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후쿠시마 과자시식행사 계획. 일본정부는 전 세계에 후쿠시마 핵사고에 대해 잊을것을 강요하고 있다.

2016.02.20 | 탈핵

주한일본대사관은 이번 주말 왕십리역에서 후쿠시마와 인근 현의 과자와 사케를 홍보, 시식하는 행사를 갖는다고 발표했다.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사고수습은커녕 인류사상 최악의 핵 참사로 인해 고향을 떠나 임시거주지를 떠돌고 있는 후쿠시마 주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도, 방사능 오염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도 없이 일본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에 후쿠시마 핵사고에 대해 잊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을 추진하고,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 금지조치를 취한 우리나라를 WTO(국제무역기구)에 제소하는가 하면, 아시아의 청소년을 초청해 재해지역을 관광시키고, 각 나라를 돌며 재해지역에 관광을 오라는 홍보행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뉴욕타임즈 기사에 따르면 주민들의 방사능 오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는 2017년 후쿠시마 사고 6년 만에 이주 주민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려 하고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고 후 5년이 지나도록 녹아내린 핵연료봉의 상태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여전히 하루에도 3백톤씩 고농도의 방사능이 섞인 지하수가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그런데, 표피의 방사능 흙 조금을 걷어냈다고, 여전히 기준보다 높은 방사능이 측정되는 곳에 주민들더러 돌아가 살라고 하고 있다.

핵사고로 가족과 고향을 잃은 후쿠시마 주민을 돕는 것은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와 피해보상이 우선이다. 주민들에 대한 방사능 피폭을 인정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비롯한 주민들에 대한 방사능 피폭을 최소화할 방안과 피폭으로 인한 건강의 위험에 대한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후쿠시마 사고를 제대로 교훈삼아 위험한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차근차근 진행하는 것이다.

후쿠시마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과자나 팔고 관광객이나 불러들이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일본정부는 이웃나라에게 후쿠시마에 대한 오해를 풀라고, 후쿠시마 주민들에게 핵 참사에 대한 기억을 잊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최대한 기억하고, 진실을 바로 보고, 핵사고를 교훈으로 삼아 일본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기 바란다.

일본대사관은 이 행사를 18일 한국 정부 관계자를 초청해 치뤘다고 발표했다. 이제껏 후쿠시마 과자가 한국에 들어와 판촉행사로 배포될 만큼 후쿠시마산 가공식품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수입되고 있었다. 게다가 2014년 국정감사에서는 관리가 허술해 일본산 식품이 원산지 미표시와 원산지 둔갑이 횡행하고 있음을 지적받은 바도 있다. 우리정부의 수준이 창피하기 이를데 없다.

정부는 세계를 상대로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정부의 일방적인 주장에 동조해 국민의 안전을 도외시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일본산 방사능 오염 식품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에너지기후팀 신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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