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회원]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2003.11.14 | 행사/교육/공지

11월의 회원인터뷰 대상자는 94년부터 녹색연합 후원을 해 오신 회원, 김용진 님이다. 여러 회원들의 다양한 직업을 만나보는 회원인터뷰지만, 국세청에서 일하시는 회원은 처음이라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궁금했다. 효제동의 국세청 별관 근처에서 김용진 회원을 만났다.

녹색연합과의 첫 인연은 김용진 회원님이 마포세무서에 근무할 때였다. 합정동에 사무실을 낸 녹색연합의 활동가 한분이 회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기 위한 통장 개설문제로 세무서를 찾았다. 지금이나 거의 십 년 전인 그때나 국세청은 어쩐지 가깝게 느껴지는 곳이 아니어서 낯설고 어색해하던 녹색연합 활동가에게 녹색연합의 취지와 활동의 방향등을 듣게 되었다고 한다. 후원금을 받는 통장은 국세청의 고유번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녹색연합의 뜻에 공감하여 선뜻 회원가입을 하게 되었다고 하신다.

김용진 회원님은 말한다.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일, 나라에서 할 수 있는 일, 이런 시민사회단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누군가가 해야 하지만,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 있고, 또 일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니까 회원들의 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환경은 ‘내 자식을 위한 길’이라고 한다. 바로바로 고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시간이 필요하고, 또 나서서 일하는 사람이 있으면 금전적으로 후원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면서, 많은 이들의 후원활동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특히 후원공동체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공무원으로 또 직장을 다니는 사람으로서 구속되는 부분이 커서 선뜻 일을 꾸릴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하신다. 올해 마흔이 되고, 두 아이의 아버지이고 남편인 가장으로서의 행복한 책임감이 ‘용기’라는 말의 배경이 된 듯하다.

김용진 회원님은 온화한 얼굴이었다. 십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녹색연합을 소리 없이 응원한 회원님의 내세울 것 없다는 담담함이 오히려 커다란 공감을 이끌어 낸다. 주변 분들을 녹색연합 회원으로 이끌어 내는 힘은 이러한 조용하고 담담한 자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해야 하는 일을 한다는 담담함, 꾸준한 조용함 이런 것들에서 우러나는 힘의 크기를 잴 수 있다면 얼마만할까? 세상을 미지근하게 천천히 달구어가는 것은 김용진 회원과 같은 책임감있는, 용기를 말할 줄 아는 사람들인 듯하다.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의 소박한 바램으로 더 많은 회원들의 후원활동과 생활 속에서의 녹색활동이 넓어지고 뿌리내리기를 꼽으신다. ‘새만금’과 ‘핵폐기장’과 같은 국책사업으로 녹색연합의 큰 활동방향이 이루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 주변의 작지만 광범위한 환경문제가 참 많아서 녹색연합이 할 일도 참 많다고 웃으신다.

글 정혜영(녹색희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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