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토론을 하랬더니 변명만 늘어놓는, 국토부는 제주도민에 사죄하고 제주 제2공항 철회하라!

2020.07.24 | 제주 바다

제주제2공항 쟁점 해소를 위한 연속토론회가 24일 종합토론만 남겨두었다. 이번 토론회는 2019년 11월 구성된 ‘제주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위)’ 가 도민사회에 제주제2공항 관련 사실을 알리고,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7월 한달간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제주제2공항 건설사업을 둘러싼 주요 쟁점이었던 공항 인프라의 필요성, 기존 공항의 활용가능성, 입지선정의 타당성 등에 대해 다뤄졌다. 주요 쟁점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토론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3차례의 토론회를 거치며 확인된 것은 국토부의 억지 주장과 강행 의지 뿐이었다. 또한 ‘생명, 안전, 전문가’를 내세우면 제주도민을 비롯한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거라는 몰지각한 태도다.

그동안 국토부는 2015년 제주공항인프라 확충방안을 연구하는 사전타당성 용역에서 ‘현 제주공항 확장안’과 ‘제2공항 신설’안을 검토하며 현 제주공항 확장안은 보고서에 단 2페이지만을 언급하며 일방적으로 제2공항을 선정하고, 입지까지 발표했다. 토론회에서 국토부는 ‘제주도민의 염원’, ‘생명과 안전’을 내세우며 제2공항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상식적으로 제2공항의 필요성에 대해 신뢰를 갖기 어렵다. 또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현 제주공항의 교차 활주로를 적극 활용하면 항공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보고서를 3년 반 동안 은폐하며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ADPi 보고서는 아이디어 수준이며 저작권 문제로 공개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ADPi 보고서가 도민과 시민사회의 오랜 요구 끝에 공개된 것을 안다면 국토부의 이런 변명은 궁색하기 그지 없다.

그리고 국토부가 ‘전례없이’라고 표현한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재조사 검토위원회’는 “안개일수 오류, 오름 절취 누락, 지반 정밀조사 생략, 철새도래지 평가 제외, 주요 후보지 평가 왜곡 등 제주제2공항 후보지 선정과정의 중대한 결함”을 확인했다(2018.12)고 밝히고 있다. 국토부의 주장대로 ‘전문가의 면밀한 검토’ 만으로는 무마될 수 없는 내용이다. 전문성에 근거한 사실을 밝혀야 한다. 또한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도 2차 보완을 진행 중에 있다. 국토부가 토론회에서 말한 것처럼 ‘전문가의 판단아래 충실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하지만,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거짓, 부실 의혹은 깊어진 지 이미 오래다.

제주제2공항 건설 관련 모든 용역 보고서의 거짓, 부실, 오류가 확인되었다. 제주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재검토, 수정, 보완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답변과 상관없는 ‘생명, 안전, 전문가’를 내세우며 부실한 논리, 억지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애초에 생명과 안전을 무시하고 전문가적 판단에서 나온 오류들로 논쟁을 5년 넘게 끌어오고 사상 유례없는 검토위원회와 공개토론회를 자초한건 국토부 자신이다. 어떻게 국토부는 ‘생명, 안전, 전문가’를 말하는가?

생명, 안전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다. 하지만 현 제주공항의 안전문제를 운운하면서 제2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국토부 논리대로라면 항공수요를 관리하는 것부터 검토해야 한다. 섬의 환경수용성을 고려하지 않고, 최대한의 수요 예측을 전제로 계획된 공항 건설은 제주의 숱한 생명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다. 공항이 건설될 경우 주변 지역에 미칠 생태환경적 영향, 도민의 생활까지 고려해야 할 게 많다. 공항 건설은 전문적인 영역이지만, 동시에 민주적 의사결정의 대상이다.

국토부의 이런 태도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며 익히 봐왔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며 국민의 안전을 위한 홍수 대비, 수질 개선, 생태복원사업이라고 주장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4대강 사업은 대표적인 국책사업 실패 사례로 남아 있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국토부는 성실한 공무원의 자세로‘알아서 하겠다’는 식으로 일관해 왔다. 그리고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이 감당하고 있다. 제주제2공항은 국토부 또는 전문가가 ‘알아서’ 할 일이 아니다. 제주도민의 의견을 듣고, 존중해야 한다. 제주제2공항 건설사업이 제2의 4대강사업이 되도록 할 수 없다. 제주제2공항은 제주의 지속가능성과 생명, 안전을 위해 철회되어야 할 사업이다.

제주제2공항 건설계획 즉각 철회하라!

2020년 7월 24일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