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담]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 우리의 화답

2014.06.13 | 행사/교육/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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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 우리의 화답

                                                   2014년 6월 4일 오후 5시 Space Noah

                                                   사회 :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
                                                  
 대담 : 서화숙 (한국일보 선임기자)
                                                          
유정길 (평화재단. 에코붓다 대표)

 

녹색연합 사무처장 윤기돈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있고나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우리 사회 어떤 모습이 이런 참사를 만들어 냈는지, 그리고 나서 생각했던 것이 이것이 진보와 보수 아니면 생명운동과 그렇지 않은 운동 찬핵과 반핵 같은 이런, 진영의 논리를 떠나서 함께 성찰하고 이야기할 내용이 있지 않을까 였습니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성찰하고 또 한편으론 우리가 이 세상을 좀 더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무엇을 더 노력해야 하는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녹색연합은, 시민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함께 이야기해주실 두 분을 모셨습니다.

한국일보 서화숙 선생님과 평화재단의 대표 유정길 선생님 모셨습니다.

사회 : 세월호 참사가 벌써 50일이 지났습니다.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습니다. 또 한편으론 이 참사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것은 아닌가 우려도 합니다. 두 분이 느낀 감정의 변화, 어떤 생각들 하셨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서화숙 : 제가 그날 4월 16일날 칼럼을 쓰고 있었어요. 회사에서 여러 자료를 보고 있는데 11시 좀 넘어섰을 때 전원 구조되었다 하길래, 날이 너무나 맑기도 하니까, 그래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세 네시가 넘어가면서 아, 이미 빠진 사람들은 다 죽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그때 정부가 언론에 발표하는 양상이 천안함 때와 유사했거든요. 에어포켓 이야기하면서 더 오래 살아있을 수 있다, 더 오래 살아있을 수 있다고 자꾸 강조하는 것이 그때 한명도 살리지 못하면서 사람들에게 헛된 기대만 품어주게 하는 그때와 흡사했어요. 너무너무 분노해서 그때 이미 왜 구하지 못했느냐는 글을 썼고, 그게 7시 즈음 출고가 됐는데, 그건 다음날 실릴 기사였어요. 신문사에선 아이들이 아직 살아있을 텐데 벌써 죽은 걸 상정하고 글을 쓰는게 조심스럽지 않냐고 그랬지만요. 그때부터 계속 울음이 나오죠. 오늘도 유예은 학생의 아버님이 아이의 영정을 들고 투표를 했다는 걸 보고 너무 눈물이 났습니다. 네. 사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저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이런 말을 하나도 긍정하지 않구요. 이 사건을 저지른 범죄자들이 집단이 있습니다. 그게 누군지 정확히 밝혀야 된다 생각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감성적으로 감정의 진폭을 많이 겪고 있고 툭하면 눈물이 터지는 과정을 겪고 있지만 한편으론 이성적으론 굉장히 냉정해졌습니다. 이전까지도 저는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국정원의 정치개입, 간첩조작 사건 등으로 문제가 많다고는 여겼지만 정부가 당장 퇴진해야 한다, 대통령 사퇴해야 한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것은 늘 칭찬했습니다. 가령 임대차 소득에 대해 세금 걷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진보적인 신문에서조차도 박근혜 정부의 정책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세입자들에게 부담이 된다고 했는데, 그건 너무 단견이다 했어요. 길게 보면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아 결국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지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하나하나 어떤 세부 정책이 잘한다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 여깁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개념을 상실한 정부를, 우리가 민주국가에서 정부로 유지하고 지지해주고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부에 대한 평가가 냉혹해지고 명확해 진 것이 이전과 달라진 점입니다.

유정길 : 아시는 것처럼 93년 서해 페리호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대략 삼백 명 정도가 죽었습니다. 그때와 상황이 다른 것이 이번엔 우리가 4월 16일 날 침몰하는 과정을 생중계하듯이 지켜보았어요. 다 살아있을 수 알았어요. 얕은 바다였고, 주위에 배들이 많이 있었고 다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다 살았는 줄 알았어요. 대부분 걱정을 안했어요. 저녁때가 되어야 침몰하는 걸 보고 바뀌었죠. 그리고 한달 넘게 날마다 모든 국민들이 다 뉴스를 보며 울고 집단적인 우울증에 걸렸어요. 남자든 여자든 보수든 진보든. 한국사회에서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의 감정을 복받치게 만든 사건이 일이 또 있었을까 싶어요. 아시겠지만 특히 동영상이 나온 걸 보면 헬기소리가 막 들리니 그 아이들이 얼마나 아, 이제 살았구나 하고 창문을 보며 구조대원들이 곧 오겠지 했습니까? 굉장히 많은 사람들한테 엄청나게 가슴 저린 아픔으로 남았고 이런 감정들이 이어 분노로 갔죠.

