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허파, 아마존이 있다면 서울의 숨통은 바로 여기!

2013.07.08 | 행사/교육/공지

18.6km 한양도성 길을 중심으로 서울의 도심숲 생태를 모니터링 합니다.

 

“아이고, 녹색연합 징하네요. 해병대보다 더해. 어쩐지 밥을 배불리 먹이더라니. 하하”

주말을 이용해 도심 숲을 따라 성곽 길을 두 번에 걸쳐 예비조사를 막 마쳤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 총 15명, 모니터링단의 예비조사 평가는 한마디로 ‘징했다’였지요. ^^ 하긴 뙤약볕에서 18.6km를 GPS 사용법도 익히면서, 조사기록장(야장)도 적으면서, 사진도 찍고, 나무도 보고, 도감도 찾아보며 걷는 일이 보통 일은 아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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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숲과 길을 따라 걷는 길이다 보니 다른 지역의 걷는 길에 비해 관리는 양호한 편이었습니다. 표지판도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구요. 그러나 많은 시민들이 이용을 하는 곳이다 보니 흙이 쓸려 내려 미끄럼을 주의해야 하는 구간들이 있고, 중복된 표지판으로 혼란을 주는 곳도 있고, 시내를 통과 해야 하니 차량을 주의해야 하는 구간도 제법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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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숲에서 나무만 90여종, 쉽게 찾아 볼 수 있어요.

북악 스카이웨이로 이어지는 북악산 북쪽 능선은 나무 교육을 겸해 실제 어떤 나무가 많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았는데요. 대표적인 넓은잎 나무인 갈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굴참나무를 비롯해 소나무, 잣나무, 느티나무, 팥배나무, 산딸나무, 개벚나무, 산수유, 산사나무, 가죽나무, 생강나무, 누리장 나무, 병꽃나무, 작살나무 등 90여종의 나무를 관찰 할 수 있었습니다. 아까시나무 같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귀화식물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구요. 바깥쪽 성벽을 따라 스카이웨이를 만나는 길까지 조성된 숲 산책로는 짙게 우거진 여름 숲을 만끽할 수 있는 멋진 길이었습니다.

 

숲 없는 성곽은 앙꼬없는 찐빵?

서울시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한양도성 알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양도성을 모두 걸어보면 조선왕조 600년 도읍지 한양을 만나고, 조선의 건국사와 개화기 근대사를 엿보고, 예술과 패션을 아우르는 현대문화까지 섭렵할 수 있는 놀라운 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이곳은 북악산-인왕산-남산-낙산으로 이어지는 도심의 중요한 생태축이기도 하지요. 우거진 숲이 있어 삭막한 도심 속에서도 다양한 동식물이 살 수 있고, 휴일이면 누구나 찾아 여가를 누릴 수도 있지요. 또 그 곳을 찾지 못하여도 초록의 싱그러운 경관이 도심 안에 있기 때문에 지친 눈이 잠시라도 편안히 쉴 수 있는 것일 테지요. 지구의 허파로 아마존이 있다면 서울의 숨통은 바로 한양도성을 잇는 4개의 숲이 트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이것이 바로 한양도성이 문화와 역사를 넘어서서 생태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양도성 생태 모니터링은 이렇게 할 계획입니다.

그 서울의 숨통 속으로 한 달에 한번, 15명의 시민들과 두발로 구석구석 찾아가보려합니다. 서울 도심 숲에 무슨 나무가 많이 있는지 공부하며 조사해보겠습니다. 올해가 지나면 한양도성 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를 누구나 보기 좋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이 한양도성 생태 모니터링 결과가 도심 숲을 재미있게 만나고, 풍부하게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는 욕심을 좀 더 부려 문화와 역사가 담긴 한양도성 숲에서 어른들을 위한 재미난 숲 놀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진 / 자연생태국 임태영 글 / 회원더하기팀 윤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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