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쉽고 가까운 녹색생활

2009.12.02 | 행사/교육/공지



노랗게 물들지도 못하고 떨어지는 단풍잎을 보면서 마음 한구석에서 서글픔이 올라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편이 조금 늦게 들어와 늦은 저녁식사를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 먼저 먹지 그랬냐는 핀잔 아닌 핀잔을 하는 남편에게 가족 모두 함께 식사를 하는 것도 녹색생활 중 하나라고 얘기했다.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게 되면 조리 연료 절약은 물론 나의 노동력 또한 줄게 되며 가족 간의 대화도 가질 수 있다.

그렇다. 녹색생활은 일상의 모든 곳에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되는 것이다. 압력솥은 일반솥보다 조리시간이 3분의 1정도 단축되며 밥맛도 더 좋다. 가스압력솥은 전기압력솥보다 에너지 소모가 적다. 조리할 때 조리기가 불꽃 가운데 위치하도록 하고 바닥이 넓은 조리기구를 사용하며 불꽃을 알맞은 크기로 조절하여 열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한다면 더욱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의 식생활은 에너지 사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육식을 하는 것은 채식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기 소비가 크게 늘어났다. 이에 필요한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많은 양의 사료용 곡식을 소비하며 1킬로그램의 고기를 생산하는 데 약 10킬로그램의 곡식이 필요하다. 곡식과 야채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보다 10배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소가 지구에서 생산되는 곡식의 3분의 1을 먹어치우고 있다고 하니 생각해볼 일이다.



전기 에너지 소비에도 녹색생활은 적용된다. 전기제품의 전원을 꺼도 플러그를 통해 소모되는 전력을 대기전력이라 하는데 가정 소비전력의 약 11%를 차지한다고 한다. 대기전력만 효과적으로 줄여도 1년에 한 달은 전기를 공짜로 쓸 수 있단다. 에너지 절약 마크는 대기전력을 최소화한 제품에 부착된다.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꼭 에너지 절약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무심코 쓰는 가전제품 중에는 과연 꼭 필요할까 싶은 것들이 많다. 전기포트, 청소기, 전자렌지, 가습기….. 전기포트 대신 가스불에 물을 끓이면 되고, 청소기 대신 빗자루와 걸레를 쓰면 되고, 전자렌지가 없어도 얼마든지 생활이 가능하다. 전자렌지로 데우고 익혀 먹는 인스턴트 음식은 건강에도 좋지 않다. 가습기는 매일매일 청소하지 않으면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는 세균 때문에 오히려 해가 많다고 한다. 가습기 대신 수건에 물을 적셔 널어 놓거나 넓은 그릇에 물을 떠 놓으면 어떨까.

추운 겨울이 오면 주부들은 난방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 가족의 겨울은 내복 패션쇼로 시작한다. 아이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다. 중학교에 다니는 딸이 투덜거린다. 그래도 재미있다. 내복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내복은 3도씨 이상의 보온 효과가 있고 내복을 입고 실내 온도를 3도씨 낮추면 난방비가 20% 정도 절약된단다.”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리고 너무 뜨거운 물은 쓰지 마라. 에너지도 에너지지만 피부와 건강에도 좋지 않단다. 목욕은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하기 보다는 샤워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샤워할 때는 물살을 너무 세게 하지 마라…..” 내복을 입은 채 밤이 깊도록 난방비 절감을 위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밤 우리집 보일러는 최저 온도 2시간 타이머에 맞춰놓고 모두 꿈나라로 간다. 내일 지구의 평화를 빌며….

글 : 정미경 (녹색연합 옛사름 회원)
일러스트 : 엄정애 (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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