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➉ 겨울에 오는 귀한 손님, 흑두루미

지구에서 20분마다 생물종이 한 종씩 영원히 사라질 정도로 생물종다양성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에 녹색연합은 2014 생물다양성 협약 당사국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을 계기로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야생동물 10선>을 선정하여 생물종다양성의 중요성을 전합니다. 시민들이 함께 지켜야할 야생동물 이야기를 통해 생태적 감수성을 불러일으키고, 자연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그 열번째 이야기로 겨울에 오는 귀한 손님, 흑두루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뚜룩! 뚜룩!"
여명이 밝아오는 하늘에서 큰 소리가 들린다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서 날아오는 흑두루미들의 소리다. 

해뜨기 전에 갯벌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먹이터인 논으로 날아오는 중에 내는 것이다. 
흑두루미가 우리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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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한번 바뀔때마다 돌아오는 '강산돌이'

순천만 흑두루미가 처음 알려지게 된 것은 순천만 보전운동이 한창이던 1996년 11월에 순천만조류 조사였는데 지금은 돌아가신 김수일교수님이 당시 발견을 하였다순천만에 사시는 주민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예전부터 이곳에서 관찰이 되었다고 한다동네분들은 흑두루미를 강산돌이라고 부른다고 한다강산이 한번 바뀔 때마다 돌아오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고 한다조사 초기에 관찰된 숫자는 70여마리가 안되는 숫자였지만 올겨울에는 거의 1,000마리에 육박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흑두루미라고 부르지만 영어로는 Hooded Crane이라고 부른다말 그대로 후드(Hood)를 쓴 두루미라는 말이다학명으로는 Grus monacha이다왜 후드를 쓴 두루미라고 했을까여기에서 말하는 후드는 일반인들의 후드가 아니라 수도사들이 입는 옷을 말한다흑두루미의 검은몸과 하얀 목과 머리 부분을 보고서 수도사들을 떠올려서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 Monk Cran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일본에서는 煙鶴(연학ナベヅル), 중국에서는 白头鹤(백두학), 러시아에서는(Чёрый Журавль)이라고 부르는데 조금씩 다른듯하면서 흑두루미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서 쉬지 못하는 흑두루미

전 세계적으로 14,000여마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흑두루미는 일본에 12,000마리한국에 1,000여마리 이내중국에서 1,000여마리 정도가 겨울철 월동지에서 관찰된다추운날씨를 피해서 겨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중국으로 내려오지만 번식은 아무르강(흑룡강)을 중심으로 하는 러시아중국몽고 등지에서 한다처음 번식이 알려진 것이 1970년대 중반에 러시아 연해주지역의 비킨강유역이었다두루미류 중에서 두루미(단정학), 재두루미는 넓은 평원에서 둥지재료를 약간 높게 쌓아서 그곳에 알을 낳지만 검은목두루미와 흑두루미가 번식하는 곳은 타이가(침엽수림)지대에서 어느 정도의 초원이 형성된 곳에 조그만 숲과 물이 함께 있는 곳에서 번식을 한다어두운 색으로 어두운 나무그늘 같은 곳에서 번식을 하니 천적이나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다.

 

 

봄철 3월과 4월에 일본이나 우리나라를 거쳐서 번식지로 날아간 흑두루미들은 4월말과 5월초에 둥지를 만들고 그곳에 알을 2개정도 낳고 한 달 정도 알품기를 하면 병아리처럼 생긴 어린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온다한 달 정도 어미가 먹이를 먹이면 빠르게 성장을 해서 한 달 정도면 어느 정도 단거리를 날아다니고 23개월이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다고 한다그러면 9월 정도에는 장거리 비행을 위해서 준비를 한다그리고 10월 정도에는 추워지면서 서서히 이동하여 10월 말경에는 우리나라중국일본에서 월동을 하러 내려온다.

10월말과 11월초에는 많은 흑두루미가 우리나라를 지나간다예전과 달라진 것은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 경로를 이용하는 흑두루미들의 숫자가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이다이런 현상은 강을 준설하면서 중간에 내려서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줄면서 흑두루미들이 내리지 않고 바로 일본으로 이동하거나 서해안을 경유해서 일본으로 간다는 것이다이런 결과들은 각 지역 현장에서 흑두루미 이동을 모니터링하는 지역활동가나 연구자들을 통해서 들을 수 있다순천만의 경우에도 올해 800여마리가 이동시기에 순천만에 내렸다가 다시 일본쪽으로 이동한 개체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사람들 때문에 오랫동안 이용하던 길을 이용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꼴이다이런 영향들이 계속된다면 흑두루미들은 힘들게 쉬지 않고 일본까지 날아가거나 서해안 경로의 이동이 증가할 것이다.

