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가리왕산 대대적 벌목 시작, 직경 45센티미터 이상 노거수 247그루 포함

2014.09.19 | 가리왕산

노거수 247그루 전체사진

 

활강경기장 예정지 58,000그루 나무 훼손 위기,

직경 45센티미터 이상 노거수 247그루 포함

 

– 절대보전지역, 녹지자연도 9등급 가리왕산 대대적인 벌목 시작

– 높이 3~5미터, 근원직경 14센티미터 이하의 어린 나무 181그루만 이식할 계획

– ‘이식할 나무’가 아니라 ‘이식 용이한 나무’만 작위적으로 선정

 

500년 원시림, 가리왕산 벌목 공사가 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강원도는 중봉 알파인(활강)경기장[이하 활강경기장] 조성사업 이행조치를 모두 완료하였다고 밝혔고, 시행사인 한백건설은 가리왕산 임업도로 입구를 차량으로 틀어박고 그제는 5명 1팀, 어제는 5명씩 3팀이 본격적인 벌목 작업을 실시하였다.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이틀 동안 약 10,000평 이상의 규모를 벌목하였다. 강원도가 이번에 벌목 공사를 진행한 곳은 가리왕산 임업도로 위쪽, 즉 활강경기장 상부의 경기구간과 연결도로가 계획된 곳이다. 이곳은 과거, 산림청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던 지역이며, 동계올림픽 이후 철저하게 원형복원이 명령된 지역이다.

벌목사진08 벌목사진02

그러나 강원도가 밝힌 ‘생태복원계획’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전체 훼손지에 비해 터무니없는 수준이다.
강원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활강경기장 건설로 훼손될 지역에는 58,516그루(우이령보전회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120,000그루 이상)의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강원도는 이 중에서 주목, 전나무, 분비나무 등 고작 181그루(경기장 상부 75그루, 경기장 하부 106그루)의 나무만을 이식할 계획이다. 이식 대상 수목은 높이 3~5미터, 근원직경(뿌리 위쪽에서 잰 나무의 지름) 10~14센터미터의 이식이 용이한 어린 나무들이다. 반면에 근원직경 14센티미터, 높이 5미터 이상의 큰 나무들은 이식이 불가능하거나, 혹은 이식될 곳에서 또 다른 생태 교란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모두 잘려나갈 예정이다. 이식을 해야 할 나무를 선정한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이식이 용이한 나무만을 선정한 것이다. 특히 500년 가리왕산을 지켜온 수령이 오래된 나무인 ‘노거수’들은 모두 베어질 것이다. 생태복원의 껍질을 씌운 대대적인 벌목작업인 셈이다.

녹색연합은 회원과 일반 시민, 인천의 생태교육센터 ‘이랑’과 함께 지난 9월 동안 활강경기장 상부지역을 대상으로 가리왕산 노거수 현황을 조사하였다. 안타깝지만, 가리왕산에서 사라질 나무들을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조사 결과 활강경기장 상부지역에서 흉고직경 45센티미터 이상인 신갈나무 150그루, 음나무 37그루, 왕사스레나무 14그루, 전나무 12그루 등 총 247그루의 노거수를 확인하였다. 식생전문가들은 흉고직경 45센티미터로 자라는데 신갈나무는 70년, 음나무는 90년, 왕사스레나무는 60년 이상 걸린다고 말한다. 환경부의 녹지자연도 기준에 따르면 수령 20~50년의 숲은 원시림으로 녹지자연도 8등급, 수령 50년 이상의 나무로 이뤄진 숲은 극상림으로 녹지자연도 9등급에 해당한다. 환경부는 녹지자연도 8~10등급을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여타의 개발행위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인쇄

또한 이번에 벌목이 진행된 구간은 과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산림청은 2008년 10월 23일,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산400외 3개소 등 가리왕산 일대 2,475ha에 해당하는 면적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지정번호 제 2008-9호). 지정목적은 만병초, 땃드릅, 분비, 신갈, 거제수, 들메나무 등 산림 내 식물의 유전자와 종(種) 및 산림생태계의 보전을 위해서였다. 조선시대부터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오던 500년 원시림을 보호할 목적이었다. 그러나 산림청은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13년 6월에 활강경기장 건설 예정지 78ha를 해제 고시하였다. 다시 말하면, 절대보전지역을 특별법으로 무력화시키고 개발을 허용한 것이다.

500년 나이의 가리왕산 숲은 단 3일 스키경기를 위해 개발될 곳이 아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또한 “환경보호는 올림픽 운동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들 중 하나”라며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2018평창동계올림픽 추진과정은 반환경 친개발 올림픽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 입지선정 과정에서부터 2Run 규정이나 750미터 표고차가 가능하다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58,516그루의 나무 중 단 181그루를 이식하면서 생태복원이라 주장하고 있으며, 환경활동가들의 현장 모니터링은 철거하게 막고 있다.

이번에 벌목 예정인 58,000그루의 나무 중에 어느 하나 귀하지 않은 것은 없다.
가리왕산은 세계 최대의 왕사스레나무 자생군락지이며, 남한 내 최대의 개벚지나무 자생군락지이다. 지름 1미터가 넘는 초대형 주목에서부터 10센티미터도 안되는 어린 주목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같이 자라는 우리나라 유일의 주목 군락지이다. 흉고직경이 무려 130센터미터나 되는 국내 최고령 신갈나무도 여기에 있다. 교목뿐 아니라 관목과 초본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고, 이끼숲과 버섯같은 균류 역시 우리나라 최고다. 가리왕산은 풍혈지역은 제주도의 곶자왈 지역처럼 그곳만의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녹색연합은 강력하게 요구한다.
가리왕산 벌목을 즉각 중단해야한다. 1,000억 이상 투여되는 활강경기장 조성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한다. 2Run 규정과 표고차 750미터를 고려하면 대안은 충분히 있다. 지역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500년 원시림을 단 3일 스키경기를 위해 훼손하는 극단적인 상황은 피해야 한다.

 

www.mapplerk.com/treehug 에 접속하면, 활강경기장에서 사라질 노거수 247그루의 현황(수종, 수령, 흉고직경, 높이, GPG지점, 사진)을 위성지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녹색연합 웹하드(www.webhard.co.kr, ID:greenku, PW:8500/ 게스트폴더, 내리기전용)에 접속하면, 벌목사진 11매, 노거수 247그루 조사 분석도, 노거수 247그루 조사표, 노거수 247그루 전체사진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2014년 9월 19일

녹색연합

 

문의 : 녹색연합 윤상훈 협동사무처장 (070-7438-8520, dodari@greenkorea.org )

녹색연합 배보람 정책팀장 (070-7438-8529, rouede28@greenkorea.org)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