물이 넘치지 않게 내부 상태를 잘 알아차려야 합니다. 힘들다는 생각이 들고 몸이 힘겨우면 내가 나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나를 더 챙겨주고 감싸줘야 합니다. 살다보면 한없이 쭈그러들 때가 있습니다. 위축되고, 해도 잘 안될 것 같은 때, 우리는 우리를 비하하고 더욱 위축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허세가 필요합니다. 허세는 어감처럼 나쁜 게 아닙니다. ‘우리는 적어도 스스로에게 허세를 부릴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예능인들은 콤플렉스를 정면 돌파합니다. (‘예능력’-하지현 저) 콤플렉스가 없다면 사는 게 재미가 없을 것입니다. 열등감을 잘 요리하고 적극적으로 드러낼 때, 오히려 우리 삶은 풍성해집니다.

우리는 상황을 장악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또는 어떤 상황들에 이끌려 살아가기보다, 내가 내 상황을 장악하고 내 인생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스스로의 ‘포지션’을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나도 할 수 있는데 왜 내겐 기회가 안 오지?’라는 생각만 하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치 무한도전의 ‘정준하’가 식신원정대에선 일인자가 되고, 강심장에서 강호동 옆에 있던 ‘이승기’가 나중에 단독 MC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re_DSC_0498하지현 선생님께서는 강의 내내오늘 을 강조하셨습니다.

“가치를 찾아 오늘에 집중하라.” 라고 하신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오늘의 가치가 중요한 이유는, 오늘에 따라 내일을 괜찮게,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하셨던 것도 떠오릅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매일매일 평균에 도달하기 위해 애쓰면서, 막상 그 곳까지 도달하면 ‘이제 평균일 뿐’이라는 생각에 허탈해하고 다시 조바심을 낸다니. 스스로가 참 바보 같았습니다. 나에게 ‘평균’이란 무엇일까? 내가 평균에 속하기 위해 무한한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좀 더 지혜롭게 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균에 집착하기보다, 내가 진정으로 보람차고 행복했던 일들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그럴 수 있지만, 저는 제 자신에게 과도하게 엄합니다. 조금만 무엇을 잘못하면 ‘그것 하나 제대로 못 해? 남들 다 할 줄 아는 걸 왜 너만 못 해? 할 줄 아는 게 뭐니?’등등 마음속의 못난 소리로 제 자신을 괴롭힙니다. 그래서 살아가다보면 제 자신의 마음 속 비난 때문에 힘들어지는 순간이 많습니다. 그런데 하지현 선생님께서 “우리는 적어도 우리 자신에게 허세를 부릴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허세’라는 단어를 긍정적으로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저는 ‘허세근석’이라 불렸던 장근석도 곱게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허세’라는 말 앞에 ‘자신에게’ 라는 말이 붙자, 그 말에 대한 느낌이 확연하게 달라졌습니다. 하지현 선생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때론 고단한 삶 속에서 우리 스스로를 부러 더욱 격려해주고 응원해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해보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누구나 남들보다 부족한 면이 있고 실수를 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왜’ 못하냐며 자신을 탓하기보다, 잘하는 부분을 더욱 자랑스럽게 여기고 못하는 부분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현 선생님께선 “내가 나를 먼저 좋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밑바탕이 되는 조건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떤 집 두 개가 있다. 하나는 다른 하나보다 훨씬 더 크지만 집 안이 더럽고 냄새난다. 그런데 다른 집 하나는 아주 작은데, 집 안이 정말 말끔하고 아기자기하게 잘 되어 있다. 만약에 그 곳을 지나친다면 어떤 집에 더 관심이 갈 것 같나?‘ 하고 적절한 비유를 들어주셨습니다. 제가 먼저 저를 좋아하고 저를 보살펴주어야 남들도 저를 좋아해줄 것입니다. 또한 제가 진정 제 자신의 삶을 아낄 때 새로운 행복들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하지현 선생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제 자신에게, 또 다른 사람들에게 질문해봅니다. Do you like you?

*글: 서가인(녹색인문학 장학생)

 

 

즐거운 삶을 위한 마음의 태도, 예능력!

힐링이라는 말이 홍수처럼 밀려오는 시대에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제대로 ‘힐링’하며 살고있을까. 하지현 선생님은 독특하게도 예능에서 힐링을 찾으셨다. 힘든 하루의 끝에서, 우리는 멘토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TV를 켜고 예능을 보면 된다.

