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 속 10년, 굶주리고 아픈 사육곰을 드디어 구출합니다.

2018.11.27 |

전국에서 웅담채취용으로 사육되고 있는 5살 이하의 새끼곰은 40여마리입니다. 녹색연합은 이 가운데 사육곰 구출 이후 사육곰 사업 폐업이 가능한 농가를 우선순위로 5살 이하의 새끼곰 구출을 제안하였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자 약속한대로 곰을 보내겠다는 농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2차 안으로, 새끼곰을 보유한 농가로 확대하여 구출을 제안하였고, 그 결과 한 농가의 새끼곰들을 구출하게 되었습니다.

2014년 1월에 태어난 새끼곰 4남매 중 세마리입니다. 아주 어릴 적을 제외하고는 평생 농가의 철창 밖으로 나가지 못한 곰들입니다. 부모곰들은 이미 도축을 당해 세상에 없습니다. 사람들 틈에 살았지만 그저 재산으로 여겨지며 살아온터라,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그래서 구별을 위해 임시로 곰1, 곰2, 곰3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곰1은 농가 제일 안쪽 철창에 사는 곰입니다. 다른 형제들보다 거의 절반이나 작은 철창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몸을 숨기고, 잠을 잘 수 있고, 비바람과 눈을 피할 수 있는 곰굴도 다른 곰들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녹색연합이 찾아갔을 때 곰1은 많은 호기심을 보였습니다. 곰2와 곰3은 나란히 붙은 철창에서 각각 살고 있습니다. 이제 점점 추워지고 있는데, 곰2의 곰굴문은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곰굴 안쪽 벽이 부실해서, 혹시라도 곰이 탈출할까봐 막아놓았다고 합니다.

철창에는 야생처럼 나무나 바위가 없어 곰2는 비가 오면 비를 흠뻑 맞고, 바람이 불면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곰3은 4남매 중 유일한 암컷입니다. 녹색연합이 찾아간 날, 유난히 힘이 없는 모습으로 거의 내내 앉아만 있었습니다. 먹이를 기다리는지, 먹이통 앞에 앉아있었지만 농가에서는 물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5살이 채 되지 않은 새끼곰들이 겪은 것은 배고픔과 목마름, 좁은 철창뿐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세마리 모두, 정형행동을 하는 것이 목격되었습니다.

곧 구출될 사육곰 삼남매에게 이름이 생겼어요!

사육곰 삼남매에게 온라인 투표를 통해 시민들이 직접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반이, 달이, 곰이. 시민들이 마음모아 지어준 예쁜 이름을 가지고 올 겨울 임시보호소로 이사갑니다. 현재 예정된 사육곰 구출은 12월 7일입니다. 먼 길 여행을 떠날 새끼곰들이 많이 힘들어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구출하는 차량은 진동이 적고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차량을 선택하여 새끼곰들의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7.5톤의 커다란 크기로, 세마리 모두 한 번에 구출할 수 있는 차량입니다. 이동을 담당하는 업체는 2012년부터 동물 운송 경험을 쌓아온 회사로 선택했습니다. 구출 당일, 임시보호소(동물원)의 사육사와 수의사,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동행하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합니다. 상황이 허락한다면, 녹색연합의 sns 채널을 통해 구출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임시보호소인 전주동물원과 청주동물원도 미리 방문하고 사육곰들을 돌봐 줄 사육사들도 만나고 왔습니다.

540여마리의 사육곰이 여전히 철창에 남아있습니다.

이번에 구출하는 사육곰 남매들은 4남매지만, 세마리만 구출하게 되었습니다. 구출한 새끼곰을 받아주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혼자 농가에 남게된 사육곰 한마리처럼, 전국에는 5세 이하의 새끼곰이 40여마리, 어른곰까지 더하여 540여마리의 사육곰이 여전히 철창에 남아있습니다.

이 사육곰을 모두 구출하려면, 사육곰이 지낼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과 사육곰 매입비가 필요합니다. 조금 더 많은 시민들이 사육곰 문제에 대해 알게 되고 사육곰의 보금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사육곰 문제를 알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함께 해주세요.
*사육곰 서포터즈로 함께하기 : http://migration.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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