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만리 골프장 문제 원만한 해결을 위하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2014.08.21 | 백두대간

홍천 구만리 골프장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하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 구만리 골프장, 상생의 대안을 위한 사회적 합의 필요
– 골프장 문제해결을 위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중재 역할에 나서야

 

녹색연합은 지난 5월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여 년간의 환경 분쟁 이후 강원도가 골프장특위를 구성하여 2년에 걸쳐 검증한 결과 구만리 골프장을 취소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이 소유한 기업체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시 골프장 건설을 진행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의 소송 포기 결단을 촉구하고, 홍천 구만리 골프장 문제에 대한 녹색연합 의견서를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실에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박덕흠 의원측은 답변을 바라는 녹색연합의 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은 홍천 구만리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는 건설업체 원하레저의 지분 54%(부인 지분 4.51%, 세 자녀 각각 15%)를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로서, 실질적인 소유자로 경영상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구만리 골프장 건설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주)원하레저는 강원도가 내린 구만리 골프장 건설 사업계획 승인에 대한 취소 처분 결정(3월 21일)은 부당하다며, 4월 8일 춘천지법에 강원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며, 오는 8월 29일 1심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이에 녹색연합은 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오늘(20일) 강원도 홍천 구만리 골프장 관련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이 강원도의 구만리 골프장 인허가 취소에 대하여 부당하다며 제기한 행정소송을 취하할 수 있도록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의원이 중재의 역할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 별첨 : 1.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보내는 구만리 골프장 관련 공개서한.
               2. 구만리 골프장 문제 해결을 위한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의 결정을 촉구하는 녹색연합 입장문. 끝

 

 

2014년 8월 21일

녹 색 연 합

 

문의 : 녹색연합 정책팀 이재구 활동가 ( 010-8355-7238, bommulkyel@greenkorea.org )

          녹색연합 윤상훈 협동사무처장 ( 010-8536-5691, dodari@greenkorea.org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김무성 대표님께

 

늦었지만 우선 여당의 당 대표를 맡게 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여러 현안들에 대해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올바른 해답을 찾기 위해 고뇌에 찬 시간을 보내고 계신 것에 대해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요즘 부쩍 대표님의 정치력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고 있어서 부담이 클 텐데, 제가 또 하나의 부담을 드리는 것은 아닐까 싶어 송구스런 마음도 듭니다.

 

얼마 전 역린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혹시 보셨나요? 거기에 중용의 23장 구절이 중요하게 인용되고 있습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를 보지 않으셨어도 이 구절은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오늘 이 구절을 옮기는 이유는 여러 현안에 비해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이 다른 현안에 견주어 작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갈등이지만, 저는 이 ‘작은 일’이라는 것이 실은 행하고자 하는 ‘모든 의미’을 담고 있고, 그래서 우리 사회 모든 갈등의 해결과정의 사례가 되리라 믿습니다. 따라서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요청 드리는 마음에서 인용했습니다.

 

강원도 홍천군 구만리라는 마을을 들어보셨나요? 골프장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10년간 힘겨운 싸움을 벌여온 마을입니다. 강원도 홍천군 구만리 마운트나인 리조트 건설 사업은 주민동의 과정에서 가시오가피 농장을 만들겠다고 했으나, 어느 날 슬쩍 골프장 사업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돈으로 지역주민을 이간질시키기도 하고, 인허가 과정에서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이 누락되고, 입목축적조사가 부실하게 작성된 것 등을 꼼꼼하게 점검하지 못해, 강원도지사가 골프장 건설 인허가를 해 주었습니다. 이 잘못을 바로 잡고자 지역 주민들이 10년여 넘게 싸워 온 것입니다. 홍천군청에서, 강원도청에서 노숙농성을 한 날만 꼽더라도 1년이 훌쩍 넘습니다. 강원도 차원에서 지역주민들의 주장이 타당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강원도골프장문제해결을위한특별위원회를 꾸려 구만리 골프장 사업의 인허가과정을 다시 점검하였습니다. 그 결과, 특위는 지난 연말 도지사가 직권으로 구만리 골프장 사업 승인을 취소할 것을 도지사에게 권고하였고, 강원도지사는 특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 4월 직권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사업자 측에서 강원도청을 상대로 사업계획승인취소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1심 판결이 오는 8월말에 내려질 예정입니다.

 

바쁘신 대표님께 이렇게 공개편지를 보내는 것은 바로 그 사업자인 원하레져(주)의 최대주주가 귀당의 박덕흠 의원이기 때문입니다.

 

대표님께서는 법의 판단에 따라 처리하면 되리라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표님께서 더욱 잘 알고계시겠지만 법은 사회의 변화를 만들기보다 사회의 안정을 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바뀌어야 하는 세상의 흐름을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기존의 법체계에서 어쩌면 이 정도의 잘못을 가지고 사업 자체를 취소하는 것은 과하다는 판결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구만리 지역주민들의 목소리가 일고(一考)의 가치도 없는 억지스런 주장이 아니라면, 그들의 이야기를 현실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뀌어야 하는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요? 이치에 타당하나 현실의 한계에 부딪힌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현실을 바꿔나가는 것이 정치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구만리 골프장 문제가 누구는 이기고, 누구는 지는 그런 싸움으로 끝나지 않을 혜안을 찾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처럼 제도의 민주주의가 갖춰진 사회에서 그 사회의 성숙도는 결과보다는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소외된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때, 우리는 사회의 품격을, 그리고 국가의 품격을 올릴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보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난 10여 년 간 거리에서 고생하신 구만리 지역주민들이 또 다시 거리로 나서는 일만은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바람이 절실하기에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물론 원하레저(주)도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송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입증하고 싶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문제의 해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구만리 지역주민들에게는 그동안 고생하셨다는 위로의 박수를 강원도지사와 강원도공무원들에게는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 모습에 격려의 박수를, 우리 사회의 도약을 위해 직권취소라는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여 소송의 결과와 상관없이 골프장 사업을 접은 사업자에게는 그 용기에 격려의 박수를 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지길 기대합니다.

 

대표님께서 박덕흠 의원을 만나 원하레져(주)의 최대주주로서, 소송결과에 상관없이 원하레져(주)가 골프장사업을 백지화하고 지역주민들과 상생의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조취를 취하는 것에 대해 말씀을 나눠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긴 편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4년 8월 17일

녹색연합 윤기돈 사무처장 올림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