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회의 결의문] 한미 당국의 사드 배치 강행 즉각 중단하라

2017.03.15 | 군기지

한미 당국의 사드 배치 강행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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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결국 파면되었습니다. 시민들이 승리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승리의 기쁨을 뒤로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오늘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박근혜 정권 최악의 외교·안보 참사 중 하나인 사드 배치가 강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6일 저녁, 한미 당국은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정세를 틈타 사드 체계 일부를 주한미군 오산기지에 들여왔습니다. 미군에 부지를 공여하지도 않은 상태였습니다. 우리는 조기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되돌릴 수 없도록 만들려는 한미 당국의 행태를 지켜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국민으로부터 탄핵당한 정권이 군사작전을 하듯이 강행하고 있는 사드 배치는 당장 중단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한국 어디에도 사드가 필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용이 아닙니다. 사드 배치는 한국이 한미일 MD에 참여하여 중·러를 견제하기 위한 미·일 군사동맹의 하위 파트너가 되겠다고 공식화하는 결정입니다. 한반도·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할 것이 명백한 이 선택으로, 한국은 미·중 갈등의 희생양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경제 보복을 시작했고 동북아에는 질적으로 다른 군비 경쟁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는 사드 배치의 명분인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입니다. 우리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뿐 아무런 이익이 없는 사드 배치는 철회되어야 합니다.

사드 배치로 평화롭던 작은 마을이 어느 날 갑자기 최전방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드 배치로 미군기지가 들어서게 되는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는 평화를 교리로 하는 원불교의 성지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성주와 김천의 주민들은 ‘한국 어디에도 사드 배치는 안 된다’고 외치며 작년 7월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평화의 촛불을 밝혀왔습니다. 원불교 교도들 역시 매일 국방부 앞에서 평화의 기도를 올려왔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 모든 목소리를 무시한 채 골프장 인근에 철조망을 치기 시작했고, 군 병력과 경찰이 출입 통제에 나섰습니다. 성주·김천 주민들은 사드 배치 관련 모든 장비와 공사 차량을 온몸으로 막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11(토)부터 원불교 교무들과 주민들은 골프장 진입로에서 철야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사드 배치 절차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대선 후보들과 제 정당은 사드 배치 중단과 원점 재검토를 한·미 정부에 분명하게 요구해야 합니다. 탄핵당한 정부의 잘못된 결정을 재검토하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사드 배치에 관한 한미 합의는 아무런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원천 무효입니다. 주민 동의도, 국회 동의도, 사회적 공론화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과정은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했습니다.

끝내 사드가 배치된다면 한반도 평화는 더욱 요원해질 것입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는 대선 후보와 정당이라면 사드 배치를 원점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에 동의한다면, 우선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절차를 중단시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사드 배치를 밀어붙이고 있는 황교안 권한 대행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헌법을 위반하고, 불법과 편법을 동원해 사드 배치를 강행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탄핵되어야 합니다. 한미 동맹만을 맹신했던 현 정부에는 외교가 없었습니다. 국회와 국민의 우려도 무시했습니다. 정부는 사드 배치에 따른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피해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거 시기 안보 논란을 조장하려 한다는 의혹도 지울 수 없습니다. 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의 대가를 또다시 국민이 감당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전국의 시민들에게 호소합니다. 사드 배치는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의 안위, 평화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사드 배치를 온몸으로 막아내겠다는 성주, 김천 주민들과 원불교 교도들의 절박한 호소에 귀 기울여 주시고, 응답해주시길 요청합니다. 평화를 원하는 시민들의 행동이 지금 절실합니다.

우리는 다가오는 3월 18일 토요일, 성주로 달려갑니다. 많은 분들이 전국에서 평화버스를 타고 평화의 발걸음에 나서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이후 전국 곳곳에서 이어질 평화행동과 국회가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도 힘을 모아주십시오. 사드 배치를 철회시키는 것이 이 땅의 평화를 위한 길이라 믿습니다.

 

2017년 3월 15일

사드 배치 강행 중단 촉구 비상 시국회의 참가자 일동

문의: 신수연 (평화생태팀 070-7438-8503/ gogo@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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