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 보며, 숲속에서 낙엽 밟고 왔어요!

2003.10.29 | 행사/교육/공지

가을하늘 보며, 숲속에서 낙엽 밟고 왔어요! 지난 25일 초록이 학교는 2학기 두 번째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제 가을 날씨가 만연한 바깥공기는 제법 선선해서 늦여름 열기에 가벼웠던 친구들의 옷차림도 많이 두툼해 졌습니다.



성북동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남을 가져서인지 버스에서 내린 초록이 학교 친구들의 얼굴은  설레임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우리가 버스에서 내린 곳은 양재 시민의 숲이었는데요, 그곳에는 벌써 붉게 물든 플라타너스 낙엽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부스럭부스럭 낙엽을 밟으면서 그 곳에서 친구들과 모둠 선생님들은 앞장서신 양경모 선생님을 따르며 하천의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보고 온 양재천은 1학기 초록이 학교 때 갔던 청계산과 과천에서 내려오는 물이 만나는 곳이라고 합니다. 물 속에서 살아가는 물고기의 종류를 알아보고 그 물이 얼마나 깨끗한 물인지 관찰할 수 있다는 말에 친구들은 살짝 놀란 것 같기도 했지요. 그물에 걸린 물고기들은 피라미, 붕어…아쉽게도 그 곳의 물은 3급수정도의 물로 판단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친구들은 그 결과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겠죠? 물고기를 잡으러 가는 길에 보았던 식물들을 관찰하는 것도 친구들이 가는 길의 심심함을 덜어주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수조에 잡아두었던 고기를 놓아주고, 하천의 물을 조금씩 떠서 친구들과 함께 물의 깨끗한 정도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숲속을 걸어가며 낙엽을 모으는 친구들, 낙엽을 뿌리며 즐겁게 뛰노는 친구들을 보며 우리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가을하늘의 여유로움을 느꼈습니다. 숲은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선사합니다.



물의 깨끗한 정도를 검사하는 것은 시약을 사용하여 화학적인 실험을 통해 이루어졌는데요, 채수한 물에 시약을 떨어뜨리는 친구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습니다. 각 시약을 통해 나타나는 색깔로 그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또는 인체에 어떤 해로움을 끼치게 되는지 등의 설명을 듣기도 했어요.
해가 지면서 날씨가 추워질 즈음, 선생님이 정성스레 준비한 김밥을 맛있게 먹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다운 해맑음을 느꼈습니다. 비록 실험 결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조도 있었고, 시약을 넣는 과정에서 약간의 실수를 한 친구들도 있었지만 모든 친구들의 마음속에서 맑고 깨끗한 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히게 됐을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

약간의 여유시간을 이용하여 뛰놀던 친구들을 보며 자연 속에서 경험을 통해 이루어지는  배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날이 저무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면서 초록이 학교도 집에 가는 시간을 서두르게 됩니다. 아쉬워하는 친구들을 달래며 버스에 올라타고 성북 동으로 돌아오는 동안 피곤했던 친구들은 잠을 청하기도 하고, 또 다른 친구들은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성북 동에 도착할 쯤 날은 많이 어두워져 있었지만 친구들의 얼굴에 즐거움이 묻어나 흐뭇했지요. 친구들과 다음 만남을 약속하며 그렇게 2학기 두 번째 초록이 학교를 무사히 마쳤답니다.

콧바람을 불며 신나게 집으로 돌아가던 초록이 학교 친구들을 떠올리며 저 역시 다음 초록이 학교를 많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강아지풀 남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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