사회 : 처음에는 큰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이 한 명도 구하지 못하고 여전히 실종자가 있는 상황을 보며 사람들의 마음이 안타까움이 분노로 갔습니다. 이 사건을 겪으면서 국가가 도대체 왜 존재하는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 그렇게 기상조건이 좋았는데, 왜 침몰할 수밖에 없었는가, 또 왜 한명도 구조하지 못했을까? 먼저 세월호가 침몰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설이 나오는데, 선생님들이 바라보는 침몰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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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숙 : 침몰원인에 대해서 지금 검경합동본부에서 수사를 하고 인천 지검에서 유병언을 좇으면서 양쪽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정부발표에 따르면 지나치게 많은 짐을 실었고 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실어야 할 평형수를 덜 실어 위는 뚱뚱하고 아래는 약하다 보니 과속을 내다 휘청해 미끄러졌다입니다. 그것 말고도 의혹 있는 지점이 너무 많지만수사가 진척되지 않고 있습니다. 왜 침몰했는가의 문제가 있고 왜 구조하지 못했는가의 문제가 있는데 지금 정부는 유병언의 사진을 회사에서 얼마에 샀다, 아해라는 이름으로 무슨 나쁜 짓을 했다, 유병언의 딸을 잡았다, 아들을 잡았다며 계속 유병언 주변만 맴돌며 침몰에만 맴돌고 있습니다. 침몰에도 많은 의문이 있습니다. 일단 배에서 화상을 입었다는 증언이 있어 폭발이 있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검찰이 밝힌 자료에 왜 조리사 두 명을 구출하지 않았냐고 하니까 조리사 두 명이 3층 계단에 너무 많이 다쳐서 넘어져 있어 데려오지 못했다는 검찰수사 발표가 있는데, 왜 조리사 두 명이 조리실도 아닌 3층 계단 옆에서 쓰러져 있었는지, 심지어 심한 화상으로 살점이 떨어진 이들도 있다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검찰이 대답을 하지 않고 있어서 왜 침몰했는가는 지금 시점에서도 여전히 엄밀히 말하면 모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YTN이 최초보도해서 모든 언론이 받아 쓴 8시48분에 배가 멈추고 기울기 시작했다는 함적기록도 국제 싸이트에 나와있는 함적 기록과는 다르다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해수부가 석연찮게 설명합니다. 왜 침몰했는가도 그 중의 일부분이 과적과 평형수 미달이지만 다 알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유정길 : 왜 그토록 언딘만 구조의 권한을 주고 주변의 자원활동은 막았는가에 대한 의혹이 있습니다. 상식적으론 복원력이 부족해 침몰했다지만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 부분은 일단 조사해야겠고 일차적으로 그 상황을 복기해서 의미 있는 사안들을 보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선장이나 선원들이 기본적인 책임의식을 갖지 못하고 승객들을 구조하지 않고 먼저 탈출한 점, 원래 20년 수명인 배를 30년으로 늘린 규제완화의 문제, 화물의 3배 이상을 과적한 점. 그 정도 적재하고 한번 운행하면 4천만원을 번다 하는데 그러면 여객선이 아니라 화물선이라는 것. 해경의 무책임성, 해경이 마치 사람을 구조하는 게 아니라 불법어선을 체포하려는 것처럼 옆으로 간 것, 사람을 구조하려면 뒤로 가야하는데, 제대로 시설이나 장비도 갖추지 않고 접근해서 제대로 구조하지 못한 점. 들어가지 않고 물에 빠진 사람만 건진 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을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회 : 언론을 통해 나왔지만 출발시간의 문제가 있었고, 과적, 보박, 50일전에 안전점검 받았고 양호하다 했지만 사고가 났을 때 어떠한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 등 많은 것들이 원인이 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철저하게 정부에게 왜 배가 침몰할 수밖에 없었는지 원인들을 정확히 규명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서화숙 : 왜 구조를 못했나? 지금 너무 침몰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왜 구조하지 못했는가에 집중해야 합니다. 정말 이건 상식적으로 이해를 할 수 없어서 제가 적어갔고 다닙니다. 8시 52분에 119로 학생이 신고를 했습니다. 소방방재청으로 신고가 된 겁니다. 8시 58분에 배에서 신고합니다. 해경산하에 관제센터에 신고한 거죠. 해경이 9시 30분 즈음에야 도착합니다. 그 후 배가 가라앉아 구조하기 힘들 정도가 된 것은 10시 23분입니다. 학생이 살아있다는 마지막 카톡이 10시17분입니다. 9시 반부터 10시 17분까지 47분. 10시 23분까지 53분 동안 시간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언론을 통해 보았지만 경비정이 와서 20분 동안 빙빙 돌고 그러다 52분에 배에 가서 구조한 사람이 선장과 일당, 그 악당들을 구출을 하고 위에 있고 물에 빠진 사람들을 거의 건지듯이 수습하고 더 이상 구조를 하지 않습니다. 유리창도 하나는 깨졌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깨지도 않습니다. 왜 구조를 안한걸까요? 그 사이 소방방재청 헬기만 전체 23대가 왔다 갔다합니다. 30분 거리에 있던 미국 항모에서 구조장비를 모두 갖춘 미군 헬기 두 대가 구조를 하러 왔는데, 해경이 들어오지 말라고 합니다. 소방 방재청 헬기도 하지 말라 합니다. 12시 4분에 잠수를 하는 정예의 해난구조대가 왔지만 이들도 해경이 구조활동을 못하게 합니다. 저녁 7시가 되어야 이들이 말뚝 박는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왜 사람이 살아있는데 살리지 않았는지, 구조를 안 하는지, 그리고 해양수산부 산하의 해경이고 국방부 산하의 해군이면 각 부처끼리는 서로 동등한 위치니까 대등하게 의무를 해야 하는데 해경이 하지말라고 구조를 하지 않은 것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소방방재청은 안전행정부 산하인데 안전행정부에는 중앙재해대책본부가 있어 대형재난이 나면 여기 지휘를 받아야 하니 어떻게 보면 안행부가 최고결정을 지고 지휘할 수 있는데 그 모든 부처들이 아무 사람들의 이야길 안 듣고 해경이야기만 듣고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리고 지금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람만 304명이 죽었습니다. 여기에 화물차 기사들 185명 인원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304명 이상이 죽었다고 봐야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었을까? 이런 의문들이 가득한 상태에서 청와대에 몇 시에 보고했다 국정원에 몇 시에 보고했다는 말이 나오고 선장과 선원 이 악당들을 데리고 해경의 직원 숙소에 재우고 해경숙소의 CCTV가 먹통이 되어 안 된 사이 누가 와서 그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이 모든 것이 의혹투성 입니다.

현장에 가 있는 취재기자들은 어민들로부터 많은 정보를 받습니다. 그 중엔 7시 반에 배가 멈췄다는 걸 본 적이 있다는 어민들의 제보가 있습니다. 해경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수많은 어민들이 새벽에 일을 나갔다 어떤 배가 바다에 멈춰 있었다는 걸 봤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구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어민들이 10시 반 즈음에 그 소식을 듣고 많이 달려갑니다. 그런데 그 어선을 다 돌려보냈습니다. 10시 반 정도에 다 구조했으니 돌아가라고 해서 돌아왔다는 어민들의 정보가 있습니다. 지금 구조된 사람도 어민이 구조한 사람이 더 많습니다. 이게 아프리카 국가도 아니고, 양민학살하는 나라도 아닌데, 어떻게 물에 빠져도 온수 때문에 바닷물이 따뜻해 세 시간 정도는 살아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왜 구조작업을 안했는지 정말 저의 상상력으로는 끔찍한 결론말고는 답을 모르겠습니다.