 

흑두루미를 제일 괴롭히는 것

흑두루미들에게 무서운 위협은 많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일 것이다번식지는 드넓은 평원이거나 인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영향이 없을 수 있지만 러시아와 같은 지역은 산불이 발생하면 대규모이기 때문에 이런 요인이 번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또한 흑두루미는 14,000여마리 정도가 월동하지만 대부분의 무리인 12,000여마리가 일본의 이즈미시에서 월동한다때문에 일본의 월동지에서 질병이나 사고와 같은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이 되면 흑두루미 무리에게는 대규모의 재앙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그렇다고 한국이나 중국의 상황이 좋은 것도 아니다중국은 양츠강에 산샤댐이 만들어지면서 흑두루미의 월동지가 영향을 받고 있으며한국은 서산과 순천만이 두 개의 지역이지만 하나의 월동지나 마찬가지인 지역들이다천수만에 많은 눈이 오고 추워지면 천수만에서 머물던 개체가 순천으로 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순천만에서 죽은 흑두루미는 자연사하거나 사고로 죽은 것도 있지만 인간의 행위와 연관되서 발생한 사고들도 있기 때문이다사고를 살펴보면


– 1997년 1월 / 흑두루미(유조) / 폐사 / 영양실조

– 2001년 12월 / 흑두루미(성조) / 폐사 / 농약중독

– 2008년 1월 / 흑두루미(유조) / 폐사 / 전선충돌

– 2010년 10월 / 흑두루미(성조) / 폐사 / 추락

– 2012년 3월 / 흑두루미 / 폐사 / 농약중독

 

이런 요인 말고도 폐사한 사례가 있을 수 있지만 발견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사례에서처럼 인간에 의한 밀렵(오리잡기 위한 농약투약)이 많고 전선충돌과 같은 인간들이 만든 시설물과 충돌로 죽은 경우영양실조추락 등이 관찰되었다. 2012년에는 농약을 먹은 흑두루미를 독수리들이 뜯어 먹어 형체를 알기 어려운 흑두루미들도 있었다전주에 있는 전기줄에 다리가 걸리거나 부딪쳐서 뇌진탕으로 죽은 경우도 있어서 2010년 순천만 일부 구간의 전주를 제거했지만 전체적으로 안전한 상황이 아니다일본에서도 이런 충돌에 의한 피해는 많다.

추락해서 폐사한 흑두루미는 2010년 10월 30일 하늘 높은 곳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하늘을 쳐다보니 검은 물체가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고 있는데 흑두루미였다마치 카메라를 가지고 있어서 추락장면을 찍었는데 물위로 떨어지면서 물이 튀고 흑두루미의 깃털도 함께 튀었다둑에서 100미터 정도 떨어진 물속으로 떨어져서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이런 저런 방법을 찾아서 김인철(당시 순천시 운영과)과 스티로품을 잡고서 조금 차가운 물속으로 들어가서 건져왔지만 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아마도 근처를 지나던 벌매로 추정되는 20여마리 정도의 맹금류들과 사이에 어떤 사고가 있었을 것으로 만 추정된다.

다른 요인들로는 흑두루미들의 안정적인 먹이를 먹기 힘들게 하는 사진찍는 사람들의 문제도 심각하다두루미들 대부분이 민감하지만특히 흑두루미는 매우 민감하다그래서 조금만 이상해도 바로 날아오른다농로로 차량이 들어가거나사진을 찍기 위해서 접근하면 새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 된다이러한 것들은 일부 구간은 그나마 통제가 되고 있지만 나머지 구간들은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사본 -20111030 흑두루미 추락사 (3)

물 위에 추락한 흑두루미

 

천학의 도시를 꿈꾼다면,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이 우선

한국의 흑두루미 월동지나 월동할 가능성이 있는 곳들은 여러 지역이다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이 농어촌공사에 의해서 자연스러웠던 논들은 농지정리가 되고농로 콘크리트화수로 콘크리트화 되면서 새들이 살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그나마 논 위에 있는 볏짚마저도 똘똘 말아서 소에게 먹이기 위해서 가져가고 있다조사해 보면 이렇게 볏짚을 걷어간 논은 나락 한톨 찾기가 정말 어렵다.

순천만도 넓은 지역에서 생물다양성계약을 통해서 볏짚존치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같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부서별로 예산이 달라서 어떤 곳은 볏짚을 걷어내고 풀씨나 청보리 재배에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또한 농수로가 콘크리트로 덥이게 되면 이곳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에 영향을 주어서 생물다양성이 떨어지고 겨울철 월동개체들에게 다양한 먹이가 아닌 오로지 볍씨에만 의존하게 만들게 될 것이다.

순천시가 천학(千鶴)의 도시를 꿈꾼다면 먹이를 인공적으로주는 이즈미 농장을 모델로 할 것이 아니라 순천만 곳곳에서 자유롭게 먹이를 먹을 수 있는 드넓은 공간을 제공한다면 흑두루미에게는 환상적인 월동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순천만의 흑두루미 월동이 자유로워지면서 다른 조류들도 함께 위협이 적어지는 것이다사람들이 그만큼 접근을 줄이면 새들도 우리에게 좀 더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순천만을 찾아오는 다양한 탐방객들이 제대로 된 순천만과 흑두루미를 보고 가면서 자연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을 자기 지역에서 실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오늘도 순천만을 찾아오시는 여러분 흑두루미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순천만을 기원해주시고 새해에는 흑두루미를 보면서 행복하시길 빌어봅니다.

글/사진: 차인환

 

* 차인환님은 영광에서 태어나 27년동안 순천에 살며 흑두루미 보호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 국립공원 반달가슴곰 관리팀, 전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근무하였으며, 서남해환경센터에서 자연환경조사 및 멸종위기종보전대책 연구를 진행하셨습니다.  

* *기획 표제어인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는 박노해의 시집의 제목입니다.

* 이 글은 한겨레 물바람숲에도 함께 실립니다.

 

<흑두루미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이 곳을 참고하세요>

국제두루미재단

한국물새네트워크

한국 야생조류보호협회

사이버 두루미

– 하나뿐인 지구 – Only One Earth_흑두루미 생존의 최전선, 순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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