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국토부와 원희룡 제주도정이 제주 제2공항 도민공론화를 훼방놓고 있다

2020.08.12 | 제주 바다

어제(11일) 국토부는 제2공항 예정지를 찾아 조사 현황을 점검하고, 도지사 도의회 등을 만나 제2공항 추진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도정 역시 제2공항 건설사업 관련 도 차원의 주민의견 수렴 창구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제2공항 건설 ‘추진’을 전제로 한 기만적 행태이며, 도민공론화 절차를 명백히 훼방놓는 것이다.
지난해 구성된 제주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는 그동안 7차례의 토론회를 주최했고, 도민의견 수렴에 대한 논의를 주관해왔다. 제2공항 건설사업이 제주도민의 삶과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도민 결정권을 요구하는 1만명 이상 청원을 받아들여 제주도의회에서 제2공항 공론화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도민의견 수렴 방법에 대해 결정하고 제2공항 사업 여부를 결정해야할 중요한 시기에,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을 기정사실화하는 계획 발표와 용역 발주 등 기만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도민공론화를 위한 토론회에 참여하고 다수의 도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던 입장 표명은 무엇이었나.

원희룡 제주도정 역시 그동안의 공론화 합의 과정을 무시하고, 일방통행하고 있다. 제2공항 건설계획 발표 이후 5년여 동안 계속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야 함에도, 공론화를 추진하는 제주도의회와의 협치를 거부했다. 공항 건설을 전제로 자체 여론 조사를 하겠다는 태도는 지방자치의 기본 책임을 저버린 채 갈등을 더욱 조장하는 상식밖의 모습이다.

최근 50일 이상 내린 비로 강이 범람하고 산사태 경보가 전국적으로 발령되었다.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성산은 숨골, 동굴로 이어지는 투수성 지질구조이다. 주민들은 이곳을 되메우기(매립)하는 국토부 계획대로라면 홍수 피해가 예측된다고 주장하였으며, 행정안전부도 재해영향성검토 결과 제2공항 건설시 홍수 위험 요인 가중이 예측된다고 하였다.

세계 곳곳의 폭우, 폭염은 기후 재난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불규칙한 기후현상이 계속될 거라는 예측이 발표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막고 기후재난에 대비하는 담대한 조치들이 필요한 시기이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은 지질의 안전성도 담보되지 않았고, 온실가스 과다배출 산업이며, 제주의 환경수용성과 생태적 가치에 대해서도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반복된다. 공항 건설 추진을 둘러싼 갈등은 이제 끝을 내야 한다.

제주도의회는 국토부와 제주도정에 흔들리지 말고,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도민공론화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2020년 8월 12일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담당: 신수연 (녹색연합 정책팀장 gogo@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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