예능에는 나를 지키는 힘이 있다. 예능 속에서 비춰지는 허세는, 사실은 낮아진 우리의 자존감을 부풀어오르게 해주는 비상약이다. 실수하고 위축되어 나의 가치마저도 찌그러지고 있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난 아직 괜찮아, 죽지 않았어.’라는 허세를 부릴 수 있다. 남이 비웃을까 두렵다면 나 스스로에게 허세를 부리면 된다. 또 콤플렉스로 괴로울 때, 개그맨들을 생각해보자. 그들은 콤플렉스를 정면으로 드러내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 그리고 그럴 때 사람들은 더 이상 그들의 콤플렉스를 단점으로 여기지 않는다. 콤플렉스가 장점으로 변한 것이다. 콤플렉스가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콤플렉스를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그 동안 보았던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장면이 스쳐 지나가며, 미소를 짓게 만드는 말이었다. 예능 속 인물이 부리던 밉지 않은 허세를 내 삶에 적용했을 때, 그 결과는 생각보다 크고 값진 것이었다. 정말 공감 가는 이야기는 이것이었다. ‘예능에서는 결과보다 과정을 어떻게 풀어나갔는지가 중요하다.’ 나는 자라면서 늘 결과지향적인 삶을 살아왔고, 학창시절에도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수업을 선택했다. 정작 배우고 싶고, 배워야 할 것들은 뒤로 미뤄둔 채 말이다. 약간의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가졌던 대목이었다.

 

또한 예능에는 삶을 즐거운 게임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진행하는 갖가지 게임들처럼 우리의 일상이 게임이 된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게임에는 즐거움과 낙관적 기대가 있다. 또한 즐길 수 있는 패배가 있다. 우리는 게임에서 졌다고 울지 않는다. 게임은 그저 다시 시작하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과 우리를 지치게 만드는 하루하루의 일상들을 게임처럼 즐길 수 있다면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즐거운 실패 속에서 다시 시작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성공을 종용하고 실패를 병적으로 두려워하며 다시 일어서기를 유난히 힘들어하는 이 시대 속에서 우리가 이런 마음을 갖추었으면 한다.

re_DSC_0541드라마는 과거가 중요하다. 과거의 순간들이 모여 오늘 이 순간을 만든다. 반면 예능에는 과거가 없다. 오늘 만나서 게임하고 헤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바꿀 수 없는 과거를 되새기고 후회하며 살아간다. ‘그 때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과거의 잘못된 선택으로 지금의 내 인생이 꼬였다는 생각에 수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수십 번 생각해도 지나간 과거는 돌릴 수 없다. 우리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바꿀 수 있는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오늘의 가치를 찾자. 예능 프로그램처럼 낙관적인 태도로 오늘의 의미를 찾는다면 내일에도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물론 이 말이 비현실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 불안함이 적정치를 넘어서 우리를 잡아먹게 만들면 안 된다. 오늘을 즐겁게 보낸 사람이 내일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세상은 우리에게 독특함을 요구한다. 기업마다 창조적인 인재를 원하고, 광고에서는 당신은 특별하니까 우리 제품을 쓰라고 말한다. 독특하지 않으면 왠지 뒤쳐지는 것 같은 불안함을 느끼게 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사실 독창성은 100% 새로운 것이 아니라 2%의 새로움이다. 너무 높아져버린 평균과 보통의 기준이 ‘더 새로워지기를’ 강요하며 우리의 목을 조여오지만, 사실 독창성을 찾는 방법은 단순하다. 내가 고민하는 것 안에서 최악이 아닌 것을 찾아 걸러내며 그 자리에 오래 머문다면 어느 순간 독창성을 찾을 수 있다. 출발선에서 최선의 길을 찾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최악은 쉽게 걸러낼 수 있다. 그렇게 하나 하나 최악을 걸러내며 묵묵히 길을 가다 보면 우리는 2%의 새로움을 가진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

Q&A에서 하지현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힐링은 내가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강의만 듣는다고 힐링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강의에서 해주신 많은 이야기들을 내 삶에 적용하며 어제보다 더 많이 웃고, 덜 찡그리고, 오늘이 가진 귀한 가치를 찾아가며 살고 싶다.

 

*글: 이다솜 (녹색인문학 장학생)

*사진 :작은 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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