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구만(九巒)리 가득한 희망의 씨앗을 만나다…

2014.07.31 | 백두대간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구만리를 방문해 농촌 활동을 하고 골프장 예정지도 둘러보았다. 골프장 건설에 반대해 오신 주민들의 말씀도 들어볼 수 있었다.

_O5R5827

_O5R5839

구만리는 생각보다 서울과 정말 가까웠다. 강변역에서 차를 타고 출발한지 채 한 시간 반이 되지 않아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구만리에 도착했다. 이렇게 좋은 곳이 서울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돈 있는 사람들이 여기에 골프장을 짓고 싶어하는구나 싶었다.

구만리에 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바로 취침하였다. ‘구만리’ 라는 이름은 구만리에서 팔봉산을 바라볼 때 봉우리가 9개 보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九萬’ 이 아니라 봉우리 만(巒)자를 써서 구만(九巒)리 라 한다.

_O5R5876

다음날 농촌활동은 인삼 밭에서 진행되었다. 인삼 씨는 4년에 한 번씩만 채취해서 판매하고, 다른 해에는 씨가 열리는 부분을 아예 잘라버려 그 영양분이 뿌리로 갈 수 있도록 한다고 하셨다. 올해가 사 년째 되는 해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고랑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인삼 씨를 따는 것이었다.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할 것이라고는 씨 채취밖에 없구나 여유롭게 생각했지만 드넓은 인삼 밭을 보고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_O5R5858

_O5R5855

_O5R5862

하루 종일 상체를 반쯤 숙여서 인삼 씨를 따려니 허리가 끊어질 듯 했다. 하지만 확실히 재미는 있었다. 처음 보는 인삼 씨는 작은 강낭콩 같기도 하고 석류 같기도 한 윤기 흐르는 빨간 색 씨앗이었다. 인삼 씨앗들이 바구니로 투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예뻤다.

_O5R5898

IMG_8609

_O5R5902  _O5R5912

농촌 활동을 끝내고 골프장 예정지로 가 골프장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들었다. 범죄 없는 마을의 주민들이 어떻게 전과자가 되었는지, 또 어떻게 싸우셨는지. 놀라운 이야기들이었다. 구만리 골프장은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이 실질적 소유주인 원하레져에 의해 건설될 예정이었으나 환경영향평가를 엉터리로 하는 등 골프장 인허가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나 취소된 상태라고 한다. 골프장 건설이 취소되기까지 주민들이 힘들게 싸우는 과정에서 많은 분이 전과자가 되셨다. 오래 전부터 살아온 주민들에게 큰 피해가 돌아감에도 그분들의 의견을 묻지도, 듣지도 않는다는 것 역시 이해되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하는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어떻게 같은 사회에서 살아갈지 답답했다.

IMG_8618

_O5R5928

현재 원하레져와 골프장 계획을 취소한 강원도청 간에 소송이 진행 중이다. 오랫동안 구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 오신 주민들이 이제는 마음 놓으실 수 있도록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글 : 박다예 (구만리 농활 참가자)

 

 


chart

※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의 구만리 골프장 소송 포기를 위한 일만인 서명운동
     http://goo.gl/KHzIsr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