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1일부터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강준치 수십여마리가 폐사체로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수자원공사는 21일 이 사실을 알았지만 23일이 되어서야 대구지방환경청에 어류 집단 폐사 사실을 통보했으며, 대구지방환경청은 28일이 되어서야 이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놓았습니다.
녹색연합이 칠곡보를 찾은 28일 밤에도 폐사한 강준치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다음 날 아침, 수자원공사는 폐사한 강준치를 수거해 감추기 바빴습니다.
(출처 : 대구지방환경청 설명자료)
21일부터 28일까지 수거한 폐사체의 양입니다. 400마리에 가까운 수입니다. 29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반나절을 넘게 칠곡보에 머무르며 살펴보니 오후가 되어갈수록 보 바로 아래에 폐사한 물고기가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폐사한 개체수가 400마리를 훌쩍 넘겼을 것입니다.
강준치 폐사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대구지방환경청의 설명자료에 의하면 물고기 폐사지점의 용존산소량도 정상 범위이고 독성물질 유입이나 조류의 영향도 아니라고 합니다. 이밖에 독성, 질병 등 기타 다른 요인들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지난 사례를 돌아보면, 2012년 금강에서 발생했던 어류 대량 폐사 사건의 원인이 4대강 사업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칠곡보 폐사 또한 아직은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4대강 사업 때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아직은 이 많은 강준치들이 왜 죽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겠지요. 저희 역시 전문가와 함께 열심히 원인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낙동강은 이제 생명을 키우는 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낙동강만의 문제일까요? 아프게 파헤쳐졌던 4대강 전 권역의 문제일 것입니다.
7월 29일. 칠곡보에 가득한 녹조
낙동강의 네 번째 보, 칠곡보에 조류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남조류 세포수가 500세포수를 넘으면 발령되는 조류경보 첫 단계, 출현 알림이 발령된 것입니다.(7월 21일) 주로 하류에서 관찰되던 녹조현상이 이제 점점 상류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낙동강 다섯번째 보, 강정고령보 하류에 위치한 화원유원지에서 관찰된 녹조입니다.
이곳은 4대강 사업 이후 녹조현상이 심해진 곳입니다.
좌우안 모두 '녹조범벅'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녹조현상이 심합니다.
강정고령보 좌안입니다. 녹조 알갱이들이 둥둥 떠다닙니다.
구미보 아래 산호대교에서 내려다 본 녹조입니다. 띠를 이루며 피어올랐습니다.
구미보는 낙동강 세번 째 보입니다.
낙단보 하류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녹조 알갱이들이 가득합니다.
녹조가 피어오를 수 있는 조건만 맞는다면, 강을 초록으로 물들이게 될 것입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칠곡보 조류경보 보도자료를 통해 먹는 물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강물은 사람이 마시기위해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강이 키우는 수많은 생명들과 강 주변 일대의 생태계, 그것을 모두 포함한 것을 우리는 강이라고 부릅니다. 녹조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강이 흐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더 심해질 것입니다. 강은 이미 호수로 변하고 있습니다. 강이 호수로 바뀌며 앓는 몸살, 죄 없이 고통받는 애꿎은 생명들, 이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재자연화입니다. 해마다 심해지는 녹조, 올 해 처음 대량 번식한 큰빗이끼벌레, 반복되는 어류 폐사.. 내년에는 강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화원유원지. 녹조에 뒤덮인 큰빗이끼벌레
상주보(낙동강 첫번째 보) 하류 강창교에서 발견한 큰빗이끼벌레 사체
강에 일어나는 변화를 우리가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합니다. 눈이 되어주시고 귀가 되어주세요. 녹색연합이 전하는 현장의 소식들에 귀 기울여주세요. 더이상 강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도록 든든한 감시자가 되어주세요. 손잡고 함께 걷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강을 본래의 건강한 모습으로 돌리는 날 또한 빨리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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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평화생태국 이다솜
사진 : 평화생태국 황인철, 이다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