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회원] 일상으로 초대합니다. – 우종해 회원님

2003.06.16 | 행사/교육/공지

5월엔 우종해 회원님을 만나보자.

97년부터 녹색연합의 든든한 벗이 되어온 우종해 회원님은 설명을 들어도 잘 이해하기 어려운 ‘실험분석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는 회사를 창업하여 열심히 뛰고 있는 청년사업가이다. 아직 사람을 못 만나서 결혼은 미루고 있지만 올해는 그가 원하는 ‘인상이 편하고 성격이 밝은 사람’을 꼭 만났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처음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알게 된 후, 자연생태국에서 조사하고 발표한 백두대간 환경대탐사 자료집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산 타는 것이 좋고, 백두대간에 관심이 가던 때라 ‘작아’와 ‘녹색연합’ 하나하나에 친해지면서 청년생태학교, 등산학교 등 녹색연합의 프로그램들을 함께 하시며 녹색연합 활동가들의 벗이 되었다. 그에게 이런저런 신세를 졌다고 말하는 활동가들이 많은 걸 보면 그가 활동가들과 쌓은 신뢰가 이만저만이 아닌 듯 하다.  

우종해 회원님의 고향은 전북 무주이다. 그러나 그곳은 무주리조트가 생기면서 사라진 고향이다. 골짜기 능선 아래 펼쳐진 하얀 설원, 스키타고 내려오는 바로 그곳에 집이 있었다고 한다.
대학을 가기 위해 고향을 떠나기 전 까지 부모님과 농사를 지었던 그 곳, 그곳에 대한 그리움은 흙에 대한 그리움이 되어 그는 몇 해동안 서울에서도 농사를 짓고 있다.
올해는 집 근처 구파발에서도, 송촌리의 환경농장에서도 모두 농사를 짓는다. 작년에 실패한 땅콩을올해 다시 시도해 본다고, 땅콩은 거름이 많이 필요하다고 귀뜸한다. 1년치 농사계획을 차근차근 세우고 있는 그는 몇해 전엔 환경농장의 주인들이 돌보지 않는 밭까지 가꾸느라 주말마다 50평이 넘는 밭을 일구었던 적도 있다 한다. 흙이 그냥 내버려져 있는 것을 보기 힘들었다고 그냥 무심히 말하는 그에게서 그가 말하는 ‘흙의 느낌’과 ‘마음의 풍요’가 전해진다.  

‘내 삶에서의 녹색연합’을 정의내려보세요, 주문했더니, ‘기본’을 강조하신다. 음식처리며 쓰레기처리 등 생활의 기본이면서 중요한 부분의 고민을 함께 하는 것. 덧붙인다면, 다른 쪽에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녹색연합 이라고. 가족과 직장, 학교 친구 외의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된다고 한다. 주식과 재태크 이런 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늘어나게 되고, 삶의 보폭을 넓히는 기회가 있는 곳이라고 말씀하신다.

이번에는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주문했더니, ‘자주자주’를 강조하신다. 녹색연합에 자주 찾아왔으면, 일을 하는 것을 봤으면…알면, 자주 자주…… 오게 된다고 하신다. 녹색연합의 회원분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또 여러 자원활동가들의 자발적 열성이 이렇게 시작되는구나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녹색연합 사무실 3층에서 마시는 차 맛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다고 하신다. 회사를 책임져야하는 대표로서 무척 일이 많은 우종해 회원님이시지만, 녹색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해 언제나 열려있는 밝은 표정이시다. 녹색연합 주위의 미혼남녀들을 위해 작년부터 은밀히(^^) 진행되고 있는 가칭 ‘암수 서로 정답구나’(녹색연합 홈페이지 시민참여마당 게시판 참조)행사에도 꼭 참석하시는 데, 아직 인연을 만나지 못했다고. 산에 다녀오면 홀가분해진다는 시원한 웃음에 ‘산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다’던 어른들의 말씀이 슬며시 떠올랐다.  

사뭇 약속이 없는 토요일 저녁은 그의 혼잣말처럼, ‘이런 주말은 늪이 되고 바위가 되고’ 일상으로의 초대장이 되기도 한다. 이 글이 그리된다면 더없이 좋겠다. ^^*

글 / 정혜영(녹색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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