사회 : 왜 한명도 살리지 못했을까 조금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 질문을 던져보면 사고가 났는데 선장과 선원이 한 일이 자기들 사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해경이 구하러 달려갔는데 해경이 한 일이 그냥 선장 선원 구조한 것 외에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민들이 구조했죠. 맨 처음 목포 MBC가 다 구조한 것이 아니다 라고 기사를 올렸는데 보도되지도 않았다 합니다. 그래서 요즘 기레기라는 말도 나오지요. 그리고 말도 안되는 망언들 일삼는 이들이 있죠. 정점에 심판자 역할을 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습니다. 저는 왜 사람마다 책임의식, 소명, 직업의식이라는 게 있는데 어느 누구도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선장의 문제인지 해경 몇의 문제인지 우리 사회의 어떤 문제가 이렇게 책임도, 직업의식도, 소명의식도 없는 사람을 길러내는지 궁금합니다.

유정길 : 정치인이 내려가서 라면을 먹는다는가 기념사진을 찍는다든가 해 빈축을 샀고, 사람들이 예민한 상태, 흥분하고 분노한 상황이라, 정치인들이 웬만큼 잘하지 않으면 안되는, 누군가를 미원하고 싶은 상황인데 그런 국민의 정서를 공감하지 않고 이런 저런 행동을 해 굉장히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 모든 게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에서 나오는 것이다라고 비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호통치고 문책하고 피해자 유족과 공감하지 못하고 국가를 개조하겠다고 말하고. 국가개조라는 것이 한 사람의 정책적인 결정으로 가능할 것처럼, 과거의 유신 때의 한 통치자가 자기 하나의 결정으로 국가를 다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처럼 합니다. 국민의 의식이나 의지를 수렴하기 보다는 자기의 선언으로 국가를 통치하겠다고 합니다. 시민들의 모습도 봐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침몰한 건 자본의 문제고 구조하지 못한 건 정책의 문제인데 이런 시스템에 많은 사람들이 자기도 책임이 있지 않나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은 뭐냐면 생명보다는 돈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아이들을 하나하나의 가치로 보지 않고 속도와 이익을 중시하는 사회, 존중되어야 할 권리보다는 물질과 자본의 가치만 추구하는 사회를 만든 것에 결국 자기도 동참하고 있었다, 이런 시스템을 만든 것에 나도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데서 함께 반성할 게 뭔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조치들로써 요구해야 할 것이 뭣인지 낱낱이 분명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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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숙 : 이 모든 사태에 대해서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상황이 맞는가라는 질문이었죠. 저는 당연히 그렇다 라고도 할 수 있고 아니다 라고도 생각합니다. 저는 어떤 사람이 범죄자라고 했을 때 그 범죄는 사회탓이다, 그 아이를 키운 것은 사회 탓이라는 일반론을 수긍하지 않습니다. 그 선장과 선원, 악당과 괴물의 책임이 큽니다. 그러나 악당과 괴물이 작동하게 된 시스템이라는 게 있습니다. 안대희씨 같은 경우를 보세요. 5억 재산을 지닌 가장 청렴한 검사여서 검찰총장이 되고 대법관이 되었습니다. 이 사람이 2013년부터 6개월 간 16억을 벌었습니다. 전관예우를 받았죠. 이 사람이 한 일 중엔 4대강 비리 업자를 변호해준다든지, 대부업자를 변호한다든지, 심지어 세무감독위원장을 맡으면서도 세무조사에 관련하는 일을 합니다. 저는 이 세상에 모든 인간이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시스템이 공정하고 올바르게 작동될 때는 공정하게 행동하고 그게 안 될 때엔 마구 일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정치가 우리에게 해로운가 하는 책에서도 나오지만 보수 정부 아래선 범죄도 더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부익부빈익빈 승자독식 이런 정책을 펴는 정부 아래에선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그악스럽게 행동하며 자기 원칙을 안 지키니 일반적인 범죄도 늘어납니다. 미국 정치경제학자 마가렛 레비는 정부가 어떻게 바르게 운영될까를 연구하는 학자인데 사람들이 어떻게 세금을 잘 내느냐를 연구했습니다. 세금이란 시민 한사람이 개인 재산을 공익을 위해 손해를 보면서 내 주는 것입니다. 세금을 왜 잘 내는가를 조사했더니 전제가 두 가지인데 하나는 통치자가 공익을 위해 헌신한다는 확신을 줘야 합니다. 두 번째는 남들도 세금을 잘 내리라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올바른 통치자, 두 번째는 법질서가 제대로 온 사회에 공정하게 작동하리라는 겁니다. 영국에서도 세월호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있다 하는데, 대처 정부때 온갖 재난 사고가 많았습니다. 대처가 무식하게 승자독식정책을 펼쳤거든요. 하지만 법 자체는 공정하게 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승자독식정책을 채택했을 뿐 아니라 법조차도 공정하게 집행되지 않습니다. 국정원이 간첩조작을 했는데도 처벌 하겠다 하다가 밝혀지니까 이번만은 봐 주겠다 합니다. 범죄없는 관료가 하나도 없습니다. 통치자 그룹이 범법자 집단일 때 그 밑의 개인이 법을 지키겠습니까? 그러니까 이것은 개인 책임이지만, 사회 구조 전체가 무너진 책임이 더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회 : 불름버그라는 곳에선 한국 시민사회가 정경유착을 완전히 끊어내지 않으면 세월호 사고를 완전히 해결했다 말할 수 없다고도 했고 고 노무현 대통령은 권력이 이미 시장으로 넘어갔다고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사회가 기업국가라는 이야기도 하는데 기업의 지배라는 것이 어느 정도일까요?

