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비 맞이하기

2010.04.07 | 행사/교육/공지

어느덧 봄이다. 양지바른 텃밭에는 작은 들꽃이 무리지어 피고 대로변 조경수로 심겨진 개나리는 한껏 물이 올라 노란 꽃망울이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온 천지에 분홍 진달래, 노랑 개나리와 민들레, 하얀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 사람들 가슴을 설레게 할 것이다. 봄맞이 꽃 축제도 저 아래 제주도에서부터 꽃피는 시기에 맞춰 열릴게다. 사람들은 저마다 꽃을 보러 길을 떠나고 꽃이 피는 거리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겠지.
누구나 꽃을 좋아한다. 꽃은 특별한 날에 마음을 담아 건네지고 음식으로도 먹고, 약으로도 쓰인다. 100송이 장미는 사랑하는 연인들에게는 사랑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화사한 봄꽃은 화전으로, 꽃 비빔밥으로 눈과 혀끝을 즐겁게 한다. 꽃에서 추출한 허브오일과 허브차는 지친 심신을 달래는 좋은 약이다.



나무의 연초록 새잎이 올라오기 전에 꽃들은 먼저 곤충을 불러 모은다. 꽃향기를 맡고 찾아온 나비는 알을 낳고 새잎이 나오면 나비의 유충은 잎과 함께 커가며 나비가 될 준비를 한다. 나비와 벌은 꽃의 꿀을 빨고 꽃가루를 나르며 씨앗을 맺게 한다. 무당벌레는 잎을 갉아먹기도 하지만 진딧물을 잡아먹기도 한다. 파리와 모기조차 식물의 수정을 돕는다. 나무의 수액을 빨아 나무에 해를 끼친다는 풍뎅이도 나름의 역할이 있다. 식물과 곤충은 생태계 안에서 서로 돕는 은인이자 동반자다.

어느 샌가 시골에 가도 나비를 보기 힘들다. 꽃이 있는 곳에 예쁜 나비가 나는 것이 당연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비보기가 참 귀하다. 나비의 유충이 애벌레 상태로 나무에 붙어 자라는 기간에 병해충이라는 이유로 산과 들, 가로수에 인간이 살충제를 뿌려대기 때문이다. 곤충은 인간에게 이롭거나 해롭다는 두 가지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속에서 각자 살아가야하는 이유와 삶의 모습이 있다. 인간을 이롭게 하면 익충, 인간이 먹는 농작물을 해치면 해충이라는 잣대로 모든 곤충을 가르고, 인간에게 유용하면 재배할 가치가 있는 좋은 식물, 이용할 것이 적으면 제거해야 할 잡초로 가르는 것 모두 인간중심의 이기적인 생각이다.

그럼 도심에서 나비를 볼 수 있으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쉬운 일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애벌레가 살아가려면 다양한 식물들이 어울려 있는 숲이 있어야한다. 도심에서는 공원에도 대개 조경이 되어 있어 조경수와 잔디만 심는데 이런 곳엔 곤충이 살수 없다. 나비가 알을 낳고 애벌레가 자라려면 잡초가 우거져야 한다. 잎이 연한 것을 좋아하고 적들로부터 몸을 숨길 수 있기 때문에 곤충들은 초화류를 좋아한다. 풀과 나무가 같이 있는 숲이 가장 좋다. 도심 공원에도 사람이 지나는 일부 길을 제외하고 지나치게 잡초제거를 해 잔디 카펫으로 만드는 일을 삼가 해야 한다. 곤충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곤충을 함부로 대하는 일을 삼가고 아이와 함께 곤충에 대해 공부해 보자.


  1. 아름다운 나비에 대해 충분히 감상한다.
    함평나비축제, 산에 가서 관찰하기, 관련 다큐멘터리, 관련 전시회 방문 등으로 실제 나비와 곤충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가슴으로 느끼고 감탄한다.
  2. 곤충에 대해 배운다.
    애벌레가 탈피한 후의 성충의 모습, 곤충이 살아가는 모습, 생태계 속의 역할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배운다. 여러 환경단체와 생태교육단체에서 현장관찰로 생태학습을 하기도 한다. 애벌레가 징그럽지 않게 느껴지는 단계까지 오면 1차 성공.
  3. 작은 화학물질에도 민감한 곤충을 보호하기 위해 산에 갈 때는 화장도, 농약 뭍은 과일도 조심한다.
  4. 도심공원, 집근처 나대지, 텃밭에 잡초가 자랄 수 있게 한다.
    공원을 관리하는 곳에 취지를 설명하고 잡초 제거를 하지 않도록 부탁한다. 주민 민원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 이용객을 대상으로 취지를 설명하는 푯말을 부착해보자.
  5. 도심 가로수와 근처 산에 살충제를 뿌리지 말 것을 관청에 민원으로 제기한다.
  6. 애벌레가 가장 많은 달은 5월에서 8월이다. 놀라지 않도록 등산할 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한다.

글 : 신근정 (녹색연합 조직국장)
일러스트 : 엄정애 (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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