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방치되는 가리왕산, 즉각 복원에 나서야 한다.

2018.04.09 | 가리왕산

-평균 경사각 27°의 가리왕산스키장 산사태 위험 높아, 해빙기 전 초기 대응 시급
-건설 때부터 산사태 고려 없이 추진, 범정부 차원의 복원 프로세스 수립 시급
-스키장 아래 파크로쉬호텔 여름철 태풍·호우 때 운영 중지해야

가리왕산이 방치되고 있다. 가리왕산은 올림픽 이후 복원을 전제로 스키장으로 개발했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난지 한달이 지났지만 복원의 주체와 예산은 표류하고 있다. 누가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정부의 무능한 환경정책과 산림정책으로 방치된 가리왕산은 해빙기에 훼손이 가속화 되고 있다. 녹색연합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눈이 녹아 있는 비탈면의 흙과 돌은 이미 쓸려 내려가고 있으며 곤돌라 주변도 마찬가지다. 기둥을 둘러싸고 있는 사면 곳곳에서 흙과 돌이 쓸려내려가고 있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4월 중하순에 올림픽 기간 동안 뿌렸던 150m 이상의 눈이 녹으면 슬로프 곳곳에는 토사유실이 발생할 것이다. 슬로프의 경사가 급한 반면 토양을 고정할 산지재해공법을 무시하고 시공을 했기 때문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여름철 호우에 산사태와 토석류 등의 산지 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월 26일 산림청은 가리왕산을 대상으로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했다. 그 결과 ‘사면이 붕괴해 토석류가 발생하게 되면 산 아래의 하부 시설을 넘어 하천까지 피해 범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더욱이 ‘집중 호우시 스키장 건설로 인해 최상부의 급경사면과 지표수가 흘러가지 못하고 물이 집수되어 고이는 곳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도 산림청의 현장조사에서 거론되었다.

가리왕산 스키장은 경사도가 높기 때문에 눈이 녹아 침식이 가속화되어 토양 유실뿐만 아니라 산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월 녹색연합과 김현권 의원실에서 주최한 가리왕산 복원 기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3월 해빙기(해설기)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가리왕산 스키장은 하봉정상의 스타트지점부터 아래 도착지점까지 슬로프 전체가 산사태와 토석류 등 재해 위험이 매우 높다.

당초 스키장 공사과정에서 설계와 시공의 전과정에서 토석류와 산사태에 대한 고려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가리왕산의 계류는 다른 어떤 산지보다 암석이 발달한 곳이다. 계곡과 사면 전체에 걸쳐 축공과 호박 크기만한 암석이 켜켜이 쌓여있던 곳이다. 이런 곳을 잘못 건드리면 곧바로 산사태와 토석류가 일어난다. 가리왕산은 스키장의 출발지점인 하봉 정상부터 스키장 시설지구인 정선 특구까지 단일한 대형 계류를 형성하고 있다. 심지어 산사태 발생 시 가장 많은 하중을 받게 될 계류 하부에는 호텔이 들어섰다.

문광부와 강원도는 가리왕산 스키장 건설과 정선특구를 지정하면서 이런 재해위험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스키장을 형성한 전체 계류의 맨 아래에 호텔을 허가해 주었다. 현재 운영 중인 파크로쉬호텔은 산사태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2011년 7월 27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16명의 사망자를 낸 우면산 산사태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서초동의 레미안아파트의 토석류에 의한 피해 현장과 비슷한 입지다. 다만, 가리왕산은 우면산보다 종심이 길고 경사가 훨씬 급하다. 더 크고 강력한 산사태와 토석류가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입지를 가지고 있다.

가리왕산의 파크로쉬호텔은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이 오는 시기에는 영업을 중지시키고 사전에 투숙객 및 직원을 대피시켜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늘어나는 국지성 집중 호우와 순간 강수량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더욱이 스키슬로프이기 때문에 산사태 발생 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어떤 완충재도 없다. 현재의 흙만 다져있는 토양과 지층은 우면산보다 훨씬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균 경사각 29°도의 급사면인 가리왕산은 무엇보다 산사태 대응이 시급하다.

올해 1월26일 강원도는 총 477억원(국비 327억원, 도비 150억원)의 ‘가리왕산 생태 복원 기본계획’을 산림청에 제출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1천억 이상의 복원 비용이 든다고 추정했다. 현재의 지방분권 현실에서는 강원도의 힘만으로 복원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 개최”를 핑계로 복원을 늦추자며 사실상 복원을 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밝혔다. 동계아시안게임은 가리왕산이 없어도 얼마든지 개최할 수 있다. 이미 지난 99년 동계아시안게임을 개최할 때 용평과 나머지 스키장에서 충분히 치루었다. 또한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은 남북공동이 가장 큰 명분이다. 북한의 마식령스키장에서 치르면 된다. 가리왕산 복원은 사회적 합의다. 논란의 여지가 없다. 문재인 정부의 초석과도 같은 숙의 민주주의를 통해 오랜 진통 속에서 합의된 결과다. 일관성 없는 강원도의 태도에 중앙정부가 중심없이 표류해서는 안된다.

가리왕산을 방치하는 것은 정부의 무능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강원도는 의지도 없고 예산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복원이 강원도의 책임이라며 강 건너 불구경을 하는 것은 안전과 환경을 모두 포기하는 것이다. 국민 안전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가리왕산에서 산사태와 토석류를 방지하고 산림의 건강한 기능을 되살리는 것은 전면 복원을 실시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가리왕산은 500년간 보전되었던 국가산림보호구역이었다. 올림픽을 이유로 훼손하면서 스키장을 건설하도록 관여했던 정부부처들이 모여 해법을 찾아야 한다. 문광부, 환경부, 산림청이 모여서 1차적으로 가리왕산의 복원에 대한 명확한 방향과 방법을 세워야 한다. 청와대와 총리실 그리고 기재부도 나서야 한다. 관계부처 간의 조율과 협조에 대한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 기재부는 적극적으로 관련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정부는 재해 방지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산사태 방지를 위한 복구와 산림생태 복원을 책임있게 추진해야 한다. 가리왕산의 훼손과 복원은 이미 올림픽 당시부터도 외신보도를 통해 국제사회의 이슈가 되었다. 가리왕산을 이대로 방치해 토석류와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는 최악의 반환경 올림픽으로 국제적인 망신이 될 것이다.

문의 : 배제선(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thunder@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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