서화숙 : 저는 이런 지적은 사실이 아니라고 봅니다. 이 이야긴 결국, 세월호 참사가 유병언 때문에 일어났다라고 결론나는 겁니다. 한국선급에서 배의 안전을 점검하도록 되어있고 해운협회에서 운행을 점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 이래 국가가 갖고 있는 검수역할을 민간에 많이 이양했지만 관에서 민간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다 뒤집니다. 자기들끼리 만들어놓은 이 강한 고리를 파헤치면 나중엔 관으로 들어가는 엄청난 뇌물의 고리가 있을 겁니다. 언딘이 구조를 독점하게끔 하는 법을 만든 국회의원들도 선주협회의 지원을 받아 별 다섯 개짜리 호텔에 묵으며 호화여행을 다녔습니다. 입법, 행정기관에 기업이 왜 뇌물을 줍니까? 다 시장으로 넘어갔으면 자기 맘대로 해도 되는데. 한국사회는 아직 절대로 시장으로 안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관에서 자기들이 다 주무르면서 제대로 하지 않고 시장이 커졌다고만 합니다. 명백히 민관유착의 문제이고 양자의 책임을 똑같이 물어야지 시장 책임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유정길 :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죠. 지금 그 책임과 원인을 근본적으로 따져보면 넓어지는데 신자유주의가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측면에서 보자면 지금 모두가 갖고 있는 이윤동기 같은 부분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구체적 사례에서는 정부의 정책과 책임이 더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화숙 : 세월호같은 경우도 18년짜리 배를 들여왔잖아요. 20년 쓰고 폐기하는 것이 원래 법이었는데 말이죠. 2년 쓰려고 이 배를 들여오지 않았습니다.다. 법을 30년으로 늘리려고 들어온 것이죠. 그러니 관리만 잘 했어도 시장은 통제할 수 있었다는거죠.

사회 : 시사주간지를 보니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은 어딘가 했을 때 관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선 관의 발언력이 가장 높아졌다 한다. 그렇다면 관피아라고까지 하는데 이 부분을 끊어내기 위해서 관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요?

서화숙 : 전관예유 때문에 관피아 이야기가 나오는데 몇 년 내 취업을 금지한다는 규정도 생겨야 합니다. 그러나 개인의 사생활, 자유 측면에서 공무원을 했다는 이유로 언제까지 취업을 제한하겠습니까? 겨우 1~2년이내입니다. 안대희도 2년 후에 변호사했지만 그렇게 전관예유를 받았습니다. 관이 올바르게 집행되는가를 국민들이 감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근본적인 것은 제대로 된 사람 투표하는 것이구요. 박근혜 정부에선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불법투기 같은 것이 옵션처럼 있다고 합니다. 처음엔 미친 듯이 언론이 누구는 무슨 죄 하면서 싸웁니다. 그런데 너무나 죄가 많으니까 결국 둔해집니다. 이 정부에서도 김병관 국방부장관 하나 탈락 하나로 끝났습니다. 이 사람은 자기가 관리해야 될 회사의 주식을 많이 갖고 있고 그 회사의 돈으로 해외외유를 했습니다. 장관이 아니라 조사해서 감옥보내야 할 상황이었지요. 그런 사람 하나를 보내는 것을 갖고도 겨우 하나 했구나 하는 수준입니다. 관피아의 전관예유 같은 부분은 관 하나만 공정하게 되도록 집단적으로 감시를 무섭게 하면 시스템 이전에 잡을 수 있다는 거죠. 국회의원이 법으로 기업에 유리하게 했다, 이것을 갖고 행정부가 떠드는데, 국회의원들이 아무리 만들어봤자 실행을 하는 관에서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거죠.

사회 : 관을 바로 세우는 시민사회의 역할도 중요하고. 리더의 문제도 중요합니다.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그럼에도 일선에서 헌신적으로 뛰는 공무원들도 수없이 많은데 우리나라 행정체계가 어떻길래 위에서 어떤 이야기가 내려오든 일선에서 집행할 때 바로잡을 수 있는 사람들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유정길 : 90년대 들어 시민사회단체들의 영향력이 높았습니다. 정책을 감시하는 역할이 컸었죠. 그 이전엔 변혁같은 더 이상의 가치를 추구했다면 90년 들어선 워치독같이 정부의 정책을 감시하는 역할 상당부분 하면서 일정하게 사회적 여론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2000년 들어와서 약해졌습니다. 정부자체 내에서도 개선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을까? 저는 없다고 합니다. 올바른 정부가 들어서면 어느정도 가능하겠지만 쉽지 않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초기 검사들이 대담할 때 여러분 보셨겠지만 그 싸가지 없는 친구들, 보는 사람이 분노할 정도였지요. 5년 동안 그걸 바꾸려고 했는데 안되는 걸 보면 관 자체 내에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영향력을 끼치는 것도 사실이지만 스스로 바뀌진 않습니다. 그래서 민의 힘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관이나 기업은 감시하는 사람이 없으면 부패의 고리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3섹터 시민단체가 중요한데 반성적으로 보자면 그런 역할을 잘 못했기 때문에 그런 체제를 끌어내지 못한 것이죠.

서화숙 : 일선 공무원 중의 하나하나가 양심적이기 때문에 이 사회가 이만큼 굴러갈텐데 어떻게 이꼴로 흘러왔을까. 가령 서해 해경청장이 퇴선명령을 내리라고 네번이나 말했는데도 현장에선 듣지 않았습니다. 이거 보면 바로 영포라인이 떠올랐습니다. 공무원같은 상명하복 조직은, 경험 많은 윗 사람의 명령에 집단이 움직이므로 문제도 있지만 신속하고 공정한 측면도 있습니다. 잘못된 명령이 있었다면 그 명령을 두고 문제삼는 것이 원칙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원칙을 다 무너뜨리는 게 바로 영포라인 같은 조직입니다. 이명박의 형 이상득이 움직인 영일만 포항 라인은 장진수 주무관이 민간이 사찰을 폭로할 때 말했지만, 자기 위의 1,2급도 무시하고 6,7급이 직보를 청와대 비서로 두고 온갖 일을 합니다. 영포라인의 노동비서관이 자기 동네의 치과의사 민원도 그런 식으로 해결 합니다. 그야말로 조폭조직처럼 암적인 존재로 상명하복의 공무원 전체 기강을 흔들었습니다. 과거엔 대표적인 조직이 하나회였지요. 내 위에 별이 있어도 내가 소령 중령도 하나회면 더 무서웠죠. 박정희 쿠데타가 그런 것이었습니다. 김영삼 정부 때 하나회를 없애며 정부 조직이 조금씩 기강을 잡아가는데 이명박이 다시 무너뜨렸습니다. 영포라인 같이 실체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박근혜 정부에도 그런 게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박사모인지 뭐인지, 자기네 해경청장의 말도 듣지 않는 해경이 나타난 거죠. 관 기강이 무너진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시민세력을 볼 때도 참담한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사람들이 자기 민낯을 다 드러냈습니다. 가령 차윤정씨 같이 환경운동을 적극적으로 할 줄 알았던 사람이 4대강을 옹호하는 일을 맡아 한다든지. 서경석 목사는 이 사람이 기본적인 인권의식을 갖고 있을까 싶은 발언을 막 합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권력의 떡고물이라도 주워먹을려는 듯 훌륭하다고 여겼던 명사들이 변절하니까 이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투쟁하는 이들의 진심을 안 믿게 된 것 같아요. 시민과 시민단체에 신뢰로 만들어진 유대관계가 운동을 확산시킬 수 있었는데 그 유대감의 고리를 명사들이 끊어 놓은 거지요.

