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크림이 산호를 죽인다고요?

2018.11.19 | 유해화학물질

지난 여름은 무척이나 더웠습니다. 온 나라가 찜통더위에 시달렸지요. 그런 날씨에는 어느 때보다 자외선 차단제를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전 미국의 하와이에서는 특별한 법이 제정되었습니다. 특정 성분이 들어있는 선크림 사용을 금지하는 법입니다. 선크림과 산호초가 무슨 관계이길래 이런 법까지 만들게 되었을까요?

 

 

선크림 속에는 여러가지 성분이 들어갑니다. 이 중 특정 성분이 함유된 선크림은 바다의 산호에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옥시벤존,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와 같은 성분들은, 어린 산호에 기형을 초래하거나, 디엔에이(DNA)를 손상시키고, 산호가 하얗게 죽는 백화현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와이에서는 아름다운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해 선크림을 규제하는 법을 만든 것이지요.

 

 

제주 바다에는 아름다운 연산호가 삽니다. 여름철 제주 바다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사용하는 선크림도 바다로 흘러가겠지요. 그 안에 나쁜 성분이 들어있다면 제주 바다의 연산호도 나쁜 영향을 받지 않을까요? 과연 우리나라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자외선 차단제는 어떨까요?

그래서 녹색연합은 지난 여름 동안 선크림 시민모니터링을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본인들이 사용하는 선크림의 성분을 확인해서 유해한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모두 77명의 시민들이 57개 업체, 79개의 제품의 정보를 보내주셨습니다. 그 결과 유해물질 2종류(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옥시벤존) 중 하나 이상 함유된 제품은 47개였습니다. 60%에 달했습니다.

 

 

시민들의 모니터링 외에도 시중에 많이 판매되는 제품 순위 1-100위(화장품 앱 <화해> 기준)까지의 제품을 추가로 살펴보았습니다.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전체 중 절반이 넘는 53%의 제품에서 하나 이상의 유해 성분이 들어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유해성분이 없다고 해서 자외선 차단제를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산호에 유해한 성분이 없는 제품들이 이미 생산, 유통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로서 얼마든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소비자들이 선택하지 않는다면 화장품회사들도 더 이상 산호에 유해한 제품을 생산하지 않겠지요.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화장품 하나가 바다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산호들이 바다 속에서 지금 그대로 살 수 있도록, 생활 속 작은 실천부터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관련 언론보도]

▶︎ 연합뉴스 (2018-10-02) – 녹색연합 “국내 시판 선크림 60%, 산호에 해로운 성분 함유”

▶︎ 머니투데이 (2018.10.02) – 녹색연합 “시판 선크림 60%, 산호 위협 성분 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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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게시물 : 바다의 꽃 산호는 식물일까요? 동물일까요?
다큐멘터리 영화 “산호초를 찾아서” – CHASING CO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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