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과 생태관광?!

2014.07.28 | 행사/교육/공지

붕어빵과 생태관광?!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가끔씩 이름과 그 내용이 전혀 다른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가리켜서 흔히 붕어 없는 붕어빵과 같다고 이야기하지요. 수질개선을 위한 4대강 사업에 수질개선은 없거나, 장애인을 위한 케이블카에 전동휠체어는 탈수 없는 상황이 있을 때 이런 표현을 씁니다. 그런데 맛좋은 붕어빵 입장에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과 비교되는 것이 좀 억울하지는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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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에 자주 보이는 것들 중에서 이런 경우가 또 있는데 바로 ‘생태 없는 생태관광’입니다. 몇 년 전부터 정부에서 녹색성장이니 창조경제니 하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생태관광이라는 이름으로 관광산업에 주목하고 있지요. 제조업이나 운송업 등과는 다르게 친환경적인 산업이라 여겨지는 관광산업에다가 생태까지 접목하니 참으로 그럴듯해 보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생태관광이라 부르는 것들이 기존의 대중관광과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생태계에 안 좋은 영향을 더 끼치고 있다는 점이 문제 입니다. 생태관광이라는 이름으로 기존에 개발과 관광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던 경관이 수려한 곳에다가 데크와 편의시설을 설치합니다. 그러다 유명세를 타면 상점과 숙박업소들이 들어서게 되고 도로가 확장됩니다. 더 이상 이전의 모습들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는 유원지가 되고 말지요. 생태관광이 이정도 까지는 아니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생태관광은 보전이라는 가치보다는 개발과 이익이라는 명목아래 인간중심적으로 행해지는 것은 분명 부인할 수 없겠지요.

  정상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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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관광은 1965년 Link라는 잡지에서 ‘Ecological Touris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지역주민에게 그 이익이 돌아가는 책임있는 관광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불편함을 무릅쓰고 자신의 돈을 써가면서 자연과 지역문화를 존중하며 행하는 여행인 것이지요. 게다가 현재는 UN의 주요 의제 중에 ’지속가능한 관광‘이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잘못된 생태관광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진정한 생태관광의 의미를 대중들이 인식하고, 관광산업을 추진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올바른 생태관광의 모델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호주나 인도네시아 등 해외 여러 나라에는 생태관광이라는 본연의 의미와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 본받을 만한 곳이 많이 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적지만 몇 군데에서 지역주민들이 이런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 예로 울진에 있는 금강소나무숲길은 마을주민이 주체가 되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인 금강소나무숲을 보호하고 천연기념물인 산양을 지키면서 예약탐방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자연도 지키면서 민박과 도시락을 통해서 마을에 수익도 얻고 주민분들이 직접 해설사로 활동하면서 조용하던 마을의 활력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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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울진금강소나무숲길에 영향을 받은 이웃 주민들이 자연자원의 가치를 깨닫고 예약탐방제를 준비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단일면적으로는 최대 규모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인 왕피천 지역입니다. 오지 중의 오지라 불리는 지역에 걸맞게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사람의 간섭 없이 자연하천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입니다. 하천 주변은 말할 것도 없고 근처 마을에도 그 흔한 가게하나 없는 진짜 청정 지역이지요. 하지만 이곳도 언젠가는 어두운 개발의 손길이 영향을 미치거나 생태관광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식당과 매장이 줄지어 서있는 관광지역으로 변해버릴 수 있는 가능성은 항상 존재합니다. 그러하기에 이러한 지역 주민의 자발적인 움직임은 그 의미가 특별합니다. 현재는 3개의 노선이 거의 확정되어 마무리 단계이고 마을분들이 탐방객들을 맞이하기 위해서 생태해설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가을 즈음에는 시범운영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니 깨끗한 왕피천의 아름다움과 시골마을의 넉넉한 인심을 느끼고 올바른 생태관광의 문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좋을것 같습니다.

 

 자연과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개발논리에 부딪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생태관광 ‘자연의 현명한 이용‘이라는 지혜로운 방법이 개발과 보전의 충돌을 화해시킬 수 있는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리고 올바른 생태관광이 잘 정착하고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사람 한사람의 목소리와 실천이 중요하겠지요.

              무더운 여름철 휴가와 여행을 떠나신다면!!

                                                                              지혜로운 생태관광을 추천합니다!!

 

 

 

 

                                                                                                                   – 자연생태국 이장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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