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보고싶은 영화] 익숙함과 작별하기, 변하지 않는 것을 사랑하기 / 인터스텔라

익숙함과 작별하기, 변하지 않는 것을 사랑하기
(원제: How to Let Go of the World and Love All the Things Climate Can’t Change)
감독/조쉬 폭스, 
 2016년, 127분

녹색연합 환경영화 번역ㆍ토론 모임 <번역쟁이와 영화광의 기후이야기>의 참여 시민들이 번역하여
국내 최초로 공개한 영화이다.
델라웨어강 유역 작은 마을에 어느 날 석유회사가 들이닥친다.
강을 파헤쳐 그 아래 묻혀 있을 화석연료를 캐내려는 것이다.
석유회사에 맞선 감독과 마을 사람들은 3년의 싸움 끝에 결국 강을 지켜낸다.
승리의 기쁨에 겨워 감독이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시작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감독은 불길한 징조를 발견한다.
어린 시절부터 그와 세월을 함께해 온 앞마당의 솔송나무가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직감한다. 나무가 그저 자연의 리듬에 따라 죽어가는 것이 아님을.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기후변화로 인해 솔송나무에 치명적인 기생충의 서식지가 북상하면서, 엄청난 면적의 솔송나무숲을 모두 파괴하고 있었다.
하얗게 변해 버린 솔송나무숲을 비추는 장면 위로, 한라산에서 말라 죽어가는 구상나무가 겹쳐 떠오른다.
기후변화가 더는 북극곰만의 일이 아님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기후변화는 같고도 다른 모습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후 세계 곳곳의 기후변화 현장에서 절망적인 현실을 거듭 확인하는 감독은 질문을 던진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감독은 다시 춤출 수 있을까.

글. 유새미(녹색연합 전환사회팀 활동가)

 


 

인터스텔라
감독/크리스토퍼 놀란,  2014, 209분

<인터스텔라>는 아무리 설명하려 해도 여전히 어려움이 많은 영화다.
다차원구조 우주와 웜홀의 현실성에 대해 논박이 오가고,
아득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인상적인 장면들이 머릿속에 남는 대작이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다른 은하계를 찾아 나선 배경이 다름 아닌 기후변화라는 것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초반부에는 지평선 가득한 옥수수밭이 나온다.
황사 같은 먼지 폭풍이 수시로 밀려오는 탓에 밀은 더 이상 재배가 불가능해지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자랄 수 있는 옥수수를 주곡으로 삼을 수밖에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기후변화가 실제로 어떻게 다가올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투모로우>나 <설국열차>처럼 기후 격변을 극적으로 다룬 작품들도 있지만,
지구 열에너지의 균형이 며칠 만에 완전히 바뀌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가 산업혁명 이후 1도 정도의 평균온도 변화에 이미 많은 이상기후 현상을 겪고 있듯이,
앞으로 십수 년 사이에 0.5도 이상 상승한다면 그 충격은 엄청날 것이 분명하다.

인류라는 종은 멸종을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무한궤도 열차의 꼬리 칸이나 우주선에라도 탈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기후 위기가 우리 모두의 일인 이유다.

글.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녹색연합 회원)

 

 

 

 

 

 

 

이 글은 녹색희망 특별호 269호 <기후변화의 증인들>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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