저희들 스스로도 기준을 떨어뜨리지 않았나 싶어요. 노무현 대통령 때 김병주 씨가 교육부총리를 하다가 논문이중게재로 15일만에 물러났습니다. 학술지에 게재된 것만 학술적 평가를 받는 것이지 다른 동인지 같은 것에 시린 것은 이중게재라고 하기도 어려운데 조선일보가 일면에 탑으로 기사를 깔고 하면서 퇴진했습니다. 그 조선일보가 지금은 얼마나 너그러운가요? 저희들 전반적인 기준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노무현대통령 취임 백일 기념 동영상을 보면 기자와 대통령이 남북문제를 두고 피튀기는 설전이 오갑니다. 대통령 후원회장 누구의 재산문제 의혹 어떻게 할 건지 묻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일주년만에 기년 기자회견을 하는데 나온 질문의 꼴을 보십시오. 심지어 어떤 기자는 북한과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통령이 말씀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말해달라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기자라고 앉아있습니다. 이렇게 기준이 떨어진 상황에서 우리는 기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부분 알고 보면 가족의 친지 친구 관계로 여섯 계단, 아니 우리는 좁아서 3.5계단만 거치면 다 압니다. 누가 나쁜지 체험적으로 다 알 수 있습니다. 그걸 무섭게 고발해야 합니다. 모두 내부 고발자가 되지 않은 한 이 문제는 안 잡힙니다. 여러분이 모두 앉은 자리에서 1/n을 할 때, 그리고 나쁜 놈을 나쁜 놈이라고 하는 걸 겁내면 안 됩니다. 이제 저는 사람들이 착한 데 대해서 화가 날려고 한다. 어떤 이는 왜 여전히 촛불만 들고 있냐고도 그럽니다. 이 범죄적 집단들을 두고 촛불만 들고 반성 하라고 반성하라고만 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렇게 착한 사람들, 인도에 있는 사람들도 차도에 내몰면서 잡아가는 수준입니다. 온순하고 착한 방법만으론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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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위임한 권력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을 때엔 부패할 수밖에 없다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체계가 있고 시스템이 있는데 이걸 다 무시하고 있는 지금 정부의 모습을 보면 최근에 왜 대한민국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떤가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국가의 상으로 복귀하기 위해선 어떤 부분에 주목해야 할까요?

유정길 : 우리는 국민의 입장을 반영하는 정부를 둔 적이 많지 않습니다. 유신정권 반대하고 전두환 정권을 반대했지만 압축성장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국가리더쉽에 익숙해 있습니다. 합의를 통해 정치를 이끌었던 DJ, 노무현 정부를 경험했지만 그런 경험이 아직 몸에 배어있지 않습니다. 그 측면이 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강력한 국가를 원하고 우리 스스로 새롭게 정부가 바뀐다면, 원하는 정부는 역시 국가가 강하게 인도해주길 원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국가 시스템 자체가 정권 스스로 국가를 올바르게 나아가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를 움직이는 민의 움직임이 같이 나가야 합니다. 충분히 성숙되어 있지 못하다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지금 현재 국가는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특정한, 국민의 일부분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세월호 건을 통해 국가가 국민들을 위한 것인지 존재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묻게 됩니다.

서화숙 : 프랑스 경제학자 피케티가 새로운 자본주의 시대가 와야 한다고 말했답니다. 자본의 세습이 높아서 자본주의의 위기가 온다는 취지의 책을 썼습니다. 역사적으로도 권력이 어떤 집단에 과적되면 혁명이 일어나 새로운 정치체제가 옵니다다. 봉건귀족이 농민들을 착취하자 그게 무너져 왕권체제가 만들어지고, 이게 너무 과도하면 근대국가의 시민부르조아 체제가 만들어졌죠. 한국사회가 국가의 역할에 대한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과거에는 국가 대 시장 대척점이 있었는데 국가가 시장을 관리해야 하는데 시장이 너무 커졌다, 시장을 규제해야 한다, 아니다 이런 걸 논의했는데 이제는 국가가 시장에게 이권을 넘겨주는 대행업체가 되었습니다. 돈이 많이 나는 공기업을 민간에게 자꾸 팝니다. 그것도 싸게. 국가가 시장의 대행업체가 되어가는 마당에 국가도 시장도 아닌 어떤 시스템을 저희가 구축해야 하나 고민까지 해야 하는데, 문제는 지금 박근혜 정부는 보통의 민주국가의 국가개념도 못하고 있잖아요. 국가가 과도한 개인의 이해관계로 벌어지는, 기업의 이윤추구로 인해 벌어지는 수많은 인권침해사례들을 제어하기 위해 세금을 내서 국가를 운영하는데 그 기본을 박근혜 정부는 그걸 포기했습니다. 우리가 일단은 국가의 기본적인 고전적인 역할로 돌아오는 것에 단기간 주력해야 하지 않나.

