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잘 팔리는 과일이 갖고 있는 진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수입 신선과일 바나나는 매해 최고 수입량을 갱신하고 있다. 이렇게 치솟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바나나 먹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일까?

대부분의 수입 농산물이 그러하듯 바나나에도 수출을 위해 사용되는 농약이 많다고 한다. 신선과일로 인기를 얻기 위해 바나나에 입혀지는 화학물질들은 다양했다. 우선 농장에서 경비행기로 바나나 잎과 열매 그리고 땅까지 빠짐없이 살충제를 뿌린다. 초록색 바나나는 성장 억제를 위해 농약 물에 담갔다가 말려서 수출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수출 이후에는 초록의 바나나를 빨리 익히기 위해 카바이드나 에틸렌을 사용한다. 화학물질은 농장에서 바나나를 재배하는 노동자들, 수출 포장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 그리고 바나나를 수입해서 먹는 소비자들에게까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원래 바나나의 종류는 천 여 가지에 이를 정도였다. 하지만 병충해로 큰 손실을 겪고 단단해서 장거리에도 문제없는 ‘캐번디시’ 한 종류만 기르게 되었다. 대량 수입의 결과가 바나나종 다양성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높아지는 바나나의 인기에 발맞춰 국내 재배도 성공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바나나를 거부하던 그들이 바나나를 먹을 날이 언젠가는 올까?

그들이 먹지 않는 또 다른 과일, 아보카도가 있다. 최근 나의 지인은 아보카도를 너무 좋아해서 샌드위치를 주문할 때 비용이 더 들더라도 꼭 아보카도를 추가한다고 했다. 그 얘길 듣고 나서부터 샌드위치, 샐러드, 김밥, 스시, 아보카도 오일까지 다양한 음식에 아보카도가 활용되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수직적으로 상승하는 아보카도 인기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다. 이는 아보카도 생산량 그리고 농장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아보카도는 멕시코와 칠레, 캘리포니아 등에서 생산된다. 탄소발자국 연구에 따르면 아보카도 2개는 바나나 1kg의 두배에 가까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한다. 매년 사라지는 전체 숲의 30~40%는 아보카도 농장 확대로 인한 것이다. 320ℓ. 아보카도 1개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물의 양이다. 오렌지 열매 하나에 22ℓ, 토마토 하나에 5ℓ 그리고 성인 일 인당 물 섭취 권장량 2ℓ 와 비교해보면 어느 정도 인지 가늠이 될까.

아보카도 가격상승으로 이어진 무분별한 농장 확대는 지역 환경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칠레 어떤 지역에 새로 들어선 아보카도 농장은 용수 확보를 위해 산지의 나무를 잘라내고 농가 인근 지역주민들은 지하수가 말라 다른 지역에서 물을 끌어다 이용하고 있다. 야생동식물의 보금자리 숲을 훼손하고 지역주민들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아보카도 산업의 질주를 우리가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글. 김수지 (녹색연합 녹색이음팀 팀장)

이 글은 녹색희망 267호 <먹을까, 사랑할까>에 실린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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