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후기] 십년후 화첩을 선물해 줄 산타클로스 같은 생태드로잉

2013.05.07 | 행사/교육/공지

4번의 수업으로 그림 실력이 는다?

평소에 다른 일이 있기는 하지만, 평일 2번, 주말 2번 그렇게 4번 정도는 시간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는 정말 많이 했는데,
이불에 지도를 그릴 때나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릴 때나 거의 비슷한 피드백을 받았던 터라 남들보는 곳에서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다.
지루한 회의시간에 노트 여백에 하던 약간 어두웠던, 존재조차 잊혀져 가던 나의 드로잉이 정말 4번의 수업으로 얼마나 나아질까.. 별 기대 없이 참여했다.

re__MG_0048첫 수업에서,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는 동지들을 만났다. 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 대체로 펜과 하얀 종이를 두려워했다. 마치 치과에 온 환자들처럼.

여기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드로잉은 곧 관찰이다.’ 관찰하는 시간보다 그리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실물과 같은 그림이 절대 나올 수 없다는 선생님의 말씀.
생각해보면 그렇다. 보이는 걸 그린 게 아니라, 눈으로 본 것에 대한 정보를 뇌에 기록하고, 그 기록을 손으로 나타낸 것이다.
–> 그 원리를 깨닫고 하나씩 원리를 터득하며 수업은 계속됐다. 그림을 그리면 페이스북에 올렸다.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카메라로 찍으면 뭔가 좀 더 있어 보이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도 뭔가 좀 있어보였다.
어렸을 때부터 불과 얼마 전까지, 무슨 고민 있냐며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나의 그림이 시간이 갈수록 페친들의 칭찬과 부러움이 대상이 되었다.

re_IMG_0442물론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무슨 전문가가 된 건 아니다. 그림을 보고 형체를 알아보고, 나름의 느낌이 있다는 것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나도 혹시 그림에 재능이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자꾸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다.

주변 사물이, 나무들이 그냥 있는 물건이 그 동안엔 단지 스쳐 지나가는 풍경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관찰을 하게 되고 그 특징을 살피게 되고 그리고 싶어진다. 그러다 그림을 그리면 어느 순간 몰입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나름 재미있다.

혼자서 시간을 보내기에 과거에는 손바닥의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해서 다른 사람 이야기를 관찰했다면,

드로잉을 배우고 난 뒤에는 주변에 좀 더 관심을 갖고 펜과 스케치북으로 그 느낌을 표현하며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4번의 강의로 그림을 그리는 법을 이해했고, 흥미도 생겼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잘 그리는 지도 좀 알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그린 그림이 쌓이고 쌓이면, 또 얼마나 재미 있을까?

이번 생태드로잉 수업은 십 년 후의 나에게 “그 시절 그 때를 아십니까?”라는 제목의 화첩을 선물해 줄 산타클로스였다.

글: 생태드로잉 수강생 최연율

<생태드로잉 4강 이모저모>

page_3

page_1

page_2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