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삼척화력발전 부지 내 동굴발견·강릉화력발전 불법공사, 원주청은 공사중단 명령하고 대책을 마련하라!

2019.06.19 | 탈석탄

 

 

오늘 원주지방환경청 앞에는 삼척 맹방에서 오신 주민 50여분을 포함하여 환경단체, 정당 관계자 등 70여명이 모였습니다. 삼척과 강릉에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공사 중단 명령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서였습니다.

삼척화력의 경우, 환경영향평가 때는 확인되지 않았던 천연동굴이 부지 공사가 시작되자마자 2개나 발견되었고, 그 규모와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판단됩니다. 영향평가시 부지 반쪽에 대해서만 시추조사가 이뤄졌는데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이러한 부실 조사 결과를 그대로 합의해 줬고요. 명백한 거짓 영향평가입니다.

또한 발전소 부지가 산속 폐광산터라, 석탄을 싣고 내릴 하역 부두 및 발전소까지 나르기 위한 터널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부두가, 깨끗한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숲으로 유명한 맹방해수욕장 바로 옆에 지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어업, 관광업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공사중에도 그렇지만 발전소가 가동되면 더욱 심각해질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건강 피해는 말할 것도 없겠죠.

강릉에도 문제는 많습니다. 삼척보다 공정률이 높은 강릉화력은 항만 건설을 위해 해양 매립공사가 한창인데요, 이때 세척이 제대로 되지 않은 파쇄석을 바다에 마구 들이붓는 불법 공사가 자행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로 인한 어업 피해는 누가 보상해줄까요?

상황이 이런데도 “국민들이 보다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환경보전에 기여할” 책임이 있는 원주청이 입 꾹 닫고 나몰라라 하는 현 상황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원주청이 나서서 공사 중단을 명령하고 사태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기자회견문]

 

삼척화력발전 부지 내 동굴발견·강릉화력발전 불법공사, 원주청은 공사중단 명령하고 대책을 마련하라!

 

강원도의 아름다운 산과 바다가 위협을 받고 있다. 그 위협의 주체는 다름 아닌 석탄화력발전소다. 6km에 이르는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숲으로 유명한 삼척 맹방 해수욕장 인근 폐광산 터에 삼척 포스파워 1·2호기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데, 인허가 과정부터 삐걱대더니 발전사업 허가 이후 6년이 다 되어가는 현 시점까지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지표조사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가 2018년 8월 부지 공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연달아 2개나 발견된 천연 석회 동굴이다. 특히 두 번째로 발견된 안정산동굴2의 경우, 동굴 발견 이후 진행된 기초조사 결과 규모가 최소 1,310m 이상이며 동굴수의 용식 및 침식작용에 의해 통로의 천장, 벽면, 그리고 바닥에 발달하는 작은 규모의 지형을 이르는 동굴 미지형이 매우 발달하여 학술적,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뿐만 아니라 관박쥐 수십 마리의 서식이 확인되었고 종유석, 종유관, 동굴 산호, 석순 등 다양한 동굴생성물도 관찰되었다. 이 같은 내용은 올해 3월 사업자가 제출한 <포스파워 삼척화력발전소 건설사업 부지 내 동굴에 대한 기초조사 보고서>에 담긴 전문가 의견으로써, 해당 동굴이 최소한 문화재(자연유산)평가등급 ‘나’등급 이상의 지질학적·학술적 가치를 잠재적으로 내포하고 있으며 향후 정밀조사 등에 의해 ‘가’등급으로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가’등급은 천연기념물 급을 뜻한다.

 

환경영향평가라는 제도가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저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절차라는 점을 미루어 볼 때, 평가 과정에서 대형 석회 동굴이 발견되지 않았던 점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허나 그도 그럴 것이, 발전소 건설 예정지에 대한 지반 조사를 해당 사업지의 반쪽에 대해서만 했으니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졌을리 만무하다. 반쪽 조사 결과, 환경영향평가서는 사업 지구 인근에서 천연동굴이 발견될 가능성은 없다고 기술하고 있다. 사업자의 부실·거짓 환경영향평가를 환경부는 보완요구 없이 협의 완료 하였다. 더군다나 동굴 발견 이후에도 공사가 계속되고 있어, 발파와 중장비 진동이 동굴에 미칠 영향이 매우 우려된다. 원주청은 당장 공사 중단을 명령하고 부실했던 환경영향평가를 보완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정에서의 불법과 탈법 논란은 삼척만이 아니다. 강릉 해안가에 건설되고 있는 안인 석탄화력발전소에서는 공사현장에서 불법 항만공사 논란이 일고 있다. 항만 부두를 매립하는 과정에서, 사업자가 법에서 정한 세척·관리 등의 절차를 따르지 않고 파쇄석을 바다에 불법으로 투하하고 있는 것이다. 주변 어민들은 바다의 오염과 어장의 피해를 우려한다. 원주지방환경청의 철저한 조사와 행정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강원도에는 6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돌아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삼척 포스파워 2기, 강릉 에코파워 2기가 추가 건설중이다. 인허가 과정과 공사 과정의 온갖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두 개의 석탄화력발전소는 청정 강원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건강도 위협한다. 삼척에 건설되는 화력 발전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발전소이다. 이 두 발전소에서 내뿜는 오염 물질은 미세먼지 뿐 아니라 중금속, 발암물질도 포함하고 있어, 주민 건강 위해도가 높을 것으로 영향평가 등을 통해 확인 되었다. 사업자가 예측한 수준도 이러한데, 발전소가 실제 운영되면 어떤 피해가 주민들에게 미칠지 심각하게 우려된다.

 

원주청은 삼척화력발전소의 거짓 영향평가와 강릉 화력발전소의 해양 오염, 그리고 주민·노동자 건강 피해 우려에 대해 입을 꾹 닫고 있다. 지금이라도 책임을 각성하고 사태를 바로잡아야 한다. 삼척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서는 당장 공사 중단을 명하고 제대로 된 조사를 실시하라. 또한 안인 석탄화력발전소 불법 공사에 대한 모든 조치를 내려라. 원주지방환경청은 “환경오염으로부터 우리 국토를 보전하여 국민들이 보다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환경보전에 기여하는 것”을 그 임무로 명시하고 있다. 원주청은 스스로의 임무를 다시 한 번 새기길 바란다.

 

2019년 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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