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 샷! 낙동강에서 치는 골프?

2014.03.05 | 4대강

SONY DSC볕 좋은 2월의 오후. 즐겁게 골프를 치고 계시는 분들이 보입니다.

골프치기 좋은 너른 벌판. 이곳이 어디일까요?

낙동강의 세번째 보, 구미보의 하류입니다. 구미보 하류와 감천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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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으로 구미보가 보입니다. 앞에는 골프장이 있고요. 이곳은 멸종위기종 흑두루미 도래지역이니 출입하지 말라 써놓은 현수막 뒤로 골프를 치고 계시는 분들이 보입니다. 흑두루미의 서식처 보호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멸종위기종의 살 곳을 빼앗아 얻은 골프장, 마음에 드시나요?

이제 구미보로 가보겠습니다. 구미보는 얼마나 잘 관리가 되고 있을까요?

구미보


보 여기저기에서 물이 새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허겁지겁 졸속으로 해치운 공사와 부실 설계 때문입니다. 예전에 누수가 발생한 자리를 보수한 자리에서 다시 물이 새기도 합니다. 새고 막고, 다시 새고 막고. 앞으로 얼마나 반복하게 될 지 알 수 없습니다.

 

다른 보들은 괜찮을까요? 칠곡보로 가보겠습니다.

칠곡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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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보에서는 하자 보수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철판을 수문 안쪽에 덧대어 보강하는 공사입니다. 완공된 지 2년도 안되었는데 또 다시 공사를 하고 있네요.

첫번째 영상을 보니, 칠곡보 우안 옹벽에서는 누수가 진행중입니다. 두번째 영상에서는 닫혀있는 수문 틈에서 물이 콸콸 힘차게 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강정보

강정보에서도 어김없이 물이 새고 있습니다. 낙동강에 지은 보에는 누수가 마치 옵션처럼 따라붙나봅니다. 강정보에서 발견한 또 한가지 문제점은 수질문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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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락섬’이라고 이름붙여진 이곳은, 시민들이 물놀이도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강정보에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하지만 수질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왼쪽 조감도과는 매우 다른 모습입니다. 사실 조감도와는 달리, 이곳은 시민들에게 개방할 수 없는 구역입니다. 보에서 떨어지는 물 때문에 매우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현장에 함께 한 수자원공사 직원에 따르면 3월에 이곳을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하는데, 누가 저 물에 발을 담그고 싶어할까요?

흐르지 않아 더러운 물. 낙락섬 뿐만 아니라 4대강 전체의 모습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과연 기우에 불과할까요?

영풍교상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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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모를 거품이 강을 가득 뒤덮고 있습니다. 상주보로 인해 강이 정체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 광경입니다. 강에 사는 생명들의 안녕이 궁금해집니다.

도남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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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죽은 나무들입니다. 보 때문에 수위가 깊어져 모두 물에 잠겨 죽었습니다. 물에 오래 잠겨있으면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보이는 것에만 치중하며 벌인 삽질의 결과입니다. 게다가 물이 흐르지 않아 강이 얼어있습니다.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지않습니다.

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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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이곳은 감천입니다. 감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이죠. 감천교 상류에서 관로 보수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역행침식으로 인해 관로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역행침식이란 본류의 흙을 퍼내면서 본류 바닥이 낮아져 본류와 지류가 만나는 곳에 낙차가 생겨 빠르고 강한 물살로 인해 흙이나 돌이 유실되는 것을 말합니다. 강 바닥에 묻혀있어야 하는 관로가 흙이 파이면서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이곳은 강 바닥 보호를 위해 설치한 하상보호공이 역행침식 때문에 파손되어 다시 공사를 하기도 한 곳이죠. 4대강 사업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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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행침식이 일어난 곳을 한 곳 더 찾았습니다. 역시 감천에 위치한 선주교입니다. 주민의 제보로 이곳에서 ‘똥물이 분수처럼’ 뿌려졌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불쾌한 냄새가 남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역행침식으로 강바닥에 묻혀있던 오수관로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4대강’살리기’ 사업이 끝나고 2년, 강은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막대한 세금을 퍼부은 삽질의 결과는 아픈 강과 파괴된 구조물로 돌아왔습니다. 4대강 사업은 시작부터 잘못된 사업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확연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강이 본래의 건강한 모습을 찾도록 해야합니다. 강이 제 모습을 찾을 때 까지, 녹색연합은 꾸준히, 그리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겠습니다.

 

사진 : 황인철 (평화생태국)

글: 이다솜 (평화생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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