그것은 이 사건의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구조가 망가질정도로 국가가 해체되 버렸는지 찾아야 합니다. 근본적으론 박근혜 정부의 문제를 분석하고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파악한 것은 일단 기본적으로 무능하다. 304명 이상을 죽였다는 것은 기본적인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사고를 이렇게 키운 무능의 시스템이 뭔가. 또 이들은 왜 기본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가? 처음 좌초사고가 있었고 구조를 못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대처와 반응이 있잖아요. 그 대처와 반응에서 기본적인 인간이 이래야 한다는 것을 무너뜨린 게 박근혜 정부입니다. 17일 팽목항에서 유족 엄마가 무릎 꿇고 살려달라 할 때, 내 새끼가 죽어갈 때, 그러면 누구든 내가 대통령이고 내가 책임자면 거기 희생자의 어머니가 무릎을 꿇으면 보통의 인간이면 얼른 달려가 일어나시라고 하며 내가 책임지고 반드시 하겠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안 합니다. 그러면서 사과도 하지 않는다. 국무회의에서 29일에야 말한 것을 청와대에서 사과했다고 발표하고 신문에서도 받아씁니다. 그러나 그건 사과가 아닙니다. 다음날 KBS에서 방송할 일이 있어 갔는데, 제가 그건 사과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제 몇 회 국무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사과는 없습니다. 가장 분별없는 대통령이라고 제가 생각하는 이명박도 춘추관에서 국민을 대변하는 기자들을 두고 정식으로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으로 시작해서 정말 죄송하다로 끝나는 사과를 발표했습니다. 무슨 국무회의에서 국무회의 시작하겠다고 하고 몇마디 한 걸 사과했다로 말합니까? 그 뒤부턴 박근혜 대통령이 걸핏하면 사과를 하고 다닙니다. 그런데 유족들이 오면 만나주지도 않고 그러다 이틀뒤에 또 청와대를 찾아오라 합니다. 이게 공인, 대통령인걸 떠나 기본적인 인간으로서 할 일이 못되잖아요.그 이후에 주변인들은 얼마나 무지하게 행동합니까? 대통령이 팽목항에 갔는데 대변인이 대통령이 너무너무 힘들게 팽목항에 갔다고 발표한다.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그 녹을 받는 인간이 대통령이 거기 힘들게 가셨다고 이 얘기를 합니다. 라면에 계란 넣어 먹은 것도 아니다 같은 인간 이하의 얘기들만 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계속 유병언 하나에만 초점을 맞추어 유병언이 어디로 도망갔다, 금수원을 수사한다 이러며 침몰에만 집중하니까 나중에는 더 정신이 없는 와중에 더 무지한 망언을 쏟아 놓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4월달 만 하더라도 감히 이런 망언을 못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너무 쉽게 망언을 합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현대적 의미의 민주국가의 기본적인 국가의 모습, 국가가 아니라 정부의 모습으로 돌려놓는 역할을 하는 수밖에 없겠다. 그럼 어떻게 돌려놀 것인가를 논의해야 합니다.

사회 : 박근혜 정부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는 것같습니다. 막연하게 무능하다고 이야기했지만, 이 쯤에서 이렇게 무능력하고 인간답지 않은 정부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 우리가 있습니다.

서화숙 : 51.6%만 있습니다. 다는 아니죠

사회 : 네. 세월호 사건을 보며 몇가지 부분이 걸립니다. 야당의 목소리가 전혀 안 들린다.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정의당이나 야당의 역할이 전혀 없었습니다.

서화숙 : 전혀 안 보였죠.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압박에 밀려 겨우 사과를 한 게 사과쇼를 하잖아요. 공인이 남 앞에서 눈물을 흘리면 억제를 하고 가리죠. 이 사람은 카메라를 막 들여다보면서 웁니다. 그런데 김한길 대표가 뭐라고 하냐면 대통령의 눈물은 진심이었을 거라고 유족들에게 위로가 되었을 거라고 합니다. 필부필부선남선녀도 다 아는 거 아닙니까? 저런 눈물로 어떻게 위로가 됩니까? 위로가 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잖아요. 아무것도 못하다 이제 50일만에 국정조사 합의에 이르렀는데 한번 지켜볼려 합니다.

유정길 :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고 기억나는 것도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촛불을 들거나 저렇게 유족들이 아우성치는 것 다 야당이 대신해서 해야 할 일입니다. 야당의 무능함이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야당이 권력을 잡으면 잘할까 라는 걱정이 듭니다.

서화숙 : 유족들이 KBS가고 그럴 때 그때 국회의원 몇몇이 같이 있었으면 그렇게 무시를 했겠습니까?

사회 : 저희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87년이후 강하게 싸워왔던 시민사회가 있는데 최근 시민사회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외부에서 내부에서 봤을 때 어떤 부분이 아쉬움이 큰지

