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과의 인연, 저에게는 참 좋은 일이에요- 김혜정회원과의 만남

3년 전 녹색연합과 산양 전시회에서 인연을 맺은 김혜정회원은 반려동물을 주제로 많은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집에서 뒹굴고 사색하는 것을 즐기는 김혜정 회원님과의 만남을 소개합니다.

간단히 소개와 녹색연합과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일러스트레이터 김혜정입니다. 2014년 겨울 산양전시회를 계기로 녹색연합과 인연을 맺었어요. 2011년부터 <오보이>에 반려동물 그림을 연재했는데 녹색연합에서 울진 산양 이야기를 하면서 전시회를 함께 해보자고 연락이 왔어요. 그 이후 회원가입도 하게 되었고, 녹색희망에 그림도 연재하게 되었죠.

반려동물을 주제로 그림을 많이 그리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유기견을 입양해 키우기 시작하면서 반려동물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혼자 살면서 전에 키우던 강아지가 생각나서 입양해 키우고 있어요. 한 마리에서 두 마리, 네 마리 되는 건 순식간이더라고요. 아무래도 주로 제 생활과 밀접한 반려동물을 그려왔고, <오보이>에서도 그림을 실어보자고 연락이 왔어요. 이를 계기로 꾸준히 반려동물을 주제로 그림을 연재하게 됐죠.

그림을 그릴 때 특별히 더 고민하는 부분이 있나요?
시민들이 그림을 볼 때 메시지가 알아보기 쉽게 전달돼야 하는데, 공익광고 같으면 전달력이 약해진다고 생각돼요. 그림에 감성적인 부분을 녹여서 사람들 마음에 노크하듯이 전달되면 더욱 잘 받아들여지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그림 그릴 때 이 부분을 특히 고민해요. 또 항상 그림이 정보만 전달하지 않으려 고민도 많이 하고, 공부도 해요.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서 너무 빤한 그림이 나올 때는 답답하기도 한데, 그럴 때는 시집, 소설 등 문학적 감수성을 돋울 수 있는 것들을 읽어보는 편이에요.

녹색희망에도 꾸준히 그림을 연재중인데 오보이와 녹색희망에 실린 그림이 다른가요?
녹색희망에 싣는 그림은 정말 어려워요! 일상생활과 밀접하지 않은 주제가 많다보니 특히 더 어렵고 매번 고민을 많이 해요. 녹색연합에서 올린 특집 글들도 어렵고요. 최근에 그린 연산호는 쉽지 않았어요. 연산호가 있다는 것도, 대체 무엇인지도 몰랐어요. 그림을 그리려면 알아야 그릴 수 있어요. 도서관 가서 책을 빌려 공부 했어요. 어렵긴 해도 시야를 확장하고 고민을 넓히는 계기가 되어 굉장히 좋아요. 좀 더 잘 그리고 싶은 욕심이 나요.
미안한 감정이 들기도 해요. 녹색연합에서 말하는 내용들에는 접근하기 힘든 현장들이 많잖아요? 직접 경험하지 못하고 집에서만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해 도덕적 죄책감을 느끼기도 해요. 반려동물 그림을 그릴 때도 직접 도움이 되지 못한 채 문제만 이야기한다는 생각이 들면 미안한 감정이 들어요.

직접 경험할 때와 경험하지 않을 때의 그림의 결과가 다르게 나오나요?
좀 다를 거라고 봐요. 경험 없이 지식으로만 그리면 제가 봐도 재미가 없어요. 제가 마음이 동해서 그린 그림은 보는 사람들도 공감을 많이 해줘요. 더욱 전달이 잘 되는 것 같아요.

그렸던 녹색희망 그림 중에 기억에 남는 그림이 있으신지?
다 기억에 남아요. 하나만 꼽자면 ‘평화’를 주제로 한 그림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작년에는 동물 손과 사람 손을 둥그렇게 모은 것을, 올해는 개와 고양이가 껴안고 있는 모습을 그렸어요. ‘평화’는 추상적인 이미지잖아요. 이걸 어떻게 그려야 하나 아주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조금 단순하게 생각해서 그려보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단순하게 접근하니 풀리더라고요.

최근 녹색연합 활동 중 관심을 갖고 있는 활동이 있는지?
다 관심 있어요. 녹색희망 주제마다 모두 심각함이 느껴져요. 이번 연산호는 색달랐어요. 바다 속에 그렇게 예쁜 게 있을지 몰랐어요. 산호는 동남아 같은 곳에만 있을 줄 알았어요. 제주 강정 바다와 해군기지 문제를 보면서 구럼비 바위만 생각했는데, 연산호는 좀 새롭게 다가왔어요. 녹색연합이 10년 동안 조사활동을 한 걸 알고도 굉장히 놀랐어요. 그렇게 예쁜 연산호들이 사라지는 것을 직접 보는 활동가들은 특히 더 마음이 아플 것 같아요.

9-10월호 주제가 <사육곰>인데 사육곰 문제에 대해 알고 계시는지?
알고 있어요. 사진도 못 보겠어요. 사육곰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생각해보면 너무 가슴이 아파요. 기사 읽을 때마다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래서 사육곰 문제를 어떻게 그림으로 표현해야할까 고민이 많이 돼요. 상황을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그림 속 화법과는 적절하지 않을 것 같아요. 사육곰들이 굉장히 아프다는 것을 사람들이 잘 느끼도록 그려야 하는데…. 사육곰을 비롯해 환경, 생명 문제에 답답한 상황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답답한 상황을 현장에서 마주하는 활동가들은 특히 더 힘들 것 같아요.
저는 아직 시민들이 자기 자신과 환경 문제 사이에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반려동물 입양 뒤 반려동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환경 문제는 아직 거리가 멀어요.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리면 쓰레기와의 관계는 끝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쓰레기는 그때부터 시작이잖아요? 사람들은 일단 소비하고 버리고 난 이후에는 관심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철저하게 내가 만들고 버린 것들과는 굉장히 단절된 느낌이에요. 똑같은 이야기를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갈 길이 멀어요. 다시, 계속, 꾸준히 이야기를 하면서 문제점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봐요.

녹색희망 그림을 블로그에 올리고 꼭 녹색연합 후원링크를 올려주시던데요.
하하. 아직 가입한 사람은 없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꼭 올려요. 블로그에 올리는 그림마다 공감 숫자가 많이 달라요. 환경 주제보다 반려동물 그림에 더욱 반응이 많은 편이죠. 아마 제 블로그가 반려동물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방문자들이 계속 보다보면 저처럼 언젠가는 환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녹색연합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녹색희망에 그림을 연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환경 이슈를 그리면서 시야가 확장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만약 언젠가 제가 녹색희망에 그림을 연재하지 못 하더라도 그림으로 환경 이슈를 표현하는 건 꼭 계속 이어나가면 좋겠어요!

 

인터뷰 정리 한만형 녹색연합 회원더하기팀/ 사진 박효경 녹색연합 상상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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