유정길 : 50일 동안 이루 말 할 수 없이 분노했고 밝혀지는 새로운 사실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사회 활동가로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운동할 것인가 생각합니다. 70년대 말부터 사회운동을 하며 분노만으로는 새로운 사회를 창조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진보든 보수든 모두에게 던지는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이렇게 사는게 올바르게 사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 부패는 우리에게 이루 말 할 수 없는 분노를 갖기에 충분한 내용이지만 그 분노로 정권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야당이 위기상황을 대처하는 능력에 큰 실망을 느꼈기 때문에 이후에 다른 정부가 들어서서 세월호 같은 사고를 겪으면 조금은 낫겠지만 어느 정도 희망을 줄 수 있을까는 비관적입니다. 세월호가 가진 메시지는 지금 단순히 자본의 문제, 정권의 문제뿐만이 아닙니다. 돈 중심, 이익 중심의 사회, 생산력을 고도로 발전시킨 물질문명을 발전이라 생각하는 사회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원인규명과 책임자처벌,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론 어떻게 사는 게 행복인지, 개인이 책임진다는 것은 어떤 부분인지 근본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저희 녹색·생명·환경 분야의 메시지는 일반적인 진보의 메시지와는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그동안의 진보운동은 민주적인 정부, 경제민주화를 추구하는 측면이 있는데 근본적으로 일정하게 갈라지는 부분은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고 생산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진보와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그동안 아이들이 좋은 학교에 들어가는데 기를 쓰고 과외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이들의 참사를 보면서 공부를 못해도 대학을 못가도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라는 걸 걸 많이 느꼈으리라 봅니다. 또 주변 사람들이 있어주는 것 이웃들이 있어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생명에 대한 인식도 새롭게 했으리라 봅니다. 이런 측면에서 길게는 우리 사회에서 생명을 중시하는 게 어떤 것인지 어떤 일이 가치 있는 일인지, 지향해야 하는 일인지 문명적인 전환차원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할 때이기도 합니다. 이 일은 진보의 인식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서화숙 : 한국사회에서 사회비판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은 들뢰즈와 라깡이 없으면 말을 하지 못합니다. 이들을 논객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이 땅의 현장에서 내 이웃의 문제를 갖고, 우리의 철학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가령 운동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그들은 프랑스혁명을 떠올리겠지만 저는 앉으면 죽산, 서면 백산이라 하던 동학혁명의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다들 무기가 없어 죽창을 들고 싸워 앉으면 죽창만 보이고 서면 하얀 산으로 보였던. 우리 전통과 역사에서 쉽게 공감을 일으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야만 더 많은 사람들을 공감으로 끌어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언론이 너무 추잡해서 시민운동을 하는 분들에겐 늘 감사 드리죠. 명사들의 변질로 고리가 끊어져서 파급력이 크지 않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왜 고리가 끊어졌을까요? 이것도 대기업 중심주의와 연관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기부액수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하게 많아졌습니다. 시민들은 기꺼이 자기 돈을 내서 좋은 일에 쓰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 자기가 자선활동이나 공익활동에 참여하지는 않고 돈만 내니까 큰 단체 유명한 단체에만 돈이 몰립니다. 유니세프같이 대형조직 같은 곳엔 돈이 많고 아닌 곳은 열심히 활동해도 돈이 없습니다. 돈만 기부할 것이 아니고 작은 단체에서 직접 활동도 하고 후원도 하는 형태의 활동이 많아져야 합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우리 모두는 연결 되어 있습니다. 굉장히 밀착되게 문제를 적발할 수 있습니다. 그게 잘 안되는게, 저는 따까리가 되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심재철 의원이 민간인사찰특위 위원장인데 일은 안하고 돈만 따박따박 받아갔습니다. 기사회되면서 사람들이 욕을 많이 했지요. 국회의원들은 장관급 대접을 받고 활동비도 받고 특위가 되면 일반은 육백, 위원장은 팔백을 받는데, 회의 16분하고 돈을 받아가는 겁니다. 이 돈은 누가 줬습니까? 국회사무처 직원이 돈을 지급합니다. 그 직원은 회의가 열렸는지 안 열렸는지 분명히 압니다. 회의가 열리지 않았는데도 국회의원실에서 돈 달라면 줍니다. 재판 연구하는 데 쓰라는 특정업무경비 2억 3천만원을 자기 통장에 넣다 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을 우리는 욕했습니다. 그 돈 누가 통장에 이체합니까? 헌법재판소직원이 했습니다. 왜 직원이 그 일을 합니까? 자기는 따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국회는 국회의원이 주인이고 나는 따까리니까, 헌법재판소장이 주인이고 나는 따까리니까. 이런 의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는 공무원 월급은 내가 준다, 박근혜 월급은 내가 준다 생각해야 합니다. 공무원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유치할 정도로 너 월급 내가 준다고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사회: 기업도 대기업이 있고 시민단체도 큰 단체들이 있습니다. 녹색연합도 비교적 규모있는 단체라고 하는데 잘 하고 있나 돌아봅니니다. 다양한 단체들이 공종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유정길 :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감시와 비판을 주로 하고 정책활동을 하는 단체들이 있고 대안적 가치와 사회를 추구하는 단체들이 있습니다. 이런 단체들은 언론에서 봐도 주말 지면이나 문화면 같은 곳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 영향력이나 파급력은 적지요. 사회운동의 흐름으로 봤을 때에도 7~8년대 암울했던 시절에는 돌파하는 운동이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고뇌에 찬 결단하는 소수의 지사가 필요했지만 90년 들어와서는 다양한 형태, 귀농운동, 풀뿌리운동 등 대안가치를 만드는 운동이 많아졌습니다. 녹색연합은 이 두 가지 역할을 다 해온 것 같습니다. 저항하는 운동도 중요하지만 녹색 사회를 만드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해 왔죠. 세월호 사건을 통해 시민사회는 세가지 정도를 준비해야 하는데 첫 번째는 안전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유족들과 더불어 준비해야 합니다. 유족들이 박근혜 정부를 퇴진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합니다.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피해를 만들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개인들에게 주는 질문인데 자기 위치에서 어떤 책임을 지킬 것인지, 남이 시켜서 어쩔수 없이 한다든가 아르바이트선장이니까 책임이 없다든지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책임을 갖는 운동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것인지 자기성찰하는 운동, 적게 살고 천천히 살고 나누며 사는 것을 지향하는 운동이 필요합니다. 세월호를 기점으로 올바르게 사는 것의 가치를 찾기 위해, 녹색연합이 이 세가지 부분에 함께 해야 합니다.

서화숙 : 지금 행정자치부가 행정안전부가 됐다가 안전행정부로 바뀌었다가 다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행정자치부가 됩니다. 저는 한국사회가 미래를 밝게 하려면 자치를 살리는 것, 자발성을 살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시민단체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는 시민단체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입니다. 다만 저는 칼럼을 쓰거나 정부정책을 비판할 때 기준을 갖는게 한국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가야하는지입니다. 북유럽은 국민소득 1만5천달러일 때 겨울에 따뜻하고 바람 잘 통하고 햇빛이 드는 집에서 살 권리, 밥 세끼 먹고, 친한 사람들과 이야기할 시간을 가질 권리가 모든 사람에게 보장이 되어야 한다는 걸 지양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국민소득이 2만6천 달러인데 아직 쪽방이 있고, 정몽준 후보가 고시원에 가서 정말 놀라는 모습을 보았듯이, 그는 처음 보았겠지만, 우리는 알고 있었지만 그런 집을 용인하고 있잖아요. 기준을 높이 세우고 그걸 지향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유정길 :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이 있을 때 고리 1호기가 수명연장을 하고 재가동되었습니다. 저는 일본에서 3. 11 대지진이 있을때도 거기에 있었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 때도 일본 신주쿠에 있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도 수명을 연장하자마자 사고가 났었죠. 고리1호기와 월성 1호기 수명을 연장하는 것을 보며 저는 세월호 사고는 이 두 원전 사고의 전조가 될 수 있지 않나 자주 생각합니다. 세월호는 희생자 수가 제한되기라도 하지만 원전 사고는 그 피해자 수를 예측할 수도 없고 시간적으로도 무한합니다. 예측불가능하며 회복불능의 사고입니다. 이렇게 단위면적당 25개나 원전이 밀집한 우리나라를 두고 후쿠시마 이후가 한국이라고 다들 걱정합니다. 우리는 세월호 사고 이후 재해를 막는 안전한 사회로 가는 운동을 해야 하는데 원전사고의 위험성은 이 중 가장 강력한 사회문제로 압박하고 운동과제로 적극적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사회 : 우리 사회가 진보가 2, 보수가 3, 중도가 5라고 합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고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공론의 장을 찾아야 합니다. 세월호 사고를 겪으며 말하지 않는 사람들, 그동안 침묵했던 사람들이 말할 수 있는 자리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어떤 걸 주목하고 어떻게 해보면 말하지 않던 이들이 말하고 행동하지 않던 사람들이 행동하는 장이 만들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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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숙 : 정확한 답일지 모르겠는데, 저는 세월호 이후 시위에 안 나가 봤지만 나갔던 이들이 거기 온 분들이 과거에 정치적 테제에는 움직이지 않았던 이들이 아이들과 나왔다 합니다. 인간으로서는 있을 없는 없는 일이라 분노와 공분으로 나왔는데 집회에서 사회자가 박근혜 학살자라고 외쳤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괜히 생경하잖아요. 거기에 왔던 사람들이 정치적 구호를 외치려 온 게 아니잖아요. 왜 이 일이 일어났나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나는 뭘 잘못한 게 없을까 나는 뭘 해야할까하는 상식적인 질문을 갖고 갔는데 좀 뜨악하지 않았나 싶더라구요. 언론으로서 못하고 있기에 이런 말씀이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이 어때야 한다는 차분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많이 늘어나야 하는 것 같습니다. 목소리를 단일화시키고 확성기를 들이대려 하지 말고 정말 마음 속에 각기 다른 생각들이 많이 있을 건데, 그 생각에서 공통점도 끌어내고 다른 점도 찾아내서 그걸 어디까지 어떻게 해야 하나를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 역할을 시민단체가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도 조용히 이야기할 수 있어 좋습니다.

유정길 : 저는 일산에서 지혜공유협동조합을 하며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공동체를 만들고 밴드를 하나 운영합니다. 세월호 이후에 많은 이들이 들어와 얼마나 슬펐고 분노했는지 글을 많이 올렸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말이 쎈 사람들이 글을 쓰면서, 쥐죽은 듯이 있거나 더 압도적인 강한 글을 써야 끼어들 수 있는데 대부분은 그냥 조용히 빠지거나 탈퇴합니다. 그래서 별도로 방을 만들었습니다. 말씀 들으니 이 생각이 나네요. 저는 이 사고의 모습이 정말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 이어지는 정책의 결과지만 정부만의 책임은 아닙니다. 깊게 들어가면 우리의 열망 구조같은 것이 근본적입니다. 지금 운동적으로 박근혜 퇴진운동을 벌인다면 반박근헤, 친박근혜로 나눠 안전한 사회로 가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하는 이슈가 묻혀버립니다. 처음엔 같이 분노했던 사람들이 갑자기 방어하려는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알고보니 이들은 국가를 지키려는 게 아니라 박근혜를 지키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근본적으론 자기 가족, 자기 이익을 지키려는 보수들이지요. 자기 존재기반을 잃을까 전전긍긍하며 박근혜로 상징되는 것을 지키려는 이들과 반대흐름이 극단으로 나뉘었습니다. 우리가 이 부분을 운동적으로 잘 조율해야 합니다. 또 저희가 일산에서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데 서명 운동에 굉장히 많이 자원활동에 참여합니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아주 많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기 스스로가 원망스럽기 때문입니다. 두시간만에 천명이 넘는 사람의 서명을 받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자발적인 움직임들이 더 확산되도록 서명운동이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

 

사회 :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세월호 참사를 통해서 저는 진영의 논리로 이 일이 이야기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그 이전에 성찰해야 할 부분이 있고 그 내용으로 우리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오늘이 그 첫 시작을 연 자리였습니다. 마무리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유정길 : 지금 한국 사회는 극단적으로 갈라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책임이 큰데 이른바 보수그룹은 이명박근혜 정부 들어서 자기 진영과 논리를 확장시키기 위해 주요 논객들을 만들고고 있습니다. 한쪽에 일베가 있고 다른 쪽이 있었고. 이 양상이 많아지고 있어 이 두 가지가 정말 공론의 장에 토론이 될 수 있을까 싶은 비관적인 생각이 듭니다. 이런 양상을 통합해야 하는데, 남한 내의 통일이 되어야 남북통일을 준비할 수 있는데 남한이 극단적으로 양분화되면서 공론의 장이 어떻게 가능할지 걱정이 됩니다. 보수 진보의 젊은 논객들이 끊임없이 토론해 합의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먼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지금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이 사건을 잊지말아야하는 것입니다. 길게 볼 때엔 우리 삶 자체를 변화시키기 위한 활동들을 세월호를 기점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많은 단체들이 이미 하고 있는 것이 많은데 눈에 잘 안 띄지요.

 

서화숙 : 복기해보니 오해가 될만한 이야기가 있는데, 앉으면 죽산 서면 백산 이야기는 무슨 무장혁명을 선동하는 게 아니라 동학혁명이 농민들의 호응을 받은 것은 그들 현장의 문제점을 정확히 알고서 지도자가 같이 갔기 때문이다라는 점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시위 자체가 의미가 없는 것으로 오해될까봐 걱정되는 데 학살자 구호도 자기 의사표현이고 그 자리에 시민들이 나오는 거 감사할 일입니다. 지금 의제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인데 그건 언론이나 오피니언리더가 한 의제가 아니라 대학생 한명이 만든 의제다 라는 것에 고마움과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자기의사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도부가 있다고 착각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자기의 목소리로 끌려고 하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악스런 일베나 박사모나 정권추종세력들이 사실은 행복을 모르기 때문인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권력을 잡으면 모든 게 되는것처럼 생각하구요. 또 시민운동을 하면 정치적 이슈에 대해선 진보적이기 쉬운데 우리의 삶과 일상에서도 진보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적인 문제들을 공적인 문제로 너무 끌어오지 말구요. 진보가 지금 현단계 보다는 더 낫게 모두가 고루 잘 사는 사회를 꿈꾸는 거라면 일상 생활도 좀 확 트이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고승덕 씨건도 너무 사생활이잖아요. 이쪽의 반듯한 아들도 사생활입니다. 사생활 대 사생활, 한국은 이래야만 먹히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사회 : 세월호 사고 이후 처음 이런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저도 제가 군제대 직후 유행했던 영화가 트래인스포팅이었는데, 저는 저렇게도 살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일탈을 꿈꿀 수 있고, 불온을 꿈꿀 수 있을 때 우리가 좀더 행복해지지 않나 싶습니다. 일탈을 꿈꾸면서도 더불어 사는 삶, 꿈꾸